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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노인용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라

[Retirement] 노인용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라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노인의 주된 사망 원인은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있는데 바로 낙상(落傷)에 따른 고관절(엉덩이 관절) 골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약 30%가 넘어지면서 부상하는 사고를 경험한다. 노인들은 넘어지면서 고관절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고관절 수술 건수가 2009년 2만3600여 건(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르렀다. 고관절 골절은 치료했다 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정도로 회복되기는 힘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운동량이 크게 감소해 근력과 관절 기능이 더 떨어지고 다시 낙상사고를 당할 위험이 증가한다. 수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게 되면 뇌졸중과 심장마비, 폐렴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그야말로 고령자에게 낙상사고는 암 못지않은 위험인 것이다.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주위의 환경 요인을 제거하는 것인데,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고령자 생활에 맞게 고치는 것이다. 사실 낙상사고의 절반 이상이 집 안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고령자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집을 고치는 것과 관련된 게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른 말로 ‘보편적 디자인’이라고도 한다. 본래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건축·환경·서비스 등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고령자가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자기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이 만족도가 가장 높은 노후 주거 방법이라는 것을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실버타운의 경우 고령자를 위한 시설을 잘 갖춰 놓긴 했지만 노인만 모여 살기 때문에 자칫 생활이 지루해지기 쉬운 문제가 있다. 게다가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산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 때문에 결국 자기 집에서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집에서 거주하더라도 나이가 많아지거나 각종 질환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경우, 특히 휠체어를 타야 한다면 생활하기에 불편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문턱을 없애거나 안전 손잡이를 다는 등 여기 저기를 고쳐서 산다. 스웨덴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이 나라 노인 중 93%가 자기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정부가 노인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이런 추세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은퇴 이후 주거계획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커녕 어디에서 살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민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퇴 교육에서 노후에 어디에서 살 것인지 물어보면 참석자의 40% 정도가 전원주택을 꼽는다. 이어서 실버타운(30%), 자기 집(20%), 해외 등 기타(10%) 순으로 답변이 나온다. 하지만 실버타운이나 전원주택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면 이내 상당수가 자기 집에서 노후를 보내겠다고 답변을 바꾼다.

한국도 이제부터라도 막연하게 전원주택이나 실버타운을 생각하기보다는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더 구체적인 은퇴 이후 주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자기 집에서 살 계획이라면 고령생활에 맞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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