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이세돌 이후 10년…'인간 1위 vs AI 바둑신' 신의 한 수, 누가 둘까
- 신진서 9단, AI '카타고'와 2점 접바둑 맞대결
2승 이상 기록땐 부상 '제네시스 G90' 수여도
1일 한국기원과 유통·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신진서 9단은 오는 17일부터 19일, 21일까지 사흘간 세 판의 대국으로 구성된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에 출격한다.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좋은책신사고·쎈수학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이세돌 9단이나 중국의 커제 9단이 알파고와 동등하게 맞붙었던 호선(맞바둑) 방식과 달리, 신진서 9단이 2점을 먼저 반상에 깔고 시작하는 '2점 접바둑'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이 이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섰다는 점을 인정한 고육지책이자 현실적인 치수 설정이다.
신진서 9단은 이에 대해 "현재 AI를 호선으로 이기는 것은 오토바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처럼 불가능하다"며 "중국 바둑 AI 줴이(絶藝)와 연습할 때 2점 치수에서 승률 30%를 기록했는데, 두 점이라면 인간의 간절함과 집요함으로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고 판단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상 인간 최강자가 무너질 경우 마지노선이 3점, 4점으로 밀릴 수밖에 없어 2점 접바둑에서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은 셈이다.
신진서 9단과 맞붙는 미국 개발의 오픈소스 프로그램 '카타고'는 현재 전 세계 프로기사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이 실전 연구에 가장 애용하는 최고 수준의 바둑 AI다. 방송 중계화면에서 실시간 승률 그래프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대국에서 신진서 9단에게는 장고를 펼칠 수 있도록 5시간의 제한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지며, 카타고는 제한시간 없이 매 수마다 20초 이내에 착수해야 하는 핸디캡을 안는다.
세기의 대결에 걸린 파격적인 보상도 화제다. 신진서 9단은 기본 대국료로 매판 5000만 원(총 1억 5000만 원)을 확보했으며, 1승을 거둘 때마다 5000만 원의 승리 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만약 3전 전승을 거두면 총 3억 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되며, 2승 이상을 기록할 경우 부상으로 1억 원 상당의 고급 대형 세단 '제네시스 G90'이 수여된다.
AI의 '정수(블루스폿)' 학습을 통해 스스로를 '신공지능'으로 진화시켰던 신진서 9단은 "아무리 AI의 수를 학습했어도 20~30수가 넘어가면 기사 개인의 개성과 전투 성향이 묻어나는 '인간의 바둑'이 시작된다"며 "이번 대국을 통해 바둑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다시 깨우고 최선의 수를 향해 고뇌하는 인간의 집념이 가진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공식 기자회견은 오는 14일 오후 2시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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