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모치료, 건보시대 오나]②
사실상 실손서 보상 어렵다...5세대는 다를 수도
도수치료 부담 덜었지만...'탈모 약값 진료비' 부담 커지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이 당장 실손보험을 탈모치료에 활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외모개선형·자연노화형 탈모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한다해도 민간 보험사가 판매하는 실손보험 계약 내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질병형탈모만 보상하는 것으로 약관에 명시돼 있다. 탈모치료가 건강보험 적용(급여화)돼도 실손보험 영역에서는 여전히 미보상의 영역이란 얘기다.
다만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이 진행된다면 앞으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 상품에서는 외모개선형·자연노화형 탈모도 보상 영역이 될 수도 있다. 이러면 기존 1~4세대 가입자인 탈모 환자들이 5세대로 대거 갈아탈 가능성도 생길 전망이다.
실손 보상 불가능한 탈모...앞으로 바뀔까
국내에서 병원 진료 시 치료비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두 가지 형태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면 발생하는 진료비는 먼저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로 나뉜다. 급여로 인정된 진료비(공단 부담+본인 부담)는 다시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금액과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으로 쪼개진다. 반면 비급여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실손보험은 이 가운데 환자가 실제로 부담한 비용, 즉 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일부를 약관에 따라 보전해주는 민간보험이다.
탈모치료가 건강보험 급여로 편입될 경우에도 이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탈모치료로 외래 진료를 받고 진료비와 약값을 합쳐 총 10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 중 7만원이 급여로 인정되고, 3만원은 비급여로 남았다고 치면, 상급종합병원(본인부담률 60%)을 이용한 환자는 급여 7만원 중 60%인 4만2000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낸다. 여기에 비급여 3만원을 더하면 환자가 병원에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은 총 7만2000원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이 7만2000원 가운데 일부를 보험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탈모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경우 환자는 의료기관 종류에 따라 본인부담금을 내고 비급여는 별도로 부담한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이 중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일부를 약관에 따라 보상받게 된다. 이처럼 병원비 부담 구조가 단계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탈모 환자들 입장에서는 가입한 실손보험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현재 국내 보험사가 판매 중인 실손보험 상품은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질병으로 인한 탈모나 스트레스성, 지루성 탈모 등 질병형탈모의 경우만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반면, 외모 개선을 주요 목적으로 하거나 노화현상으로 인한 탈모, 유전성 탈모 등의 경우는 면책된다. 보험금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모든 탈모치료의 급여화가 진행되면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외모개선형·자연노화형 탈모치료도 보상을 해줘야 할 수 있어서다. 현재 판매 중인 1~3세대 실손보험에서는 외모개선형·자연노화형 탈모치료는 보장이 되지 않는다. 질병형 탈모만 보장이 가능하다.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질병형상품의 보장이 비급여로 포함돼 있다. 4세대 가입자는 따로 비급여 특약을 가입해야 질병형 탈모치료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1~4세대 상품은 약관을 중도에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탈모치료가 급여화 된다해도 여전히 질병형 탈모에 한해서만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탈모치료의 급여화가 진행될 경우 올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인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관련 내용이 보장 영역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자연노화형 탈모까지 급여화가 되면 실손보험 상품에서도 어느 정도 보장을 해줘야 하는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정부가 자연노화형 탈모도 ‘질병’으로 볼지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현업 부서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아직 탈모치료의 급여화가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마련한 대응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4세대 가입자 대거 이동?
보험업계에서는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은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면 탈모치료를 건강보험 영역에서 보장하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탈모치료에 필요한 약값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방식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현재 공식 확인되는 탈모진료환자 수는 24만명 정도다. 다만 잠재적 탈모인이 100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어 만약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진행돼 실손보험에서 약값을 어느 정도 보전해줘야 할 경우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정부는 앞으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에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수치료는 실손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도수치료가 급여화 되면 앞으로 가입자들은 실손보험에서 보상받기 어려워 진다.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해도 상당 부분은 본인이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관리가 용이해진 셈이다. 다만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추진으로 잠재적인 손해율 악화 요인이 생긴 상황이다.
한편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향후 5세대 실손보험 상품에서 자연노화형 탈모까지 보장이 가능해지면 ‘상품 갈아타기 요인’도 생길 수 있을 전망이다. 1~4세대 상품에 가입한 탈모인이 진료비 보전을 위해 5세대로 갈아탈 수도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탈모치료의 경우 꾸준히 탈모약을 복용해야 해 거의 매달 진료비가 드는 셈”이라며 “향후에 나온 실손보험 상품에 자연노화형 탈모치료도 보장이 된다면 가입자들의 이동이 대거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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