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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약 3년 만 긴축 재개…‘강달러·고금리’ 한국 기업 영향은
-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환율 1377원까지 상승
원화 약세 ‘수출 호재’ 공식 흔들…반도체 AI 투자 둔화 변수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고금리와 강달러가 한국 기업의 수익성과 수출 경쟁력, 투자 여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연말까지 한 차례 더…점도표가 가리킨 ‘긴축 지속’
연준은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통화 긴축 조치다.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은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점도표에 참여한 18명의 위원 가운데 4명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4.25~4.50%로 예상했다. 12명은 4.00~4.25%를 제시했고, 현 수준인 3.75~4.00%를 유지할 것으로 본 위원은 2명에 그쳤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4.1%로, 지난 6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를 4.25~4.50%로 예상한 위원은 8명이었다. 4.00~4.25%를 제시한 위원은 5명, 3.75% 이하를 예상한 위원은 4명이다. 이는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FOMC 회의는 10월 27~28일과 12월 8~9일 두 차례 남았다. 정책 방향을 사전에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점도표 작성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긴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 부총재는 이어 “중동전쟁 전개 상황과 국제유가 흐름,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AI 산업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번 주 일본과 영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도 예정된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강달러, 수출기업에 ‘무조건 호재’ 아냐
연준의 긴축 재개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9월 FOMC 기자회견 직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7원까지 올랐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 가능성, 높은 국제유가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기업이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이익이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원화 약세가 모든 수출 기업에 일률적인 호재로 작용한다는 통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마다 달러 표시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과 수입 원재료·부품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환율은 모든 수출품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단일 변수가 아니라 품목별 가격 결정 방식과 수입 원가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전달된다는 설명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 국면에 달러 가격을 낮춰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하락 국면에는 가격을 유지하면서 이익률 하락을 감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고금리가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와 AI 인프라 투자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투자 기대수익률의 문턱이 높아져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 계획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AI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을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AI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는 만큼, 빅테크의 투자 지속 여부가 향후 실적과 수출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다만 달러 강세는 반도체 수출의 원화 환산 매출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추가 긴축 속도와 달러 흐름,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이 맞물리면서 업종과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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