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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집값·분양가 모두 오른다

새해 집값·분양가 모두 오른다

한 시민이 세종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분양권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세종시 민영아파트 분양권에는 5000만~1억3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집값이 오를까, 내릴까’ ‘집을 사야 할까, 계속 전세를 얻어야 할까’ ‘집을 산다면 언제 사야 할까’. 새해 주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눈에 띄는 변수는 아파트 분양가다. 새해에는 새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 전망이다. 2007년에 다시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는 건설업체가 분양가를 올리려고 해도 올릴 수 없게 만들었다.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분양가의 상한선을 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일부 손질하면서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해양부는 개정안을 2012년 2월에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아파트 분양가 책정 때 붙박이장을 분양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에서 허용되는 추가 선택 품목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주방형 붙박이 가전제품 등이다. 그동안 붙박이장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품목 정도로 활용해 분양가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계약자가 원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받아 시공했다. 앞으로는 다르다. 붙박이장을 분양가에 포함하게 되면 그만큼 평균 분양가가 높아지게 된다.

아파트를 지을 땅의 실매입가와 조달금리 인정범위도 확대했다.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는 실제 매입가격 인정 범위가 감정평가액의 120% 이내에서 130~150%로 늘어났다. 또 건설업체가 용지 매입비의 대부분을 대출에 의존한다는 점을 반영해 현재 분양가 상한제 인정 금리인 5.2%보다 높은 6~8%를 적용할 수 있도록 바뀐다.

이미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 분양가는 2009년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어 2012년 이후 분양가 상승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지방 중소도시의 분양가는 3.3㎡당 641만원으로 2009년(3.3㎡당 546만원) 이후 100만원 넘게 올랐다. 특히 경남지역은 2010년 3.3㎡당 603만원에서 1년 사이 106만원이나 올라 2011년 709만원을 기록했다. 통영시에서는 2010년 3.3㎡당 534만원에서 2011년 728만원으로 194만원이 뛰어 전국에서 분양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대표는 “이미 분양가 상승은 가시화하고 있다”며 “2012년에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택시장도 회복세를 타면서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붙박이장도 분양가에 포함부동산업계에서는 2012년에는 집값도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시장이 새해 상반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 회복세를 타 적어도 3% 넘게 오른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새 아파트 분양가가 지방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어 내 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2012년 주택시장 전망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새해 집값이 5%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지방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수도권 집값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수도권은 1∼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은 새해 상반기까지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인천도 2006~2008년 가격 상승에 대한 조정 과정이 계속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은 최근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분양시장도 뜨겁다. 열기가 부산·대전에서 광주·울산·대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2011년보다는 가격 상승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김덕례 연구원은 “지방은 세종시·기업도시·혁신도시·여수 엑스포 등 대형 국책사업의 영향으로 국지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2011년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새해 수도권 집값이 1%, 지방은 7%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택산업연구원의 전망치(수도권 1∼2%, 지방 8%)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불안 등으로 매매 수요가 더디게 회복할 것”이라면서 “지방에서는 공급 부족이 계속돼 새해에도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부산처럼 단기에 공급이 집중된 지역은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12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새해 주택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가계부채와 주택 구입 부담, 초과 공급 등으로 침체가 계속되겠지만 지방은 2000년대 초중반 수도권 시장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며 집을 사는 사람들이 계속 늘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늦어도 2012년 상반기에는 내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금이 주택시장 바닥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2012년에 입주물량이 확 줄어드는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6만9000여 가구다. 2008~2011년 평균 입주물량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에서는 2만여 가구에 불과해 올해 입주물량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전·월세 물량이 귀해지면 전·월세값이 더 오르고 자연스레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기존 주택은 기반 시설을 잘 갖춘 도심이나 간선도로, 지하철역이 가까운 시 외곽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인기 지역의 급매물을 중심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새해 상반기까지 집 장만?급매물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한 물건이다. 급매물을 잡기 위해서는 평소 부동산 중개업소와 친분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알짜배기 급매물은 공개하지 않고 친분을 통해 사고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는 충청권 등 호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 2011년처럼 지방 전역에 걸쳐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2011년 청약 열기를 등에 업고 일부 지방에서는 신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진 데다 분양가가 꽤 많이 뛰었다.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수도권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지방 도심, 세종시·혁신도시 등지가 꼽힌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주변으로 학교 등 기반·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많은 편이다. 지하철 역세권 등 교통망이 뛰어난 단지도 적극 두드려볼 만하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인 지방 혁신도시도 관심지역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가시화하면서 수요와 공급 모두 활발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이 팀장은 “올해 말 지방 분양시장을 주도했던 세종시에서도 민간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온다”며 “중소형 아파트 물량을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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