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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책상 빼고 욕조라니”…청년 반발에 정부, 9일 만에 재검토
- 국토부, 12일 고시원 개별실 욕조 허용·학습시설 의무 폐지 예고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욕조 설치 완화 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2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는 고시원의 개별실에 욕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책상 등 학습시설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고시원 개별실에는 취사시설과 욕조를 설치할 수 없다. 고시원은 건축법상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며 현행 건축기준은 개별실에 취사시설과 욕조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별실에는 책상 등 학습시설을 갖춰야 한다.
국토부는 중소기업 규제개선 건의에 따라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개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정예고 이후 고시원 이용자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고시원 개별실의 제한된 면적을 고려하면 욕조 설치가 실제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오히려 생활공간을 줄이거나 습기와 위생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예고 의견란에는 고시원에 욕조를 설치할 경우 곰팡이와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게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욕조가 없어서 씻지 못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욕조 설치가 주거환경 개선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 “고시원 방이 욕조만 한데 욕조를 넣는다는 것이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책상 등 학습시설 설치 의무를 없애면서 욕조 설치를 허용하는 방향을 두고도 논란이 제기됐다. 고시원에서 책상 등 기존 시설이 사라지고 욕조가 들어설 경우 실제 거주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최근 정치권에서 나온 청년 주거 관련 제안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앞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등을 위한 임시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버스하우스’를 제안했다.
황 의원의 제안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청년 조롱대회 중이냐”,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우습냐”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고시원 개별실에 욕조를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까지 공개되면서 청년 주거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이 청년 주거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은 아니며 중소기업 규제개선 건의에 따른 규제 완화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측 “이번 개정은 중소기업 규제개선 건의에 따라 안전과 무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추진했다”며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행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 등을 토대로 욕조 설치 허용 규정을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책상 등 학습시설 설치 의무 폐지를 포함한 개정안의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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