[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경쟁입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에 오른 안은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등 3개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총사업비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함정 건조는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KDDX 사업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담당해 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마친 뒤 지난해부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사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방사청이 사업 방식 결정을 내리지 못해 일정이 지연됐다.

방사청은 그동안 납기 등을 고려해 관례에 따라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 

다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아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방사청은 최종 결정을 미뤄왔다.

KDDX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섰다. 

지난 5일 이 대통령은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 받은 기업에 수의계약을 준다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며 “크던 작던 비리를 잘 체크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공백 최소화를 위해 내년 말까지 사업자 선정,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가닥을 잡으면서, 업계에선 수주 구도가 한화오션 쪽으로 다소 기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쟁입찰로 진행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과거 보안 관련 이슈에 따른 감점 요인이 변수로 작용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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