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870만 제도 밖 노동자 보호” 근로자추정제…공인노무사 역할은?
- 한국공인노무사회 토론회서 보편적 노동권 보장 논의
노동계 “근로자 추정제는 오분류 교정장치”
소상공인 “영세 사업자 비용·분쟁 부담 우려”
핵심은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과 근로자 추정제 도입, 그리고 취약계층 권리구제 과정에서 공인노무사의 공익적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김주영·김형동·김대식 의원 공동주최로 ‘사회취약계층과 함께하는 공인노무사’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 보호가 미흡했던 노동취약계층의 권리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행사 취지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공인노무사의 사회적 의무 및 공익적 역할”을 논의하고 제도 정착을 위한 실행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제는 이종수 노무사(노무법인 화평)의 ‘취약계층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공인노무사의 역할’, 손지은 노무사(노무법인 PNC)의 ‘취약계층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일본 노무사의 역할’로 구성됐다. 패널토론에는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 이신송 한국노총 제2정책본부 국장,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 박현호 한국플랫폼프리랜서권익센터장, 송강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신송 한국노총 정책국장은 “배달 라이더, 학원 강사, 보험설계사, 웹툰 작가, 소프트웨어 프리랜서, 대리운전 기사,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사회보장법의 적용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3.3% 사업소득 납부자가 약 870만명에 달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국장은 근로자 추정제에 대해 “정보와 교섭력에서 열위에 있는 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지워지고 있다”며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반증하도록 하는 제도는 “오분류 구조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교정장치”라고 평가했다.
현행 체계에서는 노무제공자가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입증해야 하지만, 계약서와 업무배치 구조, 지휘·감독 방식 등 핵심 정보는 대부분 노무수령자 측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소상공인 역시 금융·복지·노동 측면에서 취약계층이라고 강조했다.
차 본부장은 2023년 기준 소상공인이 전체 기업 수의 95.2%, 종사자 수의 45.9%를 차지하지만 매출 비중은 17.4%에 그친다고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은 대기업 근로자 대비 월평균 임금이 약 3배 낮은 수준임에도 매주 8시간 이상 더 일한다”며 “가장 오래 일하지만 시간당 노동 가치는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차 본부장은 특히 플랫폼 경제에서 사용자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배달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처럼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호밍’과 N잡 형태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누가 주된 사용자로서 4대 보험, 퇴직금, 연차, 가산수당 등을 부담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사업자가 주 사용자로서 N잡러에 대한 책임 및 의무를 부담하는지 모호하다”며 분쟁이 증가하면 “소상공인은 대응 여력의 한계로 경영 악화 및 줄폐업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용 부담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차 본부장은 특고·프리랜서 등 ‘일하는 사람’ 870만명이 모두 주 40시간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사용자는 1인당 연간 약 505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소상공인 연평균 영업이익 2500만원의 20.2%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토론회에서는 공인노무사의 역할을 초기 권리구제와 분쟁조정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현호 한국플랫폼프리랜서권익센터장은 “현재 노동자들은 노동청, 노동위원회, 노동권익센터, 시민사회단체, 노무법인 등을 반복적으로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관은 많지만 접근 구조는 복잡하고, 기능은 분절되어 있으며, 실제 해결까지 연결되는 흐름은 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수금, 계약해지, 계정 차단 등 플랫폼·프리랜서 분쟁을 소송 이전 단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원스톱 초기 권리구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강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개별 노동분쟁 해결 시스템을 언급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개별 노동분쟁해결 시스템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분쟁 해결 노력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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