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가 글로벌 차세대 경제 리더, 청소년 기자단 영 저널리스트와 함께합니다.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은 프리미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논술 전문 기관 Ni 에듀케이션과 함께 주요 시사 이슈를 팔로우업하고 직접 기획, 취재, 기사 작성 활동을 하며 사회적 문제를 고심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번 기사는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이 현 사회현상에 대해 학생들 시선에서 ‘왜’라는 질문을 갖고 직접 취재해 작성한 기획기사입니다.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의 기획기사는 영문과 국문, 두 형태로 게재합니다.
[최지온 영 저널리스트] 요즘 청소년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면 “외모정병 옴”, “얼태기 어떡해”와 같은 표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외모정병’과 ‘얼태기’는 무슨 말일까? 두 단어는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SNS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로, ‘외모정병’은 ‘외모’라는 단어에 ‘정신병자’를 줄인 ‘정병’을 결합한 말이고 ‘얼태기’는 ‘얼굴 권태기’를 줄인 표현이다. 공통적으로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거부감이나 불만을 느낀다는 의미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쓰인다. 이처럼 외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자기비하가 학생들의 일상 속 깊이 자리 잡으며 하루 종일 외모에 집착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집착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어져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피부, 다이어트 고민…공부보다 외모가 더 스트레스라는 청소년들 학생들이 불만을 느끼는 외모 부위는 매우 다양하다. 실제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 중학교 3학년과 서울 압구정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얼굴에 난 여드름과 트러블, 흉터 등 피부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 중 김세영(중3) 양은 “최근 가장 큰 스트레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부보다 피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며 “깨끗한 피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피부 트러블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앞머리로 이마를 최대한 가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양 외에도 ‘여드름’ ‘피부 트러블’을 주요 불만으로 꼽은 청소년들이 많았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피부 문제를 단순한 외모 결함이 아니라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피부 다음으로는 몸매에 대한 불만이 크게 나타났다. 하체 비만을 콤플렉스로 여기거나, 체중이 조금만 늘어도 ‘흉해 보인다’고 느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등 체중 감량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이 밖에도 코 모양, 얼굴 크기, 볼살, 눈 크기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에 임한 학생들은 외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비참함을 느끼며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영지(중2) 양은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쌍꺼풀이 없는 작은 눈이 콤플렉스다”라며 “쌍꺼풀 수술을 한 친구를 보면서 나도 성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성형수술 유혹을 강하게 느끼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것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얼굴의 특정 부위를 바꾸고자 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드름 가리고, 더더 하얗게… 화장에 빠져드는 여학생들 외모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학생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장을 선택하게 된다. 화장이 자신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김지은(중3) 양은 “쌩얼로 밖에 나가는 것이 망설여질 정도로 화장이 일상이 되었고, 본래 얼굴에 대한 자신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작은 눈동자에 콤플렉스를 가진 김양은 “학교나 학원에 갈 때 항상 렌즈를 착용하고 있으며, 렌즈가 없어서 착용할 수 없는 날에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학생들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걱정,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는것으로 보였다.
어른들은 흔히 “왜 어린 나이에 화장을 하느냐”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오늘날 중·고등학생들에게 외모는 가장 신경 쓰는 1순위가 되고 있다. 화장을 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확실한 장점이 있다. 화장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실제로 화장 후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만족도는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을 시작한 이후에는 남들에게 더 단정하고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극대화되고, 하루의 기분이 달라질 만큼 화장의 심리적 효과는 컸다.
하지만 반대로 단점도 명확하다. 화장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맨 얼굴은 보기 싫어지고, 화장하지 않은 상태로 외출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집착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또한 화장은 피부를 예민하게 만들고 트러블을 유발해 또 다른 피부 고민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화장을 시작하기 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얼굴이, 화장을 한 이후에는 작고 사소한 단점까지 눈에 들어오며 “더 예뻐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도 인터뷰 결과에서 드러났다. “왜 화장에 집착하냐구요? 사실은…” 그렇다면 학생들이 외모에 계속 집착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또래와 잘 어울리고 싶다는 마음이다. 청소년들은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외모와 얼굴에 대한 주제를 가장 자주 꺼낸다. 화장품이나 화장법에 대해 이야기 하며 서로에게 좋았던 제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현재 화장법을 어떻게 보완하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조언을 나누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SNS에서 뷰티 관련 콘텐츠가 성행하면서 외모와 관련된 정보와 이미지를 손쉽게 접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의 외모를 평가한다는 점이다. 얼마나 예쁘고 잘생겼는지, 혹은 못생겼는지를 판단하며 다른 사람의 외모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외모에 과도한 가치를 두는 행동으로 이어지며, 청소년들 사이에 외모지상주의가 강화되는 요인이 된다. 실제 인터뷰에서 박혜진(중3) 양은 “한국인들은 외모지상주의 사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하며 사람들의 태도나 반응이 외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보며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 또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상황에 따라 외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거의 매일, 항상 나오는 주제가 외모와 뷰티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아무래도 사춘기 학생들이고, 예전보다 화장품이나 뷰티제품에 접근하기도 쉬워졌기 때문에 외모에 점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소비 패턴을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 분명해진다. 청소년들의 경제적 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용 관련 제품 구매였다. 학생들은 콘택트렌즈, 다양한 화장품, 스킨케어 제품 등을 주로 구매한다. 하교 후 이동 경로 역시 ‘올리브영’이나 ‘오렌즈’와 같은 미용 전문 매장으로 고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학생들이 고가의 제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올영세일(올리브데이)’ 기간에 맞춰 대량 구매한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할인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평소보다 과한 소비를 하게 되는 ‘역소비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세일 기간이 아닌 날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일도 많았다.
지나친 외모 강박은 금물…내면 가꾸는 노력 필요 물론 사람의 “첫인상”은 자연스럽게 크게 작용된다. 그러나 외적인 모습만으로 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상대의 외면보다 내면을 더 깊이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외모를 가꾸는 일은 나 자신을 위한 긍정적인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적정선을 넘어서면 되돌리기 어려운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외모 고민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쏟기보다는 학창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함과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는 것이 더 값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제는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과 진실된 모습을 사랑하고 아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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