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삼성 100조 벌 때 저가폰 사라진다…메모리 사이클의 역설 [정길준의 위클리 성지]
- "28만원 미만 스마트폰 2억대 증발"
메모리값 상승 보급형폰 원가로 전가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의 이면에는 씁쓸한 딜레마가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전사 실적을 이끈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정반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따른 이 같은 엇갈린 파장은 보급형 스마트폰 생태계가 타격을 입는 역설적인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국내 기업 중 최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를 제외하면, 전 세계 어떤 글로벌 기업도 도달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그런데 전 분기인 2분기 성적표를 보면 사업부별 명암을 미리 짚어볼 수 있다. 당시 DS부문(반도체)은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주도한 반면, DX부문(모바일·TV·가전)은 부품 원가 압박 등으로 매출 48조원에 영업이익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반대 효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제품 원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가격에 민감한 보급형 스마트폰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200달러(약 28만원) 미만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40%, 대수로는 2억3000만대 넘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원가 비중이 큰 저가 제품군에서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흡수할 여력을 바탕으로 연평균 7% 성장하며 수혜를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이 좋을수록 자사 모바일 사업부의 원가 압박이 커지는 묘한 처지에 놓였다. 메모리 호황의 과실이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구매 비용 부담이나 선택지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수익성 제약을 타개하기 위해 플래그십 중심의 판매 확대로 마진 방어에 주력하는 한편 보급형 라인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DX부문 상무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모바일향 메모리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원가 부담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를 유지하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제품인 신규 폴더블 시리즈·태블릿·스마트워치 등의 성공적 출시와 보급형 A 시리즈의 업셀링 확대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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