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美언론 “이란전 꼬인 트럼프, 모범 동맹 韓에 화풀이"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모범 동맹국(model ally)’이라고 평가했던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캠페인(retribution campaign)’의 “가장 최근이자 가장 뜻밖의 희생양”이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substantially reduce)”하라고 헤그세스 장관에게 지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와 훈련 비용 등을 이유로 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국이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액시오스는 축소 대상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지난 반세기 동안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맞서 한미를 결속시킨 억지 체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우리가 이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호할 수는 없다”며 “특히 그들이 우리를 도우러 나서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미훈련 축소 논란에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문제까지 끌어들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영 김 공화당 의원은 한미동맹과 연합훈련이 역내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기업과 시민에 대한 대우를 포함해 한국 정부 아래에서 계속되는 문제들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안보 문제인 한미훈련 축소 논란을 한국 정부의 규제 정책 문제로까지 확장한 셈이다.
반면 동아태소위 야당 간사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수십 년간 미국과 함께해 온 민주주의 동맹국”이라며 “공산주의 독재자를 달래기 위해 억지 태세를 약화하는 것은 민주 동맹국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반도 군사 대비태세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가 아니라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압박은 한국에 그치지 않고 있다. 독일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략을 비판한 뒤 주둔 미군 약 5000명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스페인은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기지 사용을 거부한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무역 단절 위협을 받았다. 미-이란 협상을 중재해온 오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를 방해할 경우 “실컷 폭격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액시오스는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키운 이란전이 역설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하드파워’의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최종 평화협정을 위해 설정한 60일 시한은 합의 없이 끝났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교착 상태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댄 프라이드는 AP통신에 “미국의 국익을 찾을 수 없다”며 “한국과 일본을 약화시키고 대만을 공포에 떨게 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불안하게 하고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대담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대니 러셀도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운 범주에 속한다”며 “비극적일 정도로 앞뒤가 뒤바뀐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벌주는 동시에 적대국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액시오스는 이러한 접근이 장기적으로 동맹국들로 하여금 필요할 때 미국이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대미 의존도를 낮추는 ‘헤징(hedging·위험 분산)’에 나서도록 만들 수 있다며, 미국의 영향력을 뒷받침해 온 동맹 네트워크가 약화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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