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뤼튼 업은 ‘지스타 2026’의 파격…“게이머 넘어 대중·마니아까지”
- 뤼튼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 메인스폰서
국내 대형 게임사 이탈 속 정체성 약화 과제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6’이 전통적인 게임 전시의 틀을 깨고 인공지능(AI)과 웹툰, 영화 등 이종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대한민국 대표 플랫폼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월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지스타 2026’의 주요 추진 전략과 전시장 구성, 세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올해 지스타는 급변하는 글로벌 게임 트렌드를 반영해 내실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고민했다”며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하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조직위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행사의 핵심 축은 게임을 넘어선 ‘외연 확장’과 자체 기획력을 높이는 ‘인하우스 콘텐츠 확대’다. 지스타는 개최 이래 최초로 게임사가 아닌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을 메인스폰서로 선정했다. 단순 게임 시연을 넘어 AI 기술과 서사(내러티브)를 결합해 만화·소설 등 콘텐츠 전반으로 타깃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외연 확장에 맞춰 네이버웹툰 대표작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와 협업한 키비주얼도 선보였다. 지스타는 트렌드 거래 플랫폼 ‘크림’ 연계 스페셜 패스를 내놓고 오는 9월 1일부터 일주일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조성해 게이머뿐만 아니라 웹툰·팝컬처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다. 크랙의 마케팅 파트너인 인기 밴드 QWER의 미니 콘서트도 제2전시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핵심 콘퍼런스인 ‘지콘 2026’ 역시 ‘내러티브’를 메인 테마로 삼아 이종 산업 간 연계를 대폭 강화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과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연사로 나서 AI 시대 서사의 본질을 논하며, 디즈니 플러스 ‘무빙’의 박인제 감독, 캡콤 ‘프래그마타’의 조용희 디렉터 등이 대담 세션을 꾸린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미카미 신지 언바운드 대표의 한·일 거장 대담을 비롯해 스퀘어 에닉스의 키타세 요시노리, CDPR의 마르친 블라하 등 글로벌 거장들도 합류했다.
현재 확정된 BTC(기업-소비자 거래) 주요 참가사로는 메인스폰서 크랙을 필두로 ▲구글플레이 ▲웹젠 ▲팀42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빌리빌리 게임 ▲센추리게임즈 등이 1차로 이름을 올렸다. 제2전시장에는 현대자동차 특별 부스와 세가·코에이 테크모 등이 참여하는 인텔 연계 신작 체험존이 조성되며, 관람객 안전을 위해 올해도 100% 사전 예매제가 적용된다.
국내 대형사 부재에 “시장 변화 진통”
이처럼 풍부한 콘텐츠에도 올해 지스타는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 저조와 게임쇼 정체성 약화라는 우려에 직면했다.
국내 주요 협회 부회장사 및 이사사 다수가 참가 명단에 빠진 점에 대해 조영기 회장은 “국내 주요 개발사들이 개발 기간이 긴 콘솔로 전환하면서 지스타에서 보여줄 대형 신작 자체가 많지 않은 타이밍상의 문제가 맞물려 있다”며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이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각 기업의 경영상 판단에 협회가 개입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사업국 실장은 “벡스코 제1전시장에 배치할 수 있는 100부스 규모 자리는 총 6개에 불과해 물리적 한계도 존재한다”며 “9월 도면 공개 시 추가 참가사가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실장은 게임 외적 콘텐츠 확대로 전시회의 정체성이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독일 게임스컴도 OTT관을 크게 구성하고 글로벌 모바일 전시회 MWC도 자동차 등 타 산업 콘텐츠가 주를 이루듯 외연 확장은 글로벌 트렌드”라며 “게임쇼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를 넓히는 것이지, 게임 전시라는 핵심 철학을 잃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비게임사인 뤼튼의 메인스폰서 유치에 대해서도 “테니스 대회 윔블던의 스폰서가 롤렉스이듯 메인스폰서가 반드시 게임사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부산시 측은 매년 약 30억원 규모의 행정·재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가덕신공항 및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추진과 함께 센텀시티역 지스타 테마존 조성, 광안리 해수욕장 특별 드론쇼 등 시 전체를 게임 축제의 장으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조영기 회장은 “지스타는 하드웨어적 규모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외연 확장으로 참가사와 관람객 모두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저변을 넓히고 세계와 연결하는 독자적인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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