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삼성증권 발행어음 인가 지연…금융위 상정 불발
- 증선위 통과에도 금융위 정례회의 상정 불발
불건전 영업행위 제재 변수…인가 심사 영향
경쟁사 잇단 진출 속 ‘빅8’ 재편 당분간 보류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앞서 해당 안건은 지난 8일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최종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례적으로 마지막 단계에서 제외됐다.
업계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삼성증권에 대한 불건전 영업행위 제재 절차를 지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초고액자산가(HNW) 대상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한 검사에서 일부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적발했다.
이후 지난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삼성증권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와 임직원 경고 등 경징계를 의결했으나,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확정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다. 통상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규 인허가 심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가 보류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단기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기업금융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이다. 특히 IB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꼽히며 증권사 간 격차를 가르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인가를 신청한 이후 9개월 넘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시기 인가를 추진한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이미 사업에 진출한 것과 대비된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7곳이다. 삼성증권이 합류할 경우 시장은 ‘빅8’ 체제로 재편되며 IB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결정으로 당분간 구도 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인가 보류를 두고 정책 일관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그간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기업금융 활성화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발행어음 신규 사업자 진입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제재 이슈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인허가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역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관련 안건은 아직 증선위에 상정되지 않았으며,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의 IB 체질을 바꾸는 핵심 축인데, 주요 후보군들이 잇따라 멈춰서면서 시장 확장 속도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며 “제재 리스크와 인허가 정책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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