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전월세 재앙 온다”…오세훈, 등록임대 카드 재소환
- 매물 급감에 전세난 우려 확대…“정책 방향 전환 필요”
정부 ‘세제 혜택 축소’ 기조와 충돌…임대시장 해법 논쟁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서울 전월세 시장의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등록임대주택 제도 재활성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정부의 규제 기조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오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월세 재앙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몰려오고 있다”며 “정부가 등록임대 활성화라는 현실적인 해법을 다시 꺼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을 두고 “현장에서는 전월세 매물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대비 이번 주 전세 매물은 5.9%, 월세 매물은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1건 이하인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공급 축소가 ‘전세 잠김(lock-in)’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입자들이 향후 가격 상승과 주거 불안을 우려해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서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민들은 전세 가격이 오르더라도 집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기존 전세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규 전세 물량 잠식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향후 수급 불균형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올해 3만4000가구, 내년 6만4000가구가 전세 계약 갱신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공급 감소 흐름이 지속될 경우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오 시장이 제시한 해법은 ‘등록임대주택 제도’다. 등록임대주택은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등록하고 일정 기간 임대 의무를 지키는 대신 세제 혜택을 받는 제도로, 과거 임대시장 안정 장치로 활용된 바 있다.
오 시장은 “등록임대는 일반 임대보다 임대료가 약 1.8배 낮고 최대 10년 거주가 가능해 세입자 보호 효과가 크다”며 “이 제도를 다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등록임대주택 역시 임대 의무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어 공급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문제는 정부 정책 방향과의 충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유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SNS를 통해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특례를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공평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히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유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등록임대 제도를 통해 공급을 늘리려는 서울시와, 세제 형평성과 투기 억제를 강조하는 정부 간 정책 시각 차이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쟁이 향후 임대차 정책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등록임대 제도를 다시 활성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 그리고 조세 형평성 간 균형이다. 전세 물량 감소와 갱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임대시장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정책 조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월세 시장 흐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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