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청소기 회사가 75만원 칫솔까지…다이슨은 왜 ‘구강’에 꽂혔나
- 청소기·헤어기기 이어 첫 오랄케어 제품 출시
10년 넘게 구강 연구…카메라·AI·유체역학 기술 집약
다이슨코리아는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가빛섬에서 ‘다이슨 카메라젯 전동 칫솔+구강 세정기’ 출시 행사를 열었다.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공개한 제품으로 국내 권장 소비자가격은 74만9000원이다.
다이슨이 구강관리에 주목한 것은 기존 관리 방식의 불편함 때문이다. 칫솔질과 헹굼, 치실을 이용한 치간 세정 등을 각각 해야 하는 탓에 권장되는 방식대로 매일 관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리치 베이컨 다이슨 신사업 부문 총책임자는 이날 행사에서 “구강 관리는 수십 년째 치약을 짜고 칫솔질을 하고 헹구고 치실을 쓰는 여러 단계를 아침저녁으로 반복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치실 사용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치간 세정이 귀찮고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권장되는 만큼 실천하지 못하는데도 기술 혁신은 제자리걸음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서도 양치질에 비해 치간 관리는 일상적인 습관으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2026년 한국리서치 구강건강조사에 따르면 성인 1000명 가운데 77%가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한다고 답했지만 ‘자주 사용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다이슨은 10년 넘게 구강관리 습관과 플라그가 쌓이는 과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양치와 치간 세정을 하나의 기기로 해결하고 사용자가 직접 보기 어려운 치아 사이를 기기가 찾아 세정하는 카메라젯을 개발했다.
핵심은 ‘갭 옵티컬 타겟팅’(Gap Optical Targeting) 카메라 시스템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수집한 치아 이미지 47만장을 학습한 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10만 화소 매크로 렌즈 카메라가 초당 28장의 이미지를 분석해 치아 사이의 위치와 방향을 예측하고, 치간을 포착한 지 0.1초 만에 해당 지점으로 액체를 분사한다.
칫솔에는 소닉 모터를 적용했다. 모터가 초당 245회 진동하며 이중 칫솔모가 치아와 잇몸선을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다. 본체에 탑재된 카메라를 마이다이슨(MyDyson) 앱과 연결하면 입안 모습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카메라는 라이브 뷰나 자동 제트 분사 때만 작동하며 촬영된 이미지는 제품이나 클라우드에 저장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머신러닝뿐 아니라 모터와 유체역학까지 다이슨이 기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해온 기술을 구강관리 기기에 적용한 셈이다.
74만9000원 칫솔, 소비자 선택받을까
관건은 가격이다. 카메라젯의 국내 가격은 74만9000원이다. 다이슨은 10년 이상 이어온 구강 연구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 제품 내구성과 부품 등에 대한 연구가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층을 특정 연령이나 성별로 한정하지도 않았다. 기존 칫솔질과 치간 세정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구강관리를 하려는 소비자를 수요층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품은 다이슨이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해온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진공청소기로 이름을 알린 다이슨은 공기청정기와 헤어드라이어·스타일러에 이어 최근에는 헤드폰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특정 제품군에 머무르기보다 자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생활 속 문제를 찾아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카메라젯 이후 구강관리 제품군을 추가로 확대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이슨은 현재 구체적인 후속 제품 출시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첫 구강관리 제품부터 74만9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택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는 기술이 가격을 넘어설 만한 효용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카메라와 AI로 치간을 찾아 세정하는 새로운 방식이 소비자의 구강관리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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