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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dity] 빛 바랜 금값 당장 반등은 어려워

[Commodity] 빛 바랜 금값 당장 반등은 어려워

지난해 금값은 그야말로 ‘금(金)값’이었다. 사상 최고가로 치솟으면서 진작 금을 사둘 걸 그랬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돌 선물로 금반지 하나 사기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야말로 금의 시대였다. 그런데 최근 금 얘기가 쏙 들어갔다. 올 들어 금값이 기를 못 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9월에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싸게 금을 살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일까 아니면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일까.

5월 17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153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개월래 최저 가격으로, 작년 9월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한 이후 꽤 오랜 조정 국면에 빠져 있다.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값이 하락하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전자산이라면서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들까지 금 모으기 열풍에 빠졌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온스당 1900달러 정점 찍고 하락지난해 금이 주목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가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데 이어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도 고전했다. 여기에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달러를 마구 풀면서 달러화 가치는 더욱 형편없어졌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최후의 기축통화’라는 별명을 가진 금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데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유럽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게다가 한동안 주식시장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시가총액도 줄어들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금값이 두 배가량 오르면서 금 ETF의 시가총액은 세배 넘게 올랐다. 그러나 고점 이후 금값이 하락하면서 ETF 시가총액도 감소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금을 더는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소영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우려가 몇 년째 지속되면서 안전자산도 바뀌고 있다”면서 “기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미국 달러,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미국 채권, 금에서 미국 달러, 일본 엔화, 미국 채권, 독일 채권으로 안전자산이 재편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과 안전자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자산으로 각광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 둔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면서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럼 앞으로 금값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당장 큰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귀금속보다는 1차 금속 등에 대한 수요가 큰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금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배경이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상품가격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 강세까지 점쳐지고 있어 투기 수요 비중이 높은 금값이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 둔화와 인도의 금 수요 감소 우려가 단기적인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면 상승곡선은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의 기대치가 높은 것이 문제일 뿐 금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는 있다는 것이다. 금은 지난 11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안겨다 준 상품이다. 연평균 수익률은 18.2%다. 11년간 미국 S&P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1.5%였다. 이처럼 탁월한 수익률을 자랑하다 보니 그동안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설명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금의 투자 매력이 줄어든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자처 중의 하나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 가격 상승 사이클을 볼 때 금 가격의 급등 국면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보다 변동성이 낮아져 안전자산으로서의 순기능에는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펀드 애널리스트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금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은 유효할 것”이라면서 “투자기간을 확대해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이 실물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자산 일부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금은 어떻게 투자하면 될까.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금괴(금을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상품화한 것·골드바)를 직접 사는 현물 투자가 있고, 미니 금 선물, ETF, 펀드 등 간접투자 방법이 있다. 또 은행을 이용하는 ‘골드뱅킹’도 있다. 이 중 금 실물을 직접 사들이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10%의 부가세를 내야하고, 실물 보관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싶다면, 통장을 만들어 조금씩 매입하는 상품인 ‘골드뱅킹’에 가입하면 된다. 골드뱅킹은 본인이 스스로 살 금 수량을 정해, 매일 또는 매주, 매월 적립하는 식이다. 은행이 국제 금 시세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을 따져 금으로 적립해준다. 그렇지만 금 시세뿐 아니라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다. 아울러 일반 예금과 달리 원금보장이 되지 않고,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단기 투자대상으론 금 ETF단기 투자를 원한다면 금 ETF에 관심을 둘 만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금 관련 ETF는 KODEX골드선물이 있다. 금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물이 아닌 선물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실제 금값과 괴리가 존재할 수 있다. 원금손실 가능성을 피하려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금 파생결합증권(DLS)이 적합하다.

금 DLS는 금값 변동에 따라 만기 시 사전에 정해진 수익구조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원금보장 정도, 옵션 종류, 투자 기간 등에 따라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하다. 골드뱅킹을 비롯해 ETF, DLS 등은 매매차익에 대한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이 밖에 금 펀드도 있다. 금 펀드는 크게 금광업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과 금 선물 지수에 투자하는 파생형 펀드 두 가지가 있다. 펀드별로는 투자 대상, 전략, 환헤지 여부 등이 다른 만큼 펀드별 특징과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고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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