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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리서치센터장과 차 한잔 -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Stock] 리서치센터장과 차 한잔 -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과거 10년간 국내 주식시장은 1월에 평균 6.5%가 오르는 ‘1월 효과’를 보였다. 새해 국내 증시의 출발도 좋았다. 미국·유럽의 경제지표 호조에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작심삼일을 떠올리게 하듯 주식시장은 개장 3일째인 1월 4일에 하루 전보다 9.19포인트 내린 1866.22에 마감한 후 주춤하고 있다. 양기인(49)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작심삼일처럼 반짝 상승하다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미국 소비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좋았지만 연말 특수에 힘입은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에서다.

“미국의 저축률이 45도 기울기로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가계에서 저축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미국의 소비지표가 개선되면서 IT·금융서비스 관련 주식이 잠시 강세를 보였을 뿐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긴 어렵다고 봅니다.”



IT·자동차주에 관심을여전히 오리무중인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도 상승의 걸림돌이다. 순망치한이라고 유로존이 어려우니 미국 경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다. 미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유로존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이른다.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유로존의 부진은 미국 경제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올해 대선을 치른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11월 23일까지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를 감축하는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합동으로 구성한 수퍼위원회에서 세부 사항 합의에 실패했다. 양기인 센터장은 “올해 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힘겨루기 양상인 동시에 유로존 악화가 미국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보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3차 양적완화라는 히든 카드를 꺼내야 하는 미국 정부로서는 이와 정반대인 재정 감축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 등이 모두 고민에 빠진 상황이라 이들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사정이 좋을 까닭이 없다.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올해 주식시장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기인 센터장은 “이럴 때일수록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요 변수를 꼼꼼히 체크하고 재빨리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로존의 위기 해결 과정이 올해 주식시장의 성패를 가를 열쇠”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당장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로존이 지난해 10월에 마련한 그랜드 플랜(위기대책)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각국 정부의 보증을 받아 올해 6월까지 자본을 확충해 자기자본비율을 9%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최대 1조 유로(약 1580조원)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로존 지원 금액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양센터장은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피그(PIGS)’ 국가의 국채 원리금 만기가 다가오는 2월부터 4월까지가 중대한 고비”라며 “4월쯤 가서 가까스로 만기를 연장해주면 다행일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건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변수이기 때문에 만기 연장에 문제가 생겨도 국내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월까지는 코스피지수가 1700~1950 정도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분기에 한번 하락했다가 반등해 횡보하는 ‘루트형’ 또는 ‘W자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9월 독일 총선, 10월 중국 지도부 개편, 11월 미국 대선 등 굵직한 변수가 많아 증시가 출렁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기인 센터장은 선거 문제와 관련 각종 테마주 투자를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렵 나타난 안철수 테마주는 올 들어서도 대선 테마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안철수씨가 대주주인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2만원대에서 15만원대로 급등했다. 또 다른 대선 후보인 박근혜 관련주도 시장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기인 센터장은 “일부 투기 세력이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가운데 한방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세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센터장은 주식을 ‘경기의 그림자’라고 표현하며 테마주와 같은 일시적인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테마주는 시세를 크게 내게 마련입니다. 운만 좋으면 ‘짜릿한 수익’을 올릴 수 있죠. 그러나 투기 세력이 빠져나올 무렵 들어가면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테마주란 게 시간이 지나면 원래 주가로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무분별하게 테마주에 현혹되지 말고 경제라는 큰 밑그림에서 주식을 봐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어떤 종목에 투자할 지, 그리고 살펴 살 때와 팔 때가 언제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흑자로 돌아설 기업도 주목그는 “올해 투자는 구간별로 박스권 설정을 잘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그 국가의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1, 2분기의 박스권을 1700~1950, 주요 국가의 선거가 끝나는 시점인 11월경 박스권을 1900~2200 선으로 내다봤다. 양 센터장은 올해 점진적인 오름세(코스피지수 1640~2200 전망)를 보이겠지만 박스권에서 어떻게 치고 빠질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처럼 쉽진 않지만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박스권 하단에서 사고 상단에서 파는 전략적인 매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적어도 2013년 2, 3분기에 이르러서야 2300~2600선을 돌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그 전까지는 박스권 매매 전략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그가 꼽는 승부 종목은 IT와 자동차주다. 4월 이후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IT 관련주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실적이 좋은데다 올해 새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자동차주도 기대할 만하다고 권한다. 그는 삼성전자·삼성SDI·현대자동차 등을 추천했다. 삼성SDI는 에버랜드 지분 가치가 늘어나고 스마트폰 관련 카메라 모듈 사업의 실적이 나아질 걸로 보이는 기업이다. 현대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표적 수혜 종목으로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종목을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항공·운송·해운·조선과 정부의 가격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전력·가스 등이 대상이다.



허정연 이코노미스트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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