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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종합 선두’·토스는 ‘잔액 1위’…인뱅 포용금융 성적표는?
- [인뱅 10주년 성적표]②
올해 1분기, 3사 목표치 넘겼지만…과거엔 우여곡절도
목표치 상향에 건전성 부담 확대…지속 가능성 시험대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달성’. 인터넷전문은행에 부여된 특별한 임무다. 약 10년 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당시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는 시중은행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던 중저신용자와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였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요구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넘기며 설립 취지를 일정 부분 실현했다. 다만 목표치가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건전성 부담까지 커지면서, 단순한 ‘비중 맞추기’를 넘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포용금융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모두 금융당국이 요구한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기준 목표치(30%)를 넘겼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가 34.7%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32.3%), 케이뱅크(31.9%)가 뒤를 이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신용평점 하위 50% 고객에게 공급한 대출 비중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맞춰 2021년부터 해당 비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해온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을 인터넷전문은행이 보완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장치다.
포용금융 숙제,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는 금융당국이 2021년부터 목표치를 부여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본격화됐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처음부터 이 목표를 쉽게 달성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는 은행별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설정하게 했다. 당시 2023년 말까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23년 말 실제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30.4%로 목표를 넘겼지만 케이뱅크는 29.1%, 토스뱅크는 31.5%로 각각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토스뱅크는 당시 목표치가 가장 높았던 만큼 달성 부담도 컸다.
이후 금융당국은 제도를 손봤다. 2024년부터는 각기 달랐던 목표치를 ‘잔액 기준 평균 30% 이상’으로 일원화했다. 건전성을 고려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준을 조정한 것이다.
카카오 ‘신규 취급’ 1위…토스는 잔액 비중 선두
당국은 지난해부터는 신규로 발생하는 대출(신규 취급액)도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도록 했다. 이어 해당 목표치를 올해부터는 32%로 높였다. 해당 비중 목표는 2027년 34%, 2028년 35%로 추가적인 상향 조정이 예정돼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신규 취급액 비중 목표치를 모두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해당 비중은 45.6%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전분기(35.7%)보다도 9.9%p 높아졌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34.5%, 33.6%를 기록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전분기(48.8%) 대비 14.3%포인트 하락했고 케이뱅크 역시 전분기(34.5%)보다 소폭 낮아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목표 비중이 계속 높아질수록 인터넷은행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의무 비중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할 경우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일반적으로 연체율과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더 빠르게 약화할 수 있다. 결국 포용금융 확대와 리스크 관리 사이 균형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과제가 된 셈이다.
비금융 데이터가 ‘포용금융’ 해법 될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금융 이력 중심 평가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중저신용자와 금융 이력 부족 고객인 ‘씬파일러’(thin filer)를 선별하기 위해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업계 최초로 롯데멤버스·교보문고·금융결제원 등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한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는 유통 정보와 이체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해, 기존 모형으로는 거절됐을 차주에게도 추가 대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 ‘TSS’(Toss Scoring System)를 운영 중이다. 금융 정보뿐 아니라 소비 성향·현금흐름·납부 이력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종합 반영해 고객의 실질 상환 능력을 판단한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TSS 3.0’을 도입해 상품별 맞춤 심사 체계를 강화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 ‘CSS 3.0’을 도입했다. 대출비교 플랫폼 유입 고객 특성과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데이터를 반영해 평가 정밀도를 높였고, 중저신용자 특화 모형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설립 취지를 일정 부분 실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포용금융 성과를 단순히 중저신용 대출 비중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목표 달성 이력과 신규 취급 확대, 대안신용평가 역량까지 종합하면 카카오뱅크가 가장 앞서 있다. 토스뱅크는 잔액 비중에서 강점을 보였고, 케이뱅크는 목표치를 넘겼지만 확장세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한도가 큰 고신용자 대출 비중도 함께 확대돼 중저신용자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일이 갈수록 쉽지 않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신용대출 자체가 줄면 중저신용자 대출 여력도 함께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이런 부담을 해소하면서 포용금융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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