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곽재선문화재단 청소년 작가상 대상작
2010년생 임지선 작가 첫 장편 소설
‘T시티’ 배경의 디스토피아 다뤄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10년생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나왔다. 이데일리엠과 곽재선문화재단이 청소년 웹진 ‘하이니티’를 통해 마련한 첫 전국 단위 청소년 문학 공모전인 10대 청소년 작가상 대상을 받은 임지선이 작품 ‘운루: 우리는 다른 하늘을 보았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의 심사한 백은하 동화작가는 “디스토피아 장르의 본질인 현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뛰어난 작품이다. 단순히 시스템에서 탈출하는 액션 SF에 그치지 않고, ‘망각’과 ‘기억’의 대립이라는 인문학적 주제를 서사의 중심에 두었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작품의 배경은 인공 돔으로 덮인 통제 도시 T시티. 결함이 발견된 시민은 폐기되고 다음 번호의 클론으로 대체된다. 남은 사람들은 사라진 이를 잊는다. 주인공 ‘운루 001’만 예외다. 진실을 좇다 사라진 유나, 고유한 이름을 갖고 싶어 스스로를 ‘규아’라 부른 베키 471, 투병 끝에 숨진 동생 류의 기억이 그에게만 남아 있다. 성인이 된 운루는 도시 중심부 ‘센터 허브’의 비서로 배정되고, 123번 벽 너머에 감춰진 사실과 마주한다.
소설의 축은 망각과 기억의 대립이다. T시티는 슬픔과 후회, 실패를 비효율로 규정해 삭제한다. 작품은 그 반대편에 선다. 결함을 지운 완전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아픔을 기억하는 쪽에 구원을 놓는다. 시스템 탈출기보다 연대의 기록에 가깝다.
T시티의 망각 시스템은 현실을 향한 은유로 읽힌다. 정해진 규격을 채우지 못한 존재를 결함으로 분류하고, 탈락한 사람의 자리를 다음 사람으로 메우는 구조다. 남은 이들은 그 부재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작가가 돔이라는 폐쇄 공간에 옮겨 놓은 것은 이 순환이다. 운루가 거짓 하늘을 깨려는 이유도 진실 자체보다 기억할 권리 쪽에 가깝다.
작가 임지선은 중학교 2학년부터 창작을 시작해 지금까지 초고 30편가량을 썼다고 출판사는 밝혔다. 이번 작품이 첫 장편소설이다.
책을 낸 도서출판 이른은 이데일리엠의 출판 브랜드다. 이번 공모전은 10대가 쓴 원고를 심사에서 끝내지 않고 상업 출간까지 잇는 것을 전제로 설계됐다. 국내 청소년 대상 문학 공모전은 대체로 단편이나 백일장 형식이다. 200자 원고지 500~800매의 장편을 요구하고 출간까지 연결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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