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카리나도 꽂혔다' 새로운 역주행?…레트로 기기의 귀환, 이유는
최근 음악 감상 영역에서는 CD와 CD플레이어가 두드러진 역주행을 보이고 있다. 영국 백화점 존 루이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CD플레이어 검색량이 96% 급증해 주요 인기 모델이 품절됐으며, 영국 음반유통업체 HMV의 CD 판매량도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루미네이트의 보고서에서도 올 상반기 미국 CD 판매량(1,630만 장)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 바이닐(LP) 증가율(2.4%)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러한 실물 음반 소비에는 포토카드와 화보집 등 굿즈 문화를 접목해 CD를 '소장 가능한 콘텐츠'로 진화시킨 K팝의 글로벌 팬덤이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귀밑 풍경을 독점하던 무선 이어버드의 자리에는 '줄이어폰'이 패션 아이템으로 돌아왔다.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유선 이어폰 등록 상품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이어폰 관련 상품은 195% 폭증했다. 방탄소년단(BTS) 뷔, 에스파 카리나, 블랙핑크 제니 등 국내외 톱스타들이 옷깃 위로 케이블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사진을 공유하면서, 선이 꼬이는 불편함마저 '테크 주얼리'나 감각적인 스타일링 요소로 소비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레트로 기기들의 귀환에는 실용성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고물가 속 압도적인 가성비가 주효했다. LP나 고가의 무선 이어폰과 비교해 CD나 유선 이어폰은 가격 부담이 매우 적다. 여기에 배터리 방전이나 충전 스트레스가 없고, 분실 위험이 낮으며, 유선 특유의 안정적인 음질을 제공한다는 실질적인 장점이 부각됐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 유선 헤드폰·이어폰 시장 매출은 5년 만에 반등에 성공해 올해 초 전년 동기 대비 20% 급성장세를 기록했다.
나아가 끊임없는 알림과 알고리즘 추천으로 점철된 디지털 피로감에서 벗어나 '경험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심리도 반영됐다. 사진과 음악을 스트리밍이나 스마트폰으로 소비하는 대신, 실물 CD를 플레이어에 직접 넣거나 필터 없는 구형 디카의 불완전한 색감을 조작하는 행위 자체가 Z세대에게는 남다른 아날로그적 소유감과 특별한 문화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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