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무신사·어뮤즈·블루엘리펀트...K리테일, 패션뷰티 "내수 넘어 해외로"
- 신세계팩토리·무신사·어뮤즈 등 잇달아 해외 매장 확대
K브랜드 경쟁력 앞세운 성장 전략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K패션·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상품 판매에 머물지 않고 현지 주요 상권에 직접 매장을 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국내에서 성장한 브랜드가 해외에 단독 매장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유통기업과 손잡거나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등 진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K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K브랜드, 현지 핵심 상권 정조준
블루엘리펀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 미국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약 650㎡(약 200평) 규모로, 세계적인 명품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가 있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노스 베벌리 드라이브에 자리 잡았다. 패션·뷰티 브랜드와 고급 레스토랑 등이 밀집한 핵심 상권이다.
단순한 판매 매장보다는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블루엘리펀트의 공간 전략인 ‘스페이스 2.0’을 적용해 1940년대 건축물의 원형과 목조 지붕 구조를 살렸다. LA의 해변과 할리우드, 베벌리힐스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은 ‘LA 익스클루시브’ 컬렉션도 선보인다. 10개 모델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베벌리힐스 매장에서만 판매한다.
블루엘리펀트는 이번 출점을 계기로 한국·일본·미국을 합쳐 35개 매장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가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향후 북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무신사는 패션을 넘어 뷰티로 해외 오프라인 사업을 넓히고 있다. 필리핀 현지 기업 아얄라그룹의 유통 계열사 ACX홀딩스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마닐라 마카티의 쇼핑몰 글로리에타에 ‘무신사 스탠다드’ 첫 매장을 연다. 국내에서 쌓은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을 현지 오프라인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해외 사업에 오프라인 리테일을 접목했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지난 8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콕콕메가몰 빠뚜사이점에 해외 첫 매장을 열었다. 라오스 현지 기업이 매장을 운영하고 신세계백화점은 상품 기획과 소싱,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구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브랜드 어뮤즈는 태국으로 향한다. 태국 센트럴그룹 계열사 CMG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14일 방콕에 두 번째 정규 매장을 연다.
K리테일 해외 진출 공식 변화
K패션·뷰티 리테일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달라진 K브랜드의 위상이 있다. 과거 국내 유통기업의 해외 진출은 내수시장 성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반면 최근에는 K패션과 K뷰티 자체가 해외 소비자에게 통하는 상품 경쟁력을 갖추면서 현지 사업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진출 방식도 한층 가벼워졌다. 현지에 대규모 자본을 직접 투자해 매장을 운영하기보다 현지 유통기업과 독점 계약을 맺거나 팝업스토어를 열어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초기 투자와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 브랜드의 해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활용해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인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을 앞세워 올해 하반기 베트남과 일본에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K뷰티의 경우 해외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가 더 커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를 처음 접한 외국인 소비자가 실제 상품을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홍대·성수 등 국내 핵심 상권에서 형성된 브랜드 경험을 해외 주요 상권으로 옮기는 전략도 힘을 얻고 있다.
무신사가 국내에서 패션과 뷰티를 아우르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 달 서울 홍대를 시작으로 성수와 제주에 대형 뷰티 전문점을 열고, 연말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45곳에 화장품 판매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구축한 패션 플랫폼과 뷰티 유통망을 동시에 키우면서 해외 확장을 위한 기반도 다지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에 직접 매장을 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현지 유통기업과 협업하거나 팝업스토어로 시장성을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 많아졌다”며 “K패션과 K뷰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현지 사업자 입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들여오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리테일의 해외 진출은 이제 ‘한국 상품을 해외에서 파는 것’에서 ‘한국식 브랜드 경험을 현지에서 만드는 것’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 베벌리힐스의 플래그십부터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의 정규 매장까지 진출 지역도 다양해졌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K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 현지 오프라인 리테일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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