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美 물가 쇼크에 韓 11월 금리인상론 부상…고금리 장기화 우려
- 美 CPI 3.7%로 예상 상회…연준 추가 긴축 가능성 확대
모건스탠리·씨티, 韓 최종금리 3.50% 전망…취약차주 부담 변수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국내 경기 회복과 물가 불안까지 맞물리면서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1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장기 고금리 시대를 경고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3.6%)를 웃돌았고, 8월(3.4%)보다 상승 폭도 확대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8월(0.4%)보다 높아졌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9.1% 급등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5.2% 올랐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시장 예상치(2.5%)를 웃돌았다. 주거비와 항공료, 의료비 등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났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지표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도 확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CPI 발표 직후 45.9%로, 전날 22.1%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후 연준 인사들의 신중한 발언에 인상 확률은 30~40%대로 낮아졌지만,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
미국발 긴축 압력에 한은 금리 결정 부담↑
미국발 긴축 압력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부담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3.00%로 미국(3.75~4.00%)보다 낮다. 미국이 추가 인상에 나서면 금리차가 확대돼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모건스탠리와 한국씨티은행은 한은이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11월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11월 기준금리가 연 3.25%로 오르고 내년 1분기에는 3.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높였다. 경기 회복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신 총재는 14일 IMF 연차총회 연계 대담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호황과 중동 전쟁이 경제활동에는 상반된 영향을 주지만 물가에는 모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물가 상승이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13일 국무회의에서 금리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구조적인 장기 고금리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동시에 금리 인상에 따른 서민금융 부담과 연체 증가 가능성을 우려했다.
관건은 물가 안정과 취약차주 보호 사이의 균형이다. 반도체 수출과 AI 투자 호황이 추가 긴축의 여력을 높이는 반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은 높아진 이자 부담에 직면해 있다.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국내 경기 전반이 추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을 우선하되 취약 부문에는 재정정책을 통한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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