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귀요미는 이제 그만" 요즘 여자들이 꽂힌 ‘어른 여자 사람’ 코어가 뭐길래
- 2030 사이 ‘성숙한 여성미’ 다시 부상
한유주 스타일 소환에 트렌치·스웨이드·니트까지
패션업계도 ‘어른 여자’ 공략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귀여운 것보다 어른스럽게.” 패션 취향이 달라지고 있다. 한동안 유행을 이끈 Y2K의 발랄함과 과감함 대신 단정한 실루엣, 깊은 색감, 자연스러운 여성미를 찾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어른 여자 코어’다.
핵심은 나이가 아니다. 어려 보이는 스타일을 좇기보다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성숙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셔츠와 블라우스, 가디건처럼 익숙한 기본 아이템에 긴 실루엣과 차분한 색을 더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과거 드라마 속 캐릭터까지 소환됐다.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한유주가 대표적이다. 배우 채정안이 연기한 한유주는 셔츠와 블라우스, 미디스커트 등을 활용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줬다. SNS에서는 이를 재해석한 ‘한유주 코어’가 등장했다.
과거 복고 열풍과도 결이 다르다. 당시 유행했던 아이템을 그대로 되살리는 대신 그 시절 여성 캐릭터가 보여준 분위기와 태도를 가져온다. 로우라이즈나 크롭톱처럼 몸을 드러내는 방식보다 소재와 실루엣, 컬러 조합으로 멋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소비에서도 어른 여자 현상이 나타난다. W컨셉이 올해 6월 1일부터 8월 11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숙하고 우아한 스타일의 패션·뷰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셔츠·블라우스·가디건과 미디·롱스커트 등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상품 매출도 15% 늘었다.
‘어른 여자’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유행의 피로감도 있다. SNS를 통해 수많은 스타일이 빠르게 소비되면서 특정 아이템 하나보다 오래 입을 수 있고 자신의 분위기를 만드는 옷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장된 로고나 장식 대신 좋은 소재와 핏, 색감에 눈을 돌리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세정그룹의 패션 편집숍 웰메이드 여성복 브랜드 데일리스트도 이 흐름에 맞춰 가을 컬렉션을 내놨다. ‘DEEPER, SLOWER’를 주제로 스웨이드 점퍼와 트렌치 원피스, 레이어드 니트 등을 선보였다.
짙은 브라운과 블루, 톤 다운된 핑크 등 가을에 어울리는 색을 사용하고 실루엣은 과하게 몸을 강조하지 않았다. 트렌치 원피스는 단독으로 입거나 앞을 열어 아우터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행을 좇기보다 출근과 외출 등 일상에서 여러 방식으로 입을 수 있게 구성했다.
데일리스트는 지난해 배우 장신영이 착용한 블라우스가 여름 제품 평균보다 약 2배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면서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도 셀럽 협업과 서포터즈 콘텐츠 등을 통해 ‘어른 여자’ 스타일을 알릴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성 소비자들은 무조건 어려 보이거나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자신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며 “어른 여자 코어는 특정 연령층의 유행이라기보다 성숙함과 편안함, 세련됨을 함께 추구하는 최근 소비 취향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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