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1조4000억원 달라” vs “과하다”…포스코 노사 요구안 뜯어보니 [김정훈의 재계:산]
- 성과금 1200% 연동·적용 인원 따라 수천억 달라져
비용 추산 두 배 차이…임협 간극 좁혀질까
노사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배경에는 임금과 보상을 둘러싼 큰 간극이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5년치 자연승급분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약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노조는 회사의 계산이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노조원들 사이에서 공유된 선전물에는 월 기본급 330만원과 적용 인원 1만5000명을 기준으로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우리사주 등을 합치면 약 6300억원이라는 계산이 담겼다. 회사가 제시한 1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이다.
노-사간 '추산액 온도차'
노조 측 계산부터 뜯어보면 기본급 330만원의 7%인 23만1000원을 인상분으로 잡았다. 격려금 600%는 1980만원, 우리사주 50주는 주당 33만7000원을 적용해 1685만원으로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주요 요구액을 직원 1명당 약 4200만원, 1만5000명 기준 약 6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 계산에는 빠진 항목이 있다. 노조가 함께 요구하고 있는 명절상여금 200%와 5년치 자연승급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포스코 측은 기본급 인상이 기본급 자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급되는 성과금 등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매년 기본급의 1200%에 해당하는 성과금 등이 지급되고 있다. 기본급이 오르면 이에 연동되는 지급액 역시 함께 늘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조가 계산에 사용한 월 기본급 330만원을 그대로 적용해봤다. 기본급 7.1% 인상에 따른 연간 기본급 증가분은 1인당 약 281만원이다. 기본급의 1200%가 동일하게 연동된다고 가정하면 여기서도 연간 약 281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여기에 격려금 600% 1980만원과 우리사주 50주 1685만원, 명절상여금 200% 660만원을 더하면 1인당 약 4900만원이다. 노조가 계산에 적용한 1만50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7300억원이다.
다만 포스코의 올해 반기보고서상 전체 직원 수는 6월 말 기준 1만8013명이다. 같은 1인당 금액을 전체 직원에게 단순 적용하면 비용은 약 8800억원까지 불어난다. 노조 측이 자체 계산에 사용한 1만5000명보다 적용 인원이 약 3000명 늘어나면서 1500억원가량이 추가되는 셈이다.
물론 격려금과 우리사주, 명절상여금 등의 실제 지급 대상이 전체 직원과 일치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아 8800억원을 실제 소요액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인원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노조 요구안의 총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도 노조가 요구한 5년치 자연승급분과 기본급 인상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각종 수당, 퇴직급여, 사회보험료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코 측이 노조의 6300억원 계산보다 실제 부담이 훨씬 크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원들 사이에서 공유된 자료는 금액을 상당히 작게 산정한 측면이 있다”며 “구체적인 인건비 자료는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렵지만 항목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못해도 1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 측 괴리 큰 상황"...합의점 찾을까
그렇다면 포스코가 노조에 내놓은 제시안은 얼마일까. 회사는 현재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근속기념축하금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 요구안을 계산한 것과 같은 월 기본급 330만원을 적용하면 기본급 2% 인상에 따른 연간 증가분은 1인당 약 79만원이다. 기본급의 1200%가 동일하게 연동된다고 가정하면 약 79만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격려금 350만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을 더하면 공개된 항목만으로 1인당 약 558만원이다.
노조 측 계산과 동일하게 1만5000명을 적용하면 약 837억원이다. 여기에 근속기념축하금 확대 등 공개된 자료만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비용이 추가된다. 실제 적용 대상과 회사의 세부 임금체계를 알 수 없는 만큼 이 역시 단순 추정치다.
단순 계산만 놓고 보면 노사 간 출발점은 상당히 멀다. 노조 요구안은 공개된 항목만 계산해도 7000억원을 웃돌고 각종 연동비용을 포함하면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반면 회사 제시안은 현재 확인 가능한 항목 기준 1000억원에 미치지 않는다.
노조 측은 최초 요구안 전체를 그대로 받아달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금협상에서 노사가 각각 요구안과 제시안을 내놓고 이를 좁혀가는 만큼 회사가 1조4000억원이라는 최대 비용만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노조는 교섭을 통해 중간 합의점을 찾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사 역시 최초 제시안보다 조건을 상향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200만원을 제시했다가 현재 기본급 2.0%, 격려금 350만원 등으로 높였다. 반면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안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어 현재 수준으로는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는 최초 제시안과 비교해 계속 조건을 높이고 있지만 노조 측 요구는 아직 처음과 비교해 업데이트된 것이 없다”며 “합의점이 나올 수 있는 수준으로 서로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양측의 괴리가 너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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