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뱅 10주년 성적표]①
모임통장·매일 이자…생활 속 금융 습관 바꾼 인뱅
카카오 선두·토스 추격…케이뱅크 혁신 체감도 밀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최초로 영업을 시작했고, 같은 해 7월 카카오뱅크가 2호 사업자로 출범했다. 이후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가세하면서 현재의 3강 구도가 형성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초기부터 고정관념을 깨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송금·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화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 인증 ▲원앱(One-app) 기반 직관적 인터페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각 사들은 ▲모임통장 ▲매일 주는 이자 ▲26주 적금 등 생활 밀착형 금융상품을 앞세워 금융 소비자의 이용 습관 자체를 바꿨다.
“없던 금융을 만들었다”…인뱅이 바꾼 생활 금융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은 대표 상품에서도 확인된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대표적인 혁신 상품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1290만명, 잔액은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2025년 초 ‘쏠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60만명, 잔액 2조원을 확보했지만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아직 크다. 하나은행도 올해 4월 ‘하나 모임통장’을 출시하며 모임통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토스뱅크는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금융권 최초로 입출금 통장에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즉시 이자를 확인하고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유사 기능을 도입했고, 올해 초에는 NH농협은행까지 ‘하루 이자받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만든 금융 경험이 기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된 셈이다.
이른바 ‘메기 효과’도 뚜렷했다. 과거 시중은행들은 조회·이체·상품 가입 등 기능별로 여러 앱을 나눠 운영했지만, 인터넷은행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가입자가 몰리자 ‘슈퍼앱’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그룹 서비스를 통합했고,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을 중심으로 앱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 6월에는 신한은행이 그룹 통합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SOL’을 내놓으며 디지털 경쟁에 가세했다.
고객이 체감한 혁신…토스·카카오 ‘상위권’
실제 이용자 체감 평가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컨슈머인사이트의 ‘2026년 1분기 금융 앱 고객경험 평가’에 따르면 토스앱이 71.3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카카오뱅크는 69.3점으로 2위를 차지해 상위권에 자리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순위는 신한 SOL뱅크(68.7점·4위)였고, 케이뱅크는 68.2점으로 5위에 올랐다. 또한 NH콕뱅크(67.8점·7위), 하나원큐(67점·10위)가 뒤를 이었다. 이는 전국 만 20~69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케이뱅크는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혁신 체감도에서는 후발주자에 밀리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했지만 카카오뱅크처럼 시장 표준이 된 대표 상품이나 토스뱅크처럼 소비자 체감이 강한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모바일뱅킹앱을 개발하면서 고객 이탈을 우려한 기존 은행들이 자사의 모바일뱅킹앱을 개선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뱅킹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 고객 수·MAU 압도적 ‘1위’
고객 규모와 이용 빈도에서도 차이는 확연했다. 카카오뱅크는 2727만명으로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출범 5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9년 1000만명, 2022년 2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토스뱅크도 후발주자임에도 올해 3월 기준 1487만명까지 고객을 늘렸다.
케이뱅크는 올해 3월 기준 고객 수 1607만명을 기록했다. 2019년 100만명을 넘어선 뒤 2024년 1000만명을 돌파하며 꾸준히 몸집을 키웠지만, 선발주자 프리미엄에도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굳히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으로도 격차는 뚜렷하다. MAU는 단순 가입자 수와 달리 실제 이용 빈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MAU는 올해 3월 말 기준 203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 역시 1020만명이다. 실제 이용률과 고객 충성도를 보여주는 고객 수 대비 MAU 비율은 카카오뱅크가 74.5%, 토스뱅크는 68.6%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MAU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제한적이다.
카카오뱅크의 MAU는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올해 3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1407만명, 신한은행 ‘SOL뱅크’는 1042만명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그간 혁신 속도와 체감도는 분명 차이를 보였다. 상품 혁신의 파급력과 고객 접점을 종합하면 지난 10년간 가장 강하게 금융의 판을 흔든 곳은 카카오뱅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토스뱅크는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고, 케이뱅크는 ‘1호’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 앱이 단순 조회·이체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일상 플랫폼으로 확장됐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시중은행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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