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볼보 ES90, 세단과 SUV 사이 ‘절묘한 외줄타기’ [가봤어요]
- 순수 전기 플래그십 ‘ES90’ 국내 공개
세단이지만 최저지상고 188mm 달해
2열 폴딩 시 최대 적재 공간 1445L 수준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세단이라는데 세단 같지 않았다. 볼보의 순수 전기 플래그십 ‘ES90’은 예상보다 차체가 높았다. 운전석에 앉을 때 몸을 깊게 낮출 필요가 없었고, 시야도 일반 세단보다 넓었다. 볼보는 ES90을 세단과 패스트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로 소개했다. 여러 차종의 장점을 모았다는 설명은 익숙하지만, ES90은 차체의 높이와 비율부터 기존 세단과 달랐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ES90을 두고 “세단의 헤리티지에 SUV의 실용성을 더한, 지금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차”라고 정의했다. 현장에서 본 ES90 역시 세단과 SUV 사이 어느 한쪽으로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볼보차코리아는 지난 22일 ES90을 국내에 공개했다. ES90의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은 5000㎜, 전폭은 1940㎜다. 대형 세단의 전형적인 크기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높이다. ES90의 전고는 1545㎜, 최저지상고는 188㎜다. 최저지상고는 지면에서 차체의 가장 낮은 부분까지의 거리다.
최저지상고가 높으면 과속방지턱이나 경사진 주차장 출입구를 지날 때 차량 하부가 닿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세단보다 SUV에서 주로 강조되는 수치다. 이 때문에 ES90은 옆에서 보면 세단의 긴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차체가 일반적인 세단보다 한층 높게 느껴진다. 세단인데 세단같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정승환 볼보차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는 “ES90은 동급 모델보다 차체를 높이고 최저지상고를 최적화했다”며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고 차량 하부가 닿을 가능성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면에는 볼보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 모양 주간주행등이 자리했다. 헤드램프는 기존보다 얇고 날렵하게 다듬었다. 전기차답게 전면부는 대부분 막혀 있지만 익숙한 볼보의 인상은 유지했다.
ES90이 세단의 틀에서 가장 크게 벗어난 부분은 뒤쪽이다. 트렁크 덮개만 열리는 일반 세단과 달리 뒷유리까지 함께 들어 올려지는 리프트백 방식을 적용했다. 트렁크를 열자 입구가 예상보다 크게 드러났다. 기본 용량은 409L로 수치만 보면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2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최대 1445L까지 늘어난다. 대형 SUV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큰 짐을 실을 때는 트렁크 용량보다 입구의 형태가 중요하다. 세단은 적재공간이 넓어도 입구가 좁아 부피가 큰 짐을 싣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ES90은 뒷유리까지 열리면서 이런 제약을 줄였다.
이 대표는 “ES90의 최대 적재공간은 일반 세단보다 3배 이상 크다”며 “SUV의 최대 적재공간이 통상 1500L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ES90 역시 SUV만큼 실용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E세그먼트 세단은 휠베이스가 3m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ES90은 동급에서 가장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낮은 좌석과 높은 바닥에서 오는 특유의 어색한 착좌감은 흠이다. 실내 공간은 넓지만 허벅지가 시트에 충분히 받쳐지지 않아 장시간 탑승 시에는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개 현장에서 살펴본 ES90은 전통적인 세단의 실루엣을 따르면서도 쓰임새는 SUV에 가까웠다. 세단과 SUV의 경계선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차라는 인상이다. 높은 차체와 넓은 실내, 리프트백 구조에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갖췄다. 어느 한쪽에 어설프게 기대기보다 두 차종 사이의 절묘한 지점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판매 가격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예정 기준으로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 7294만원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울트라 8055만원이다. 아울러 ▲트윈 모터 플러스 7960만원 ▲트윈 모터 울트라 8741만원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9541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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