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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박스권 뚫고 오를 힘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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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절벽, 경기, 유럽 사태 호전 가정해도 현재 주가 높은 수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월 1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재정절벽에 관한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월 1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재정절벽에 관한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정절벽 해결, 국내외 경기 3분기 바닥, 유럽 사태 진정 국면…. 세가지 가정을 가지고 시장을 분석해 보자. 첫째 미국은 재정절벽을 무난히 넘긴다. 둘째 국내외 경기가 3분기에 바닥을 기록했다. 셋째, 최소 1년 내에 유럽 재정위기가 재현되지 않는다. 이 가정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그림이다. 물론 경기 회복 정도 같은 질적 부분을 담아 내지는 못하지만.



최상의 시나리오 현실화 가능성가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절벽 부분을 보자.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혜택 연장 여부다. 민주당은 중산층에 한해 소득세 감면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은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가구의 소득세를 감면해 주자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타협의 여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양당은 예정된 재정 긴축을 실행할 경우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이 사실을 놓고 유추해 보면 재정절벽에 관해 민주-공화 양당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서 합의점이 찾지 못하고 있을 뿐 큰 부분에는 이견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 타협이 가능한 사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파국을 맞는 경우는 흔치 않다. 협상을 진행하는 당사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것도 긍정적이다. 만일 선거 기간이라면 양당 모두 표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은 과정의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결정에 참여한 모든 집단에게 비난이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한쪽에 치우친 정치적 결정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인데 재정 절벽도 마찬가지다.

3분기가 경기 저점인지 여부를 살펴보자.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7%를 기록했다. 11월 발표된 잠정치 2.0%보다 0.7%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최고치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 정치가 큰 폭 상승한 것은 미국 기업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해 재고 생산을 늘린데다 수출이 예상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가계 구매는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형태는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회복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

9월부터 중국의 경제지표도 완전히 달라졌다. 월별 수출이 2011년보다 증가하기 시작했고, 투자와 소비도 늘어났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후 경기 부양 대책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지만, 이런 악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아졌다.

국내 경제는 여전히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월 경제지표를 보면 광공업생산만 전월비 0.6% 상승했을 뿐 소비, 서비스생산, 설비투자 등 모든 지표가 하락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4분기 들어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월에 수출이 1.1%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 3.9%가 늘어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잡히는 수치가 많지 않지만, 우리 경제 구조상 성장률이 3분기에 기록했던 1.5%보다 낮아지기 힘들다. 최근 대외 경기 불안 완화와 수출 증가를 고려할 때 3분기가 국내 경기 바닥인 게 맞고 국내 경기 역시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에 대해 437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큰 산을 넘었다. 이행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리스가 강력한 긴축 재정을 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는 시간이 흐른 후에나 문제가 될 부분이다.

앞에서 가정한 세가지 전제는 현실성이 없는 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대한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 아래 주식시장을 전망해 보자. 상황이 좋으니까 주가가 계속 올라갈까? 문제는 주가다. 주가가 낮다면 시장이 상승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에 대한 종합 판단을 고려해 주가가 형성될 것이다.

현재 주가는 낮지 않다. 올 초 이후 미국 S&P 500지수가 12% 상승했다. 독일 주식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에도 30% 가까이 올랐다. 경기와 상관없이 주가가 움직였으며, 경제가 바닥에 도달하기 훨씬 전부터 회복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절대 주가 수준을 봐도 그렇다. 미국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와 1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마저도 최근에 주가가 떨어져 차이가 벌어졌지 한창때에는 격차가 4%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시장도 차이가 15%에 불과하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주가가 움직일 공간이 크지 않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 경우 경기 회복 속도보다 주가가 느리게 움직일 수 있다.

국가별 주가에서 종목별 동향까지 주식시장에 일관된 흐름 하나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이 주가 수준에 대해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1월 중순 이후 일본과 대만시장이 각각 10%와 7% 상승했다. 반면 재정절벽 해결과 경기 회복의 가장 큰 수혜 국가로 꼽히고 있는 미국은 상승률이 4.4%에 그쳤다. 일본과 대만 시장의 경우 그동안 하락에 비해 반등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대만 시장은 큰 폭 하락 따른 반등주식시장의 종목별 흐름에선 두 가지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삼성전자의 상승이다. 4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와 기관 매수를 바탕으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으며 이후에도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연초보다 삼성전자의 파급력이 약해졌다는 사실이다. 연초에는 삼성전자가 다른 IT종목은 물론 유사한 업종 대표주까지 같이 끌고 올라온 반면 지금은 혼자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파괴력이 확산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삼성전자가 상승하는 동안 한 쪽에서는 순환매가 꾸준히 이어졌다. 주가 하락률이 일정 수준에 이르는 종목을 대상으로 반등이 이루어지는 형태다. 지금은 시장을 끌고 나갈 만큼의 에너지가 축적된 종목이 없는 상태다.

이런 한계 때문에 시장에서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여건이 나아졌지만 아직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정도로 상황이 개선되진 않았다. 위 아래가 막힌 시장이 종목별 흐름까지 제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 때문에 당분간 순환매가 시장의 한 축으로 역할을 담당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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