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울트라는 혁신, 기본형은 반신? 갤럭시S26 ‘라인업 고차방정식’
- 사전 판매 135만대 신기록 달성
울트라, ‘사생활 보호’ 화면 첫 탑재
기본형·플러스는 엑시노스 재도입
AI 대중화로 애플 추격 따돌린다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삼성전자의 3세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6이 역대 최다 사전 예약 기록을 썼지만 향후 라인업 전략의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했다.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혁신 기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기술 초격차를 공고히 했지만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은 자체 칩셋(AP) 비중을 높이며 수익성 제고와 급나누기 사이의 경계에 섰다. 울트라의 독주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허리 역할인 기본형·플러스 모델이 향후 시장 방어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울트라에 쏠린 눈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7일간 갤럭시S26 시리즈의 국내 사전 판매를 진행해 누적 135만대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전작 ‘갤럭시S25’의 130만대(11일간) 기록을 단축하고 수량은 경신했다.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갤럭시S26은 3월 11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정식 출시했다.
이번 사전 판매에서 울트라 모델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갤럭시S26 울트라의 판매 비중은 약 70%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갤럭시S24(약 52%)에 이어 갤럭시S25(약 65%) 때부터 이어져 온 울트라 선호 경향이 이번 시리즈에서 정점에 달한 모양새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최초로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최신 AP 기반의 강력한 성능, 2억 화소 광각 등 전문 카메라 수준의 경험으로 시리즈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트라 모델의 압도적 비중은 기본형과 확실하게 구분되는 ‘실효적 기능’의 유무에서 갈렸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단연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 소자의 광원을 미세하게 제어해 정면 사용자에게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면서 측면에서는 화면 내용이 식별되지 않도록 시각적 차단막을 형성한다. 별도의 필름 부착 없이 대중교통 이용이나 공공장소에서의 개인정보 노출을 하드웨어적으로 해결했다.
사양도 남다르다. 퀄컴의 최신 커스텀 칩셋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했다. ▲맞춤형으로 설계된 3세대 퀄컴 오리온 CPU(중앙처리장치) ▲퀄컴 아드레노 GPU(그래픽처리장치) ▲퀄컴 헥사곤 NPU(신경망처리장치)로 빠른 연산과 향상된 카메라 기능, 개인화 AI 경험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2억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광학 줌 수준의 10배 망원 카메라와 더 넓어진 조리개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영상·사진 결과물을 보장한다.
엑시노스 경쟁력 입증할까
울트라의 독주와 달리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2600’을 탑재한 한국판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은 시험대에 올랐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한국판 갤럭시S26 기본형은 스마트폰의 초기 반응 속도와 직결되는 싱글코어 수치에서 다소 뒤처졌다. 측정 결과 3000점 초반대를 나타내며 3500~3600점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에 미치지 못했다.
격차는 칩셋 설계의 차이에서 발생했다. 퀄컴은 4.74G㎐의 초고클럭 빅코어 2개를 전면에 배치했지만, 1개뿐인 엑시노스2600의 빅코어는 3.80G㎐다. 초당 연산 횟수를 결정하는 클럭 속도에서 약 1G㎐에 가까운 체급 차이가 난다. 앱을 실행하거나 웹페이지를 로딩할 때 10~15%의 성능 열세로 직결될 수 있다.
다만 여러 앱을 구동하거나 병렬 연산이 필수인 AI 작업을 할 때 빛을 발하는 멀티코어 점수는 엑시노스2600이 1만점 초반대로 퀄컴을 소폭 웃돌거나 대등한 수준까지 추격했다. 빅코어(고성능 작업 담당) 1개·미들코어(범용 작업 담당) 3개·리틀코어(저전력 효율 담당) 6개로 구성된 데카코어(10코어) 체제의 '물량 공세'가 거둔 성과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빅코어 2개·미들코어 6개의 옥타코어(8코어)다. 엑시노스2600이 AI 작업에 최적화했다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속도와 체감 성능에 주력한 셈이다.
그럼에도 엑시노스를 향한 불신이 여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작 선호’라는 기현상이 포착된다. 최근 원가 상승 압박으로 신작의 가격이 인상된 탓도 있다. 갤럭시S25 기본형을 중고로 구매한 A씨는 “성능에 큰 차이가 없고 가성비를 따져 갤럭시S26 대신 선택했다”고 말했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 역시 “갤럭시S25를 보유했다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오래된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거나 아이폰에서 넘어오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시선을 반영하듯 올해 들어 네이버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갤럭시S25 키워드로 가장 검색이 활발하게 일어난 날은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한 지난 2월 26일이었다.
“모바일 AI 리더십 공고히”
이런 불안 요소에도 갤럭시S26 시리즈가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은 고무적이다.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려도 피사체를 수평으로 고정하는 ‘슈퍼 스테디’ 기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밈(온라인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마구 회전시켜도 피사체가 고정된 것처럼 찍히는 기이한 영상들은 제품의 성능을 증명하는 마케팅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사양 격차를 희석하는 신기능은 시장 점유율 방어 미션을 받은 기본형·플러스 모델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지난해 3분기 통계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 1~4위를 애플이 차지했다. ‘갤럭시A15’가 지키던 4위마저 애플의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16e’가 탈취했다. 애플이 중저가 시장까지 침투한 만큼 허리 역할을 하는 기본형·플러스 모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개인 맞춤형 AI 경험만큼은 모델을 가리지 않고 제공해 브랜드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노태문 대표이사는 “올해 출시되는 플래그십부터 A 시리즈까지 전 제품군에서 고르게 성장해 모바일 AI 리더십을 한층 더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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