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민간 기업이 만든 AI가 전쟁 핵심 전력 되는 시대[한세희 테크&라이프]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가능성 보인 군사 AI 활용
이란 공습에도 적극 활용된 AI…“시민 자유 지키기 위한 AI 통제 방법 논의 필요”
[한세희 IT 칼럼니스트]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최근 전면 공습은 50년 가까운 시간의 흐름이 누적된 결과다. 하지만 가까운 원인을 따지자면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고 민간인까지 납치 살해하며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뻗어 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싸우는 한편,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번군도 공격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약화시키기 위해 이란이 지원하는 이란 대리 세력들이다.
이어 이스라엘은 2025년 6월 이란을 기습해 주요 군사 및 핵 시설을 파괴했고 핵 과학자와 정치인 등을 암살했다. 미국도 이스라엘에 가세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다. 이른바 ‘12일 전쟁’이다.
이후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 핵무장 포기 등을 놓고 벌인 지루한 협상은 결국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또 한 번의 대규모 공격으로 귀결됐다.
이란 둘러싼 갈등에서 ‘전쟁 AI’ 등장
현재 이란을 둘러싼 급박한 정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비롯된 것처럼 지금 이란 공습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새로운 기술 하나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처음 논란이 된 바 있다. 바로 전쟁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다. 2024년 이스라엘 군이 민간인 사이에 섞인 하마스 병력을 식별하기 위해 AI를 쓰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스라엘은 ‘라벤더’라는 AI 시스템을 개발, 무리 중 누가 하마스 무장 세력에 참여하는 사람인지 식별했다.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 관계를 분석, 하마스 무장 조직원인 것으로 판단되면 폭격을 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대 3만7000명이 라벤더 AI에 의해 병력으로 판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에 AI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로선 AI가 실제 전장에서 활용된 최대 규모 사례로 꼽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가능성을 보인 군사 AI 활용은 이번 공습에서 제대로 위력을 발휘했다.
미군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정부 고위 인사들, 주요 핵 시설과 군사 기지를 타격할 작전을 짜고 우선순위를 정할 때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과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했다. 179개 출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메이븐에 클로드를 결합해 정보 수집과 표적 식별, 작전 계획 및 전투 결과 평가 등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라벤더 AI가 하던 일을 훨씬 큰 규모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하게 된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해 공격 표적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찾아낸다는 점에서 둘은 같다.
1등 공신 앤트로픽, 도리어 퇴출 위협?
하지만 세상에 주는 충격은 같지 않다. 팔레스타인 일대에서 무장 세력 참여자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과 한 나라 최고지도자와 고위 인사 수십 명을 추적해 은신처에 미사일을 보내는 일은 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앤트로픽 클로드는 올해 초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 올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른 나라의 방공망을 사이버 공격으로 마비시키고 최고 지도자와 고위 인사들의 동선을 낱낱이 파악해 미사일을 날리거나 특공대를 보내 체포하는 장면은 새로운 종류의 ‘초강대국’의 등장을 예감하게 한다.
팔레스타인의 라벤더에서 테헤란의 클로드까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AI는 놀랄 정도로 발전했고, 생소하고 강력한 힘이 처음 등장할 때 늘 그랬듯 우리는 본능적 두려움과 당혹감을 느낀다. 이런 당혹 속에서 우리는 이 새로운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 정부와 앤트로픽의 최근 대립은 이 논의가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란 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앤트로픽 클로드는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정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공습 직전인 2월 말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앤트로픽이 클로드를 국방부에 공급하는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AI를 인명 살상 여부의 자율적 판단이나 내국인 대규모 감시엔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AI의 윤리적 활용을 강조하는 앤트로픽의 평소 기조와 부합하는 요구이나, 합법 범위 내에서 AI 사용 범위를 제약 없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 전쟁부와 입장이 갈렸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안보 관련 시스템에서 앤트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직후 시작된 이란 공습에서 앤트로픽의 AI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는 AI의 강한 능력을 활용하고자 하지만 민간 기업에 예속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기업은 강한 국가의 영향력 아래 스스로의 원칙을 포기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을 우려한다.
AI는 제2의 핵무기
아마도 제2의 핵무기와 같은 의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큰 AI 기술을 놓고, 정부가 기술을 가진 민간 기업의 결정에 예속되는 상황을 받아들이리라 기대한다면 순진한 것일 터다. 경쟁 AI 기업들이 정부와 거래를 트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윤리적 원칙은 의미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오픈AI와 국방 관련 AI 활용에 대한 계약을 맺었고, 앤트로픽은 “경쟁사가 하는 만큼은 우리도 하겠다”며 원칙에서 물러나는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픈AI의 로봇 부문 책임자가 국방 계약 체결에 반발하며 퇴사하는 등 조직 내부는 뒤숭숭하다.
안보를 위해 최첨단 AI를 국가가 활용할 수 있게 해야겠지만, AI가 시민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겨누지 않게끔 통제하는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 AI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지뢰나 화학무기, 집속탄 같은 위험한 무기의 사용을 국제 조약으로 규제하듯 AI 규제를 위한 국제적 약속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강대국이나 불량 국가는 이런 조약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하더라도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그냥 필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03/isp20260303000042.400.0.jpg)
![“이 집에서 개가 제일 얌전”… 유튜브 ‘옥지네’가 보여주는 다정한 소란 [김지혜의 ★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2/22/isp20260222000072.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MC 딩동, 여성 BJ 폭행 후 억울한 듯... “나도 모르는 나를 말해”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환상 날밀기’ 김길리, 세계선수권 1000m 역전 금메달…임종언은 1500m 우승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호르무즈 지킬 군함 보내라"...韓 정부 결단 요구받나(재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서울 떠나면 투자 흔들린다”…공제회 지방 이전, 현실성 없는 이유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상장 전후 대비되는 '텐배거' 로킷헬스케어...왜?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