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주지 말고 다 쓰고 가라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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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주지 말고 다 쓰고 가라

물려주지 말고 다 쓰고 가라





“다 쓰고 죽어라.”누군가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부쩍 길어진 노후생활에 대한 고민이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다 쓰고 죽으라니? 다 쓰고 죽을 돈이나 있단 말인가? 또 남은 가족을 위한 상속은 어떻게 하란 소린가? 끊임 없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어느 것도 확실한 게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언제 회사를 떠나게 될지 모르고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며 노후는 불안하기짝이 없다. 한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남들보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경쟁심리가 늘 우리를 괴롭힌다.여기에 오래 사는 것이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살면서도 우리는 부모세대의 노후준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상황이 변하면 삶의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법. 미국 최고의 재무설계사이자 라이프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스테판 M. 폴란은 『다 쓰고 죽어라』에서 우리에게 4가지 새로운 삶의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 당장 사표를 써라물론 진짜로 사표를 쓰라는 말은 아니다.마음속으로 사표를 쓰고 ‘내 인생의 주체는 바로 나’라는 독립적인 생각을 가지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직장에 갈 수 있었고, 맡은 일을 잘하면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라갔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마치 자유계약 선수가 된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직장에 목을 매서 일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붓다

보면 결과적으로 가족, 그리고 자신의 꿈과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그러다 어느 순간 자리에서 밀려나면 그때부터 뒤늦은 방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기 불황 등 대외여건이 계속 안 좋아지면 고용 불안 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일 자체를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로 두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금으로 지불하라우리는 오래 전부터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삼았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돈을 빌렸다 갚고 다시 빌리기를 반복하며, 주변에는 소비의 기쁨과 외상거래를 부추기는 광고들이 널려있다. 수년 전만 해도 이 모든 것들이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제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시장은 계속 정체돼 있고 나이가 들수록 수입은 줄어들며 과도한 차입은 파산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 필요한 격언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현금으로 지불하라는 것’이다.

분수에 넘치는 것은 쳐다보지 말고, 무언가 사야 하는 것이 생겼을 때는 일단 저축을 하면서 기다리자. 기다린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 줄만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현금으로 구입해야 한다. 집을 장만할 때도 좀 더 기다렸다가 사면, 예전 같으면 두 번째로 구입했을 집을 처음에 살 수 있다.

절약은 즉각적인 욕구를 충족하기보다는 정신적인 보상을 오래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더욱 중요한 한 가지는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절약은 이전과 달라진 환경에 놓인 우리들이 적자의 늪에 빠져 허덕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구명 장치와도 같다.



은퇴하지 말라모든 사람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은퇴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은퇴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첫째, 60세는 늙었다.

둘째, 노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행복하다.

셋째, 나이든 사람들은 다음세대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일을 못한다는 편견이 우리 모두에게 은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일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일은 놀이만큼이나 우리 삶에 중요한 부분이다. 또 예전에는 일이 육체노동을 의미했지만,지식사회로 변화하면서 나이 든 노동자가 젊은 근로자보다 비생산적이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이네 가지가 새빨간 거짓말이란 사실을 깨닫고 나면 우리는 은퇴에 기꺼이 작별을 고할 수 있다.

실제로 은퇴를 가능하게 했던 경제 트렌드도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사회보장제도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부동산은 예전과 같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한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60세를 정년으로 정했을 때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63세였으며, 현재 베이비붐 세대는 60세 정년 이후 무려 20~30년을 더 살게 됐다. 이제 60세는 노년의 시작이 아닌 중년의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정년을 55세로 정했으나 이 불합리한 제도 안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대부분의 일본 노동자들은 55세 정년이 지난 뒤에도 임시직 등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일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력이나 승진을 포기하고, 노동시간과 비교했을 때도 비교적 적은 수입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정상에 오른 후 어느 날 가파른 절벽에서 추락하기보다는 천천히 산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도 평생 동안 여러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으로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



다 쓰고 죽어라재산을 모으고 유지하는 것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상속을 고려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젠 영원히 살 것처럼 재산을 모으기보다는 재산과 수입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즉, 세상을 떠난 뒤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되, 죽기 전에는 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산을 모아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가족을 돕고 자신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일에 돈을 쓰자. 재산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포

기하면 훨씬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다 쓰고 죽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삶을 즐기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어울리고 싶은 공동체 속에서 남은 여생 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사는 집을 수입원으로 삼아야 한다.

또 살아가는 동안의 위험에 대비한 보장 준비, 가족과 사회단체에 베풀려는 노력, 노후까지의 수입원 확보도 중요하다. 여기에 죽을 때까지 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적당한 시기에 재산을 연금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다 쓰고 죽는 것은 능력껏, 즐겁게 사는 것이지 분수에 넘치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한다면 인생에 대한 두려움, 고민이나 갈등에서 벗어나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노후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 미래에 대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자. 그 실천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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