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건설업계 - 가라 앉은 주택경기에 ‘돈맥경화’ 악화 - 이코노미스트

Home > 부동산 > 부동산 일반

print

흔들리는 건설업계 - 가라 앉은 주택경기에 ‘돈맥경화’ 악화

흔들리는 건설업계 - 가라 앉은 주택경기에 ‘돈맥경화’ 악화

2011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의 풍림산업이 결국 부도 처리 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9년 4월 유동성 악화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지 3년 만이다. 풍림산업은 채권은행의 자금지원이 막힌 가운데 4월 30일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CP) 423억원을 갚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다. 5월 2일 2차 상환마저 실패하면서 최종 부도를 맞았다. 인천 청라지구 주상복합아파트인 ‘풍림 엑슬루타워’와 충남 당진 ‘풍림아이원’이 미분양 되면서 풍림산업을 법정관리로 몰고 갔다. 애초 시행사로부터 해당 사업장에 대한 공사비 807억원를 받아 협력업체에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주 채권은행인 농협과 국민은행이 대금결제를 거부하면서 최종 부도를 맞았다. 이번 부도로 증시에서도 상장 34년 만에 퇴출됐다.

풍림산업의 부도로 ‘중견 건설사들의 몰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풍림산업의 법정관리 신청은 현재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우림건설이나 신동아건설 등에게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워크아웃 기업들 부도설에 전전긍긍우림건설도 최근 우리은행에서 3차 신규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회생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2차례에 걸쳐 약 1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수혈했던 채권단이 430억원 규모의 3차 지원은 안 된다는 입장으로 마음을 바꾸면서다. 우림건설도 채권은행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면 독자적 회생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림건설은 통화옵션상품 손실까지 겹쳐 지난해 1067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2350억원의 적자를 낸 고려개발이나 각각 2127억원과 15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진흥기업, 남광토건 등 다른 워크아웃 기업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들은 워크아웃 상태에서 3~4년째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공사 수주 부진에 쌓이는 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 악화가 심해지고 있다. 몇 개월씩 직원 월급이 밀리는 회사도 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견 건설사의 경영 악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주택사업 비중이 80%에 달한 풍림산업을 비롯해 동문건설, 월드건설, 동일토건, 중앙건설, 신도종합건설, 우림건설 등 내로라하는 건설사는 일제히 워크아웃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급격히 늘어난 미분양이 직접적인 도화선이었다. 주택개발을 위해 빌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도 미분양이 쌓이면서 업체들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신용등급이 ‘C’ 이하로 미끄러졌고, 이로 인해 신규 수주도 ‘그림의 떡’이 돼 버렸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신규 공사 수주가 전무한 주택업체들도 수두룩하다.

발전과 플랜트, 토목 건축 등 사업 아이템이 다양한 대형 건설사와 달리 주택전문업체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백기를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체 사업비의 30~40%를 차지하는 땅값에 자금이 묶이는 것도 큰 문제다.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숨통을 조르기 딱 좋은 구조다. 워크아웃 중인 A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플랜트 등 해외 사업이 호조를 이뤄 주택부문의 적자를 만회하고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대개 다른 수익원이 없고 택지비에 자금이 묶여 옴짝달짝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워크아웃 B건설사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 다양한 자구책을 펼쳤지만 건설경기 부진과 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어려움이 크다”며 “경기 회복과 미분양 소진이 안 되면 중환자실 탈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건설사 지원을 이끌어냈던 금융당국도 지금은 은행의 지원 문제를 개입하는 데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의 부도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3년 전 금융위기 때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은 풍림산업까지 포함, 모두 24개사에 달한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금융권의 돈 줄 죄기가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실 건설사가 퇴출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출금 조기회수에 나설 경우 경영이 어렵지 않은 건설사에게도 현금흐름에 장애가 생길 수 있어서다.



3년간 경영정상화 2곳뿐2009년 1월 제1차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서 워크아웃과 퇴출이 각각 결정된 12개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곳은 경남기업과 이수건설 두 곳이다. 경남기업은 2010년 5월 워크아웃 돌입 2년 만에 건설사 중 처음으로 졸업했고 이수건설도 2011년 6월 워크아웃에서 해방됐다. 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업체도 있다. 대주건설이다. 대주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2010년 10월 1496억원을 막지 못하고 최종 부도처리 됐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은 3년을 힘들게 버텨오느라 체력이 모두 고갈된 상태”라며 “결국 올 연말쯤 건설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풍림산업 부도와 같은 사례가 이어지면 건설·주택 공급시장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건설업계는 대한건설협회를 중심으로 19대 국회 개원에 맞춰 공공 부문 건설 투자 확대, 금융당국의 융통성 있는 PF운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정식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부문 발주도 크게 줄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