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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INVESTMENT GUIDE] 부동산 고신 ERA코리아 상무

[2012 INVESTMENT GUIDE] 부동산 고신 ERA코리아 상무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ERA코리아의 고신(38) 상무는 15년째 부동산 거래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주로 상장법인의 부동산 매입·매각과 본사 이전을 담당한다. 현대기아차, 한진중공업, SK네트웍스 등 대기업과 수백억원 대 부동산 거부들이 그의 고객이다.

고 상무는 6년 전부터 직접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현재 토지, 오피스 빌딩 등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은 40여 억원. 그에 따르면 강남에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수준이다.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오피스 빌딩은 4년 전에 투자했다. 20층짜리 빌딩 중 8층(분양면적 539㎡)을 12억원에 매입해 외국계 기업에 임대했다. 당시 시세는 18억원 정도였지만 경매로 70% 가격에 살 수 있었다. 고 상무는 이곳에서 월 1000만원 가량의 임대수익을 얻는다. “올해 25억원에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4년 째 꾸준히 수익을 내왔고 강남 빌딩의 공실률이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추세라 팔지 않았습니다. 대로변에 있어 투자 가치도 높아요.”

2년 전 공매로 매입한 수유동의 1층 상가(전용면적 330㎡)는 올해 2월 5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매입가는 28억원이었다. 증권회사가 10년 동안 임차인으로 있어 임대 걱정이 없었다. 25억원 전세금을 끼고 매입한 상가는 매년 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 상무는 “기대 수익을 달성했다고 생각해 미련 없이 매각했다”고 말했다.

경·공매로 알짜 물건에 투자한 그의 6년 투자 성적표는 연간 수익률 8%다. 부동산 자산 규모는 매년 10% 이상 늘었다. 부동산 자산은 그의 전체 자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20%는 금융상품에, 30%는 부동산 수익으로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고 상무는 “성공한 얘기만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꾸준히 발 품을 팔아야 하고 권리분석에 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 자산 상황과 투자 계획을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민도 있다. “땅값이 자꾸 올라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 걱정입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평균 7%에서 5%대로 하락했어요. 원가가 저렴한 곳을 찾아야죠.”

최근 고 상무의 눈과 귀는 신도시 지역의 나대지에 쏠리고 있다. “3.3㎡ 당 2000만원 정도에 매입할 수 있는 198~330m² 규모의 땅을 보고 있습니다.” 매입한 땅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월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그는 “외국인 성형관광이 늘면서 10억~20억원 규모의 숙박업소 역시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또 오래된 건물과 신축 건물의 임대료 차이가 15~20%까지 벌어짐에 따라 신축 건물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그가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한 종류에만 집중 투자하면 경기가 나빠졌을 때 낭패를 볼 수 있어요. 오피스 빌딩, 토지, 호텔, 상가 등 다양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 상무는 “우량 부동산 시장은 우려하는 것처럼 많이 어렵지 않다”면서도 “주택 시장은 전체 경기가 좋지 않아 아예 들여다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억원 대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은 대부분 2012년에도 건물을 그대로 보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두 개 이상 빌딩을 소유한 자산가들은 오래된 건물이나 역세권에서 멀리 떨어진 건물, 규모가 너무 작은 건물 등을 처분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 부동산 투자 어떻게 하나

2011년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암울했다. 소득 대비 비싼 주택, 공기업 이전, 대출 규제 등이 침체의 이유였다. 지방은 좀 나았다. 김연화 기업은행 PB고객부 차장은 “인구 유입과 개발 호재가 있는 대전·부산·춘천·전주 등의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토지 가격도 꾸준한 상승률을 보였다.

2011년 부동산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였다. 전문가들 모두 이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시세차익이 기대에 못 미쳐 임대소득으로 보상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역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이끌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은퇴 후 안정적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가 늘고 1, 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고시원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2년 부동산 시장의 변수를 제시했다. 우선 실물 경기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김규정 본부장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가 온 이후로 부동산 시장은 거시 경제 흐름과 동행한다”며 “투자 환경이 바뀌면서 투자 마인드와 투자 방식, 관심 상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박원갑 팀장은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 시장 위축이 완화되겠지만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지속되면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과 대선 등 선거 변수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위력을 과시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김연화 차장은 “이미 몇 번의 선거에서 부동산 관련 공약이 발표됐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리모델링 규제 완화 등의 부동산 관련 법안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 등의 세법 개정이 불확실한 점도 2012년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점치게 한다. 김연화 차장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 50% 감면 혜택이 2011년 말에 끝나는데 연장할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2012년 주택 시장은 큰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은 주거형은 전세난으로 계속 인기를 끌 전망이지만 상업형, 수익형 부동산은 옥석이 갈린다. 박원갑 팀장은 “강남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가 많지 않다”며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에 중점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 팀장은 “시장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수 KB국민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2012년 역시 수익형 부동산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김규정 본부장은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하며 잘 사는 것보다 잘 파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연화 차장은 “투자 환경이 변화할 때일수록 투자 목적과 기간, 구체적 자금 계획을 뚜렷이 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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