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상장사 중 여성 임원 비율 고작 0.4%, 유리천장 여전”
- KCGI운용, 세계 여성의 날 맞아 성평등 지표 분석
기업 내 여성 인력 비중은 늘고 있지만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고위직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KCGI자산운용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국내 주요 상장사 360개 기업(2024년 기준)을 대상으로 성평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기업 153개사와 2조원 미만 기업 207개사다.
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증가 추세다. 여성 직원 비율은 2020년 25.0%에서 2024년 28.6%로 3.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자산 총계 2조원 미만 중견기업의 경우 여성 직원 비중이 30.5%로 나타나는 등 채용 단계에서의 여성 참여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임원 등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2024년 기준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 여성 직원 수는 698명이었지만 여성 임원은 평균 2.9명에 그쳐 임원 선임 비율은 0.42%에 불과했다. 같은 기준으로 남성 임원 비율이 1.6%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 임원 비중은 남성의 4분의 1 수준이다.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대기업만 따로 보면 여성 직원 1372명 가운데 임원은 평균 4.8명으로, 임원 비율은 0.35%로 더 낮았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여성 참여는 제한적이었다. 조사 대상 360개 기업 가운데 292개사(81.1%)는 여성 사내이사를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사내이사 자리에 여성 진출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성 직원 비중 늘었으나 임원 비중은 남성의 1/4
반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은 171개사(47.5%)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이사회 성별 다양성 확보 의무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이 내부 승진을 통한 여성 리더 육성보다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대응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기업 비율은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4.6%였지만,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45.4%에 달해 기업 규모별 격차도 컸다. 중견기업의 경우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나 제도적 장치 부족으로 성 다양성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사외이사는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은 사내이사의 영역”이라며 “진정한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 여성 인력의 고위직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을 깨고 사내이사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녀 간 근속연수 격차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 격차는 남성 평균 근속연수에서 여성 평균 근속연수를 뺀 값으로 급여 격차와 비정규직 비중 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에너지·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기업의 근속연수 차이는 2021년 3.8년에서 2024년 3.1년으로 줄었지만, 2조원 미만 기업은 1.2년에서 2.3년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소비재 업종 역시 대기업은 격차가 줄어드는 반면 중견기업은 확대되는 등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남녀 간 급여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차이가 컸다. 조사 결과 남성 평균 급여를 여성 평균 급여로 나눈 남녀 급여 비율은 에너지·유틸리티 업종에서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기업이 1.44배, 2조원 미만 기업이 1.42배였다. 소비재·서비스 업종은 1.29~1.31배, 산업재·제조업은 1.31~1.37배로 대부분 업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30~45%가량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격차는 점차 축소되는 흐름이다. 자산 총계 2조원 이상 금융업의 경우 남녀 급여 비율이 2021년 1.62배에서 2024년 1.39배로 감소했고, 소비재·서비스 업종도 1.46배에서 1.29배로 줄었다.
KCGI자산운용은 “급여 등 보상 측면의 평등을 넘어 여성 인재가 사내이사로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 보장이 병행돼야 한다”며 “성 다양성이 장기적 기업 경쟁력과 기업가치에 기여한다는 관점에서 투자기업에 양성평등 경영을 독려하고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실행해 궁극적으로 수익률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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