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1300억원 투척' 다시 뛰는 코스피, 심상찮은 외국인…건설업 쓸어담는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5,680선 부근에서 2%대 상승세를 보이며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기관과 개인이 순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소폭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수급은 엇갈렸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 이후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매도 규모의 6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3월 들어 외국인 매도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 3일과 9일에는 각각 5조원과 3조원 규모의 순매도가 발생했고, 이 기간 지수는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를 겪으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12조원 규모 자금을 회수해 대만과 인도 등 주요 아시아 시장보다 큰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이 한국 증시에 특히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국 경제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점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도 공백은 개인과 기관이 상당 부분 메우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는 약 17조원, 기관은 약 7조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이러한 수급 구조 속에서도 코스피는 연초 이후 30% 이상 상승하는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 전반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일부 업종에서는 오히려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건설업종에서는 외국인의 선별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외국인은 현대건설을 13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삼성E&A와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주도 대거 사들였다. 시장 전체에서는 매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정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나타난 셈이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꼽는다. 중동 긴장이 높아질수록 글로벌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각국이 원전·전력망·에너지 설비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점도 관련 인프라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쟁 이후 재건 사업 기대 역시 건설주 투자 심리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걸프전 이후 중동 지역 인프라 복구 사업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기회를 확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종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철강과 시멘트 가격 상승은 건설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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