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뜨거워진 데이터센터 물로 식힌다”…전자·정유 업계, 액침 냉각 선점 각축전
- AIDC ‘전력 효율화 설계’ 최대 과제로
하드웨어부터 솔루션까지 통합 제공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들을 수용하는 AI 데이터센터(AIDC)의 발열 제어 전쟁이 본격화했다. 쉼 없이 연산하며 펄펄 끓어오르는 서버의 열을 식히기 위해 기존 공랭식을 대체할 ‘액체 냉각’ 솔루션이 시장의 핵심 열쇠로 부상했다. 이에 에어컨을 만드는 가전 공룡과 기름을 짜는 정유사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지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서버 통째로 담가 냉각
데이터센터의 패러다임 변화는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시장은 2026년 40억7000만 달러(약 6조3000억원)에서 2033년 276억5000만 달러(약 44조원) 규모로 빠르게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이 31.5%에 달한다.
특히 액체 냉각 솔루션 중에서도 ‘액침 냉각’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보수가 쉬운 공랭식을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고출력 AI 서버가 뿜어내는 열을 감당하기엔 에너지 효율이 낮고 발열 관리의 한계가 명확했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쓰이다 최근 데이터센터로 영역을 넓힌 수랭식 역시 공랭식보다는 효율적이지만, 냉각수가 흐르는 ‘콜드 플레이트’와 직접 맞닿는 부위만 식힐 수 있다는 약점이 존재했다.
반면 액침 냉각은 전자장비 전체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통째로 담가 일괄 냉각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랭식과 수랭식의 약점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전천후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액침 냉각이 차세대 글로벌 인프라의 대세 기술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AI 데이터센터 운영의 최대 맹점으로 떠오른 ‘전력 효율화 설계’ 요구는 관련 솔루션 도입 속도를 한층 더 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의 절반 이상이 냉방에만 소비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데이터센터를 ‘전기 먹는 하마’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을 살펴보면 실제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냉방용 전력 비중은 19~24% 수준이며 국내의 경우는 이보다 낮은 20% 미만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세간의 우려처럼 냉방 비용 자체가 전력 시스템을 마비시킬 만큼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전력 폭증의 파고가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향후 5년간의 글로벌 연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이 지난 10년간의 평균 증가율보다 50% 이상 더 높을 것이라는 경고등을 켰다.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AI 연산량과 그에 따른 전력 소비량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냉방 비중이 작다고 방치할 수 없는 처지다. 지금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단계에 액침 냉각과 같은 고효율 솔루션을 미리 적용해 둬야 향후 전력 요금 현실화와 수요 폭증이 맞물리는 시점에 ‘폭탄 청구서’를 피할 수 있다.
국내 전자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단연 LG전자다.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로봇과 함께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낙점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차세대 냉각 솔루션인 액침 냉각 분야의 기술 확보 및 제품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냉각 관리 소프트웨어 및 전력 관리 시스템 등 토털 솔루션 구현을 위한 주요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미국 액침 냉각 전문 기업 GRC, 국내 윤활유 강자인 SK엔무브와 맺은 강력한 3자 동맹으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 LG전자는 ▲대형 냉각 설비인 칠러 ▲냉각수 분배 장치(CDU) ▲정밀한 냉각 제어를 위해 열 부하를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팬 월 유닛(FWU) 등 냉각 하드웨어와 제어 솔루션을 책임진다. 여기에 SK엔무브의 특수 절연유인 액침 냉각 플루이드(절연 오일)와 GRC의 액침 냉각 탱크 기술을 통합해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완벽한 ‘턴키 패러다임’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수주 신호가 포착되면서 증권가의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2개 빅테크 업체향 품질 인증 테스트가 막바지 단계로 수주가 목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인증 완료 이후 1년 이내에 실제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조 시장 강자인 독일의 플랙트그룹을 약 15억유로(약 2조5000억원)에 품는 ‘빅딜’로 응수했다. 플랙트그룹은 1964년 세계 최초로 전산실 전용 에어컨 장치(CRAC)를 선보인 이래 60년 넘게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온 베테랑 기업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엔진오일 빈자리 채우는 ‘플루이드’
가전 공룡들이 거대한 냉각 설비 하드웨어와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며 전장을 넓히고 있다면 정유 업계는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서버를 직접 담그는 액침 냉각의 원천 소재인 플루이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일찍이 삼성SDS의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실증을 마친 데 이어 최근에는 LG유플러스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까지 실증 범위를 확대했다. 대기업 계열 데이터센터들과의 연이은 협력으로 자사 제품의 안정성과 냉각 효율성을 시장에서 검증받겠다는 포석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독자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서울대 데이터센터 등 주요 학술 연구 인프라와 손잡고 기술 실증을 진행했고, 네이버클라우드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장기 공급자로 선정됐다. 주요 빅테크의 클라우드 공급망에 진입하며 상용화 단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액침 냉각은 전기차 확산으로 축소되는 엔진오일 수요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기회이자 에너지·전자 장비 분야에서 전력 효율과 장비 수명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별명은 타조, 남편은 바게트?... ‘담다미담’, 치명적인 웃수저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6/24/isp20260624000274.400.0.png)
![생닭 버무린 손으로 키보드를?... 조회수 1715만 터진 뇌절 요리사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5/25/isp20260525000055.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뉴욕증시 반도체 폭락 속 8000피 회복…‘슈퍼위크’ 주목[뉴스새벽배송]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331억 소송은 소송이고…뉴진스 출신 다니엘, 호주 마라톤 참가 [왓IS]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AI 도입기업 셋 중 한 곳은 채용 줄였다[only이데일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갚기 급급한 회사채 시장…신한證·GS엔텍 수요예측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정부가 선택한 리가켐...5000억이 바꿀 K-바이오 투자 공식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