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법인카드로 3000만원 썼는데 세금 2200만원…CEO가 놓친 ‘비용의 함정’ [CEO TAX]
- 골프·호텔·명품도 업무 관련성 입증해야 비용 인정
사적 사용 땐 법인세·소득세 부담…증빙 관리가 관건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세무사회와 함께 국민들의 세금 상식을 넓히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돈이 움직이는 곳엔 세금이 따라붙는다. 투자와 거래, 보상과 승계까지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세금은 달라지고, 때로는 회사의 실적까지 좌우한다. 기업의 의사결정 뒤에 숨은 세금의 셈법을 짚는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법인카드로 3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2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추가로 부담할 수 있다.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지출이 업무와 무관하다고 판단되면 법인세뿐 아니라 대표이사의 소득세까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미 공제받은 부가가치세도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사실만으로 비용 처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골프장과 호텔, 백화점 등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사적 지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 거래처 접대나 업무 목적으로 사용했더라도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비용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신유한 세무회계 유한 대표 세무사는 “법인카드 사용액의 비용 인정 여부는 결제 장소가 아니라 사업과의 관련성에 따라 결정된다”며 “대표이사가 업무를 위해 썼다고 생각하는 비용도 사용 목적과 상대방 등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면 세무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호텔도 비용 인정…거래처 사용 목적이 핵심
법인카드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업무 관련성이다. 평일 회사 인근 식당에서 직원 식사나 회의 목적으로 결제한 금액은 업무상 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대표 자택 인근에서 주문한 음식이나 휴일 결제 내역은 사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휴일에 근무한 직원들의 식사비라면 출근기록과 관련 자료를 갖춰야 한다. 주말이나 심야에 결제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용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할 증빙이 중요하다.
골프장과 호텔에서 지출한 비용도 마찬가지다. 거래처 접대를 위한 골프 라운딩이나 식사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업업무추진비(옛 접대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해외 바이어가 국내 공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숙박비나 항공료 등을 부담한 경우에도 업무 관련성에 따라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거래 상대방과 접대 목적이 확인돼야 한다. 업종 특성과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골프장을 이용하거나 거래처를 특정하지 못한다면 개인 지출로 판단될 위험이 커진다.
기업업무추진비에는 비용 인정 한도도 있다. 중소기업은 연간 3600만원, 일반기업은 1200만원의 기본한도에 매출 규모에 따른 한도가 추가된다. 매출 50억원인 중소기업의 경우 일반적인 계산 기준으로 연간 5100만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백화점에서 구입한 선물도 실제 거래처에 제공한 업무상 지출이라면 비용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고가 명품은 지출의 적정성과 사업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대표나 가족의 병원비·미용 시술비·여행비 등은 원칙적으로 회사 비용으로 보기 어렵다.
사적 사용에 세금 70%…5년 치 추징도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이 적발되면 세금 부담은 회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업무와 무관한 지출액이 손금에서 제외되면서 법인세가 늘어나고, 해당 금액이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판단되면 상여처분에 따른 소득세도 발생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았다면 이를 반환해야 한다.
신 세무사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대표이사가 법인카드로 3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해당 금액이 비용으로 부인될 경우 추가 세금은 약 2187만원에 달한다. 법인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산한 한계세율 22%, 대표자 소득세율 41.8%를 가정하면 법인세 660만원, 대표 소득세 1254만원, 부가가치세 추징액 약 273만원이 발생한다. 부가세까지 모두 공제받았다는 가정에 따른 계산으로, 실제 세금은 소득구간과 지출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세무조사에서 수억원대 세금이 추가 부과된 사례도 있다. 한 법인은 매달 1억원이 넘는 법인카드 사용액 대부분을 광고비로 처리했다. 네이버와 구글 등 온라인 결제 내역에 광고비와 대표의 개인 지출이 뒤섞여 있었던 것이다.
세무조사 결과 연간 1억5000만원씩 5년간 총 7억5000만원이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법인세 약 2억원, 대표는 소득세 약 3억5000만원을 추가 부담했다. 세금은 일반적으로 법정 신고기한 다음 날부터 5년까지 부과할 수 있어 과거 여러 해에 걸친 사적 사용 내역이 한꺼번에 적발되면 세금 부담도 크게 불어날 수 있다.
다른 법인에서는 대표가 매년 300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해 거래처 접대비로 처리했지만,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전달했는지 입증하지 못해 전액 비용을 부인당했다.
세무조사 전 증빙 관리 핵심…인터넷 결제도
세무조사에서는 법인카드의 사용처와 금액, 결제 시점 등을 토대로 업무 관련성을 확인한다. 집 근처 마트나 식당에서 반복적으로 결제한 금액, 주말·심야 사용 내역 등은 소명을 요구받을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결제는 카드 명세서에 결제대행업체 이름만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구매 품목을 확인할 수 있는 주문 내역이나 영수증을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이유다.
신 세무사는 “금액이 크거나 반복되는 지출은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지출결의서에 기록하고 온라인 결제는 주문 내역까지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면 회계처리와 세무신고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에 해당 금액을 반환하고 필요한 수정신고를 진행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대표자 상여처분을 피할 수 있는지는 반환 시점과 세법상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
신 세무사는 “대표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사업 때문에 쓴 돈이니 당연히 비용으로 인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지출 당시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자료를 남기는 것이 불필요한 세금 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국장 대신 미국서 3배 먹을래"…간 큰 서학개미 몰려간 곳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일간스포츠
구자욱부터 후라도까지 "모두가 아프지만 참고 뛴다, 나도 더 할 수 있다" KS 지탱하는 삼성의 힘 [KS 피플]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국장 대신 미국서 3배 먹을래"…간 큰 서학개미 몰려간 곳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CP·대출에 밀렸던 회사채의 반격…연초효과 기대 커진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LG화학 비만약 계약, 리듬이 먼저 재협상 제안…7% 로열티 포기 대가는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