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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고유가 행진에 부동산도 몸살

[Real Estate] 고유가 행진에 부동산도 몸살

국제 유가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2010년보다 평균 36% 오른 배럴당 106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월 110달러로 평균 가격이 올랐고, 3월에는 120달러를 오르내렸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자금이 대거 석유시장에 유입됐고 핵문제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과 이란 사이의 긴장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12개월 이내에 국제 유가(브렌트유)가 2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가·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타격고유가는 부동산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물가와 이자율을 상승시켜 주택 구매력을 위축시킨다. 자연히 적체된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더 힘들게 한다. 건설사들도 건설 원가가 상승해 타격을 입는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유가가 10% 상승하면 도로, 철도 등 교통시설 건설 원가는 0.25%, 상하수도 등 토목 건설은 0.2%, 주택 등 건축은 0.16% 각각 뛴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용석 연구위원은 “고유가는 물가상승,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실질구매력 악화,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과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고유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업종과 관련한 매물이 늘어난다. 최근 경매시장에 주유소나 목욕시설 등이 크게 늘어나는 건 이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커진 업종이다. 주유소는 알뜰주유소, 셀프주유소가 늘어나는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목욕시설은 물을 데우기 위한 기름값이 오르니 당연히 원가가 상승해 어려움이 커진다.

당장 경매시장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4월 9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2계엔 지금까지 국내 경매시장에 나온 주유소 중 가장 비싼 매물이 나왔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8-3 소재 토지면적 1009㎡ 규모의 주유소(감정가가 127억6900만원)다. 이 주유소가 경매에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LPG 충전소가 역대 최고가 주유소로 120억1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이 주유소는 3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71.2%인 74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07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주유소 경매진행 건수가 매년 증가해 2011년 434건을 기록했다. 스무 건 안팎을 유지하던 수도권 주유소 경매건수도 2007년 이후 매년 두 배씩 증가해 지난해 기준 100건으로 늘었다.

주목할 점은 유가 상승과 주유소 경매진행 건수의 증가 추세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2005~2007년까지 유가가 비교적 완만하게 움직일 때 경매진행 건수는 감소했다. 하지만 2008년 급격한 유가 상승 이후 경매 건수도 급증했다. 2009년 이후엔 거의 같은 비율로 유가와 경매진행 건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최근 입지가 좋은 대형 주유소가 경매에 많이 나오고 있다”며 “급격한 유가 상승이 주유소 경영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요즘 경매시장엔 찜질방, 불가마 등 목욕시설 매물도 월 70~80개 수준으로 많다. 수도권 기준으로 월 20~30건이던 목욕시설 매물이 유가만 뛰면 30~40건으로 늘어난다. 당장 4월에만 수도권에서 35건의 목욕시설이 경매에 나온다. 4월 9일엔 평택시 통복동에 있는 면적 2728㎡ 크기의 금강산사우나(감정가 40억6340만원)가, 12일에는 의정부시 신곡동 2537㎡ 규모 엔돌핀보석사우나(감정가 56억원)가, 23일엔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스파월드(감정가38억400만원)가 각각 경매에 부쳐지는 게 대표적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유가가 100억달러를 넘어선 2008년 전후와 최근 목욕시설 매물이 늘어났다”며 “목욕시설을 개조해 사무실이나 원룸 등으로 활용하려는 수요자가 주로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목욕시설은 물론 주유소 등도 용도를 바꿔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왕십리뉴타운 인근 황학동 938 일대에서 들어서는 주상복합건물 ‘DUO302’는 원래 SK주유소 부지다. 주유소 시설을 철거하고 오피스텔 204실과 도시형 생활주택 98가구가 함께 들어서는 주거복합건물로 짓고 있다. 시행사인 서울석유 강영진 개발사업부 상무는 “서울 도심 주유소는 입지는 좋은데 마진이 나오지 않아 수익형 부동산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인천 등에서 추가로 주유소 부지를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석유는 SK에너지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아 15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 구하는 사람 많아목욕시설의 경우 원룸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형생활주택 전문기업인 야촌주택 추명진 사장은 “목욕시설을 경매에서 싸게 낙찰 받아 원룸텔로 개조해 달라는 문의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웰에셋 이영진 부사장은 “경매에 나온 주유소나 목욕시설은 다른 상업시설에 비해 유치권이 설정된 경우가 많고 인수 후 개·보수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며 “경매나 상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지속되면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는 ‘직주근접’을 고려한 주택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직주근접 주거지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고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해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출퇴근 시간을 아껴,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요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집을 구하는 첫 번째 요건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인기를 끈 주거형태도 대부분 역세권이나 사무실 밀집 지역에 있다. 3월에 분양한 ‘강남역 쉐르빌’ 오피스텔이 대표적으로 평균 2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마쳤다. 일반 아파트인 래미안도곡진달래의 경우도 분당선 한티역 역세권이라는 장점이 부각돼 1순위에서 평균 5.9대1로 모두 마감했다. 향후 분양하는 주거시설도 대부분 역세권이나 직주근접이 대세다.

GS건설은 4월 중순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104-26 일대에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혼합형인 ‘자이엘라’를 공급한다. 오피스텔 155실 도시형생활주택 92가구로 구성된 이곳은 2호선 이대역과 신촌역이 가깝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삼성물산은 3호선·분당선 환승역인 도곡역 주변에서 ‘대치 청실 래미안’을 분양하며, 롯데건설도 서울지하철 2·3호선 교대역 주변에서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를 분양한다.

오피스텔로는 한화건설이 4월에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주변이면서 상암DMC 주변인 마포구 상암동에서 대단지 오피스텔인 ‘마포상암 오벨리스크’ 897실을 분양한다. 5월에도 마포구 성산동 지하철6호선 마포구청역 주변에 짓는 ‘마포구청역 창성 발리오스 오피스텔’ 325실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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