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한국탄소배출권산업협회, ‘자발적 탄소시장법’ 지지…적격기준 강화 제안
-경제적 추가성·제품 판매형 감축사업·과거 발행 크레딧 등 3개 적격기준 보완 제시
-회원사 자율 이행원칙 발표…국제 무결성 기준 준수·실측 데이터 기반 dMRV 확대
한국탄소배출권산업협회가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K-VCM) 조성 방향’과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에 지지 입장을 밝히고, 탄소크레딧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적격기준 강화를 제안했다.
협회는 1일 회원사와 기후테크 기업들의 의견을 모은 성명을 통해 자발적 탄소시장의 제도적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크레딧의 추가성과 검증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시민사회 일각에서 국내 자발적 탄소시장의 감축실적 과대 산정 가능성을 제기하며 제도화 계획에 우려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감축실적의 추가성과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업계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며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엄격한 기준과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 제정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기준도 제안했다.
협회는 ▲경제적 추가성 평가의 적격요건 명시 ▲제품 판매형 감축사업에 대한 별도 산정·검증 기준 마련 ▲2021년 이전 발행 크레딧의 거래소 상장 제한 검토 등을 제시했다.
특히 감축사업이 탄소크레딧 수익 없이도 경제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경제적 추가성 기준과 제품 사용 과정에서 감축 효과가 발생하는 사업의 측정·검증 방식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화에 대해서는 비규제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협회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제(K-ETS)가 관리하는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70% 수준이다. 협회는 배출권거래제 적용을 받지 않는 중소·중견기업과 공급망, 건물·수송·농업 등의 영역에서는 별도의 감축 유인체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소크레딧의 발행부터 유통·소각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부정 크레딧이나 시장 교란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특히 국제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의 핵심탄소원칙(Core Carbon Principles·CCP)을 참고한 적격 크레딧 기준과 거래소 상장 심사 강화 방향에 주목했다. ICVCM의 CCP는 추가성과 영구성, 감축량의 정량화, 이중계상 방지, 투명성 등을 고품질 탄소크레딧의 주요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위성 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측정·보고·검증(dMRV) 기술 확대도 제안했다.
협회는 기존 탄소크레딧을 둘러싼 논란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전 추정치를 활용한 감축량 산정과 사후 검증의 한계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실측 데이터를 활용해 감축실적을 측정하고 검증 과정을 기록하는 dMRV를 확대하면 신뢰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002이미지 [사진: 탄소배출권산업협회 "신뢰는 업계가 먼저 증명" 자율 이행 원칙 4개항 발표]
협회는 “혁신 감축기술의 시장 진입을 빠르게 하는 것과 검증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기술을 활용해 검증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기후테크 산업이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기후테크 기업의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도 제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기술 기반 감축 프로젝트는 초기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비용이 크고 수익의 불확실성도 높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협회는 법적 근거를 갖춘 시장과 거래 인프라가 마련되면 민간 임팩트 투자와 기후금융을 감축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제도 개선 요구와 함께 회원사가 자체적으로 준수할 자율 이행원칙 4개 항목도 발표했다.
우선 크레딧 개발·유통 과정에서 추가성, 영구성, 이중계상 방지 등 ICVCM의 핵심탄소원칙을 준수하고, 감축량 산정 과정에서 실측 데이터를 활용한 dMRV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크레딧 구매 기업의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우선돼야 하며 탄소크레딧은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컨설팅과 상품 설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입법 과정에서는 시민사회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그린워싱의 통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업계도 동의한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와 기술 기반 검증체계를 갖춰 시장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 관련 입법 과정에 참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을 위한 업계의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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