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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대선 압도한 삼성전자 영향력

Stock - 대선 압도한 삼성전자 영향력

실적 전망 밝아 기관 집중 매수…자동차 주식이 바통 이어받을 지 관심



삼성전자 덕에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삼성전자 역시 6개월 만에 고점을 갱신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상승은 세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기관 매수세가 집중됐다. 11월 들어 기관투자자는 7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해당 기간 기관 순매수가 9000억 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전체 순매수의 78%가 한 종목에 몰린 것이다. 과거 어떤 주식에도 이런 정도로 매수가 집중됐던 예가 없다. 시장 에너지가 극단적으로 한 쪽으로 쏠린 만큼 주가가 상승하는 게 당연했다.

기관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데에는 기업 내용이 개선되고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거시 경제 둔화로 반도체와 핸드폰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높은 시장 지배력과 기술 및 원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고가 스마트폰만 생산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중저가에서 고가까지 스마트폰 전 제품을 라인업 해서 1위 업체로서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우려했던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 확대에 따른 마진 하락 역시 피처폰 비중이 함께 줄어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애플이 아이폰3를 출시했음에도 갤럭시 S3와 갤럭시노트2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런 효과 덕에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은 시장예상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분기 전체 스마트폰 판매가 61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인데 이 경우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조1000억원, 8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다.

주가 속성도 삼성전자 상승에 한 몫을 했다. 시장의 정체가 길어지면 내부적으로는 상승과 하락 종목이 뚜렷이 갈리는 변화가 나타난다. 주가가 정체될수록 시장 에너지가 한 쪽으로 쏠리기 때문인데 이번에는 그 대상이 삼성전자였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어디까지 상승할까를 논하는 건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 에너지가 쏠릴 경우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상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시장이 삼성전자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이기 때문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하지만 당분간은 시가총액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등락은 종목 하나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비정상적 수준까지 오를 수도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향후 5년 동안 국내 경제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재료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선거 중에서 주식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건 1987년 대통령 선거다. 대통령 직선제가 16년 만에 처음 시행돼 영향력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모든 재료에 반응했다.

개발 사업에 치우친 공약 내용도 선거의 효과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주가는 선거 이전까지 지지부진하다 선거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에 선거를 불확실 요인으로 봤기 때문인데 결과가 나오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주가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1987년을 정점으로 선거의 영향력이 계속 약해졌다.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검증이 끝났고, 남북문제를 통해 선거보다 더 격심한 정치적 이벤트를 겪었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게 사라졌다. 그 결과 2007년부터 시장 전체의 반응은 없어지고 대신, 종목별 테마주를 만드는 형태로 바뀌고 말았다. 테마주도 미국처럼 정책에 기반하는 형태가 아니라 인적 구성에 의존하는 형태로 굳어졌다.

이번 선거 역시 주식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쟁점이 성장에서 복지와 분배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담론일 때는 각종 개발 공약을 비롯해 경제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고, 이 부분이 재료로써 역할을 한다. 이번 선거는 이 과정이 생략돼 있다.

미국 재정절벽과 유럽 재정위기 등 해외 요인이 시장의 중심이어서 국내 요인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점도 선거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성장 공약이 나온다 해도 해외경제와 주식시장에 묻혀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다. 공약이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눈 앞에 있는 현실이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분점해 재정절벽 문제가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실체 없는 막연한 공포였다. 주가가 회복됐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그리스 문제의 추가 발생 가능성 약화 등이 상승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가장 큰 부분은 공포에서 벗어난 때문이다. 11월은 한달 내내 공포가 형성되고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종목별 순환매 이어질 듯심리적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시장이 다시 본질로 돌아왔다. 미국이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 중국 경제가 과거처럼 힘찬 상승을 지속할 수 있을지, 지금 주가 수준이 이런 기대를 얼마만큼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시장이 다시 변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미국 경제가 느리지만 안정적인 확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은 오래 전부터 시장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새로운 변화가 오지 않는 한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 경제는 회복 속도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짧은 성장 조정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성장 구조가 고도성장에서 중간 성장으로 넘어오는 형태여서 확인이 필요하다. 연말까지 주식시장은 상승, 하락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12월부터 2013년 경제 전망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 또한 시장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재료가 되기 힘들다.

종목별 흐름에서는 삼성전자를 대신할 종목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대상이 있다면 시장은 스스로 가격을 만들어 가는 종목을 통해 유지될 수 있다. 반면 이 대상이 없으면 상승이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여름까지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을 끌고 왔던 자동차 주식이 1차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IT주식도 그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면에서 삼성전자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단순 반등 이상으로 주식시장을 끌고 갈 수 있는 종목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종목별로 순환매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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