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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국채 매입 증시에 단비

ECB 국채 매입 증시에 단비



국내외 경제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안은 줄었지만 성장을 이끌 모멘텀이 여전히 약하다. 지난 2분기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독일,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만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을 뿐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경기 둔화가 더 심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 회복 방안이 논의됐지만,초점이 재정 위기의 악영향을 막는 수준에 그쳐 경기 회복으로는 발전하지 못했다. 중국은 유럽 경기 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7월 수출 증가율이 1.0%에 그쳤는데 유로존에 대한 수출이 13.5% 줄어든 게 원인이었다. 중국 역시 경기 부양을 검토하고 있지만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유럽·중국 경제 부진미국 경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태다. 일부 고용과 소비 지표가 개선됐지만 강도가 강하지 않다. 7월을 기점으로 제조업 경기가 수축국면에 진입했고 서비스업 경기도 둔화되고 있다. 경기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완화 정책이 발표됐다. 그 결과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고, 유럽 역시 0.7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럽은 미국, 일본과 비교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가 있다. 9월이 그 시기가 될 전망인데, 재정위기 과정에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는 때가 9월이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9월에 지급준비율과 금리 중 하나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은행은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각각 3차례와 2차례 인하했다. 이 조치에도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책이 한번 시작되면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기조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지역에서 경기 부양 대책이 수립됨에 따라 당분간 부양책이 주식시장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시행여부가 중요한데 금융시장 회복의 단초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시장의 기대와 달리 이른 시간 안에 양적 완화가 단행되기 어렵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우선 실제 영향력이 크지 않아서다.

2008년 하반기에 시작된 1조7500억 달러의 1차 양적 완화는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2010년 11월에 있었던 6000억 달러의 2차 양적 완화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시장은 이미 양적 완화의 한계에 대해 알고 있다. 두 번째는 정책 목표가 되고 있는 시중금리가 낮은 상태여서 유동성을 확대하더라도 금리가 떨어지기 힘들어서다. 전체적으로 양적 완화를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경기 부양 대책도 마찬가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 대책을 발표하려면 실업률이 높아지거나 외부 환경이 급변해야 한다. 2010년 11월에 2차 양적 완화를 실시될 수 있었던 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고용이 감소한 이유가 컸다. 최근에는 고용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부양 대책을 쓸 여건이 아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한다면 내부 변화가 없어도 부양책을 쓸 수 있지만 현실화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유럽은 국채매입 프로그램(SMP)의 재개 여부가 관건이었다. 현재 유럽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외에 재정 위기에 대응할 주체가 없다. 항구적 기구로 추진하고 있는 유로안정메커니즘(ESM)은 독일의 위헌 소송 때문에 아직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유로재정안정기금(EFSF)이 있지만 가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

EFSF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 규모는 2000억 유로 정도로 올 9~12월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 자금을 막에도 버거운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이 8월 회의에서 위기국의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9월 6일에 무제한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올 초 이탈리아 금리가 6% 이하로 떨어지면서 국채 매입이 중단된 바 있다.경제는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주요 부분이다. 국내외 경제가 낮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주가가 오를 수 없다. 올 초 상황이 이를 잘 보여주는데 외국인 매수와 유럽 사태에 진전이 있었음에도 경기 둔화에 눌려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반등 작았던 종목 눈여겨봐야주식시장이 경기 부진과 정책 기대 사이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있다. 외국인 매수가 한동안 힘을 발휘했지만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영향력이 사라졌다. 경기 회복 없이 돈의 힘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는데, 경제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경우 연말이 돼도 시장은 지금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주가가 두 번 올랐다. 경제가 좋지 않은 걸 감안하면 시장이 일방적인 약세만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9월은 그럭저럭 지나가겠지만 4분기가 걱정이다. 9월에는 유럽 위기국가의 채권 만기가 많지 않지만 10월부터는 그 양이 늘어난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의 3차 양적 완화가 무산될 경우 시장의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위 아래가 제한된 상황에서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8월에 상단을 한번 확인했기 때문에 천천히 바닥까지 내려오는 약세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장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종목 흐름도 바뀌었다.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8월에 이미 그 가능성이 보였었다. 연초와 지금은 상승의 모습이 차이가 있다. 연초에는 삼성전자의 주도하에 IT주식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반면 현재는 주도주가 없다.

8월 반등 때 종목별 주가를 봐도 삼성전자와 은행주, 증권주 사이에 상승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대형주중에서 새로운 고점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종목이 없다. 시장의 빠른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다.따라서 종목 선택의 기준을 어떤 주식이 더 떨어지고 반등이 작았는가로 좁혀야 한다. 최근까지 그 대상이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었지만 주가가 떨어질 경우 대형주가 오르고 중소형주가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장이 유동적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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