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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전고점 탈환의 관건은 실적

[Stock] 전고점 탈환의 관건은 실적

차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로 내정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유럽 재정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으며 위기의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당국자들이 명확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IT(정보기술) 주식이 올랐다. 삼성전자가 80만원을 바닥으로 10% 넘게 상승했고 다른 IT 주식도 상승세에 동참해 하나의 그룹을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39조원에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으로 시장 예상 3조6000억원과 비슷했다. 4분기 만에 이익 감소가 마무리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IT업종 전반에 실적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IT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건 반도체를 비롯한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같은 새로운 개념의 IT 제품이 출시된 후 선진국의 PC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PC의 기본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다른 IT 제품에서 반도체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예상보다 PC 수요 부진이 심화됐고 그 여파로 반도체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났다. PC 수요 부진은 PC 성능이 개선돼 교체 주기가 길어진 기술적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 부분은 과거 PC가 차지하고 있었던 영역을 새로운 제품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대체품의 반도체 사용 규모가 IT 경기를 좌우할 수밖에 없는데 넷북과 비교해 태블릿의 반도체 사용량이 훨씬 적다. 구조적으로 반도체 수요 증가가 나타나기 힘든 상황이다.

PC 부진으로 반도체 가격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2분기 초 일본 지진으로 PC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으나 6월부터 하반기 PC 수요 부진과 D램 공급 증가가 겹치면서 다시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아 연말까지 지금 가격에서 15%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도 상황이 마찬가지인데 당초 LED(발광다이오드) TV와 3D TV의 수요 증가로 업황 호전이 기대됐으나 신규 TV 수요가 예상에 못 미치는 데다 공급 과잉이 계속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다행히 휴대전화 실적은 하반기에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노키아의 위상 약화가 주요 원인이다. 1분기에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항할 만한 단말기를 선보이지 못해 25%까지 떨어졌다. 향후 상황도 만만치 않은데 대안으로 채택한 윈도폰이 일러야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노키아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국 업체들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많은 제조사와 통신 사업자들이 애플에 대항해 안드로이드폰을 채용하고 있는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해당 진영의 선두에 있다.



IT 주가는 상승과 하락 반복할 듯IT 주식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투자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면 지지선이 형성돼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반대로 주가가 높아지면 차익매물이 출회되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연초 삼성전자 주가는 95만원을 호가했다. 6월 가장 낮을 때가 80만원이었으니까 상반기에 최고 16%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그동안 종합주가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했음을 감안하면 IT 주식이 얼마나 집중적으로 떨어졌는지 알 수 있다.

IT주가가 오르지 못한 데 따른 한풀이는 7월 초 상승을 통해 마무리됐다.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주가가 가격 하락에 따른 반등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려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과 실제 개선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야 한다. IT 실적이 가시적으로 호전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종합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올랐다. 6월 20일 저점을 기록한 후 단시간에 160포인트 넘게 올랐다. 선진국도 마찬가지여서 미국 다우지수가 닷새 만에 5% 넘게 올라 2009년 8월 이래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의 직접 계기는 그리스였다. 긴축안 투표를 전후해 국제 공조에 의한 사태 해결 가능성이 점쳐졌고 결과도 기대에 부합하는 형태였다.

이제 선진국의 재정 지원과 부채 구조를 바꾸는 일만 남았는데 긴축안이 이런 조치의 전제조건이었던 만큼 합의가 파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 등 다른 남유럽 국가 문제가 불거져 세계 증시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곤 있지만.

선진국 경제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4~5월의 둔화는 일본 지진에 따른 일시적 공급 차질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는데 여기에 맞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 ISM제조업지수 상승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데서 보듯 주가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여서 긍정적 상황 변화가 언제든지 시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수급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30일 이후 프로그램 순매수로만 9조원의 돈이 들어왔다. 선물은 주가 추세를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하지만 단기적으로 많은 액수의 돈이 들어온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국내외 금리인상은 악재긍정적 변화만 있었던 건 아니다. 중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유럽은행도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의 핵심이 되는 유동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4~5월의 경기둔화를 통해 소프트 패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할 경우 국내외 금리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의 속성상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심각한 걸림돌이 나오기 전까지 기존 정책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미 금리인상에 발을 들인 이상 최소한 유럽과 중국, 그리고 국내 금리인상은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관심은 시장이 전고점을 넘어설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느냐로 모아진다. 반등은 가격이 낮다든지, 단기에 급하게 하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올 수 있지만 신고점 경신은 펀더멘털 개선 등 근본을 바꾸는 요인이 같이 있어야 한다. 많은 악재에도 주가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매수세가 탄탄함을 보여줬다. 매수 기반이 되는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어 주가를 일정 수준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상태에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될 경우 어렵지 않게 전고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주가가 단기에 하락한 부분을 정상화하는 과정이어서 빠른 회복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높은 주가 부담을 넘고 실적 개선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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