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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호 2026-06-15

콩이의 일생 24조 산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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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댕댕이가 벌써 70대라니"…노후돌봄·장례 시장 커진다 [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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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 안녕. 나는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된 말티즈 콩이야. 우리 동네 반려견 키즈카페를 가면 이제 내가 최고참인 것 같아.예전처럼 빨리 뛰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주인 부부 곁에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어. 다만 요즘은 병원에 가는 횟수가 부쩍 늘었어. 관절도 예전 같지 않고, 심장약도 챙겨 먹고 있거든. 하루는 배가 많이 아팠는데 주인 부부가 걱정할까 봐 꾹 참은 적도 있어.그래도 괜찮아. 주인 부부는 여전히 나를 ‘가족’이라고 부르고 나도 행복하거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주인 부부가 나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었어. ‘노령견 돌봄’ ‘호스피스’ ‘장례 서비스’ 같은 얘기들을 말이야.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 부부 표정이 어딘가 슬퍼 보였어. 혹시 이제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콩이의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몇 살일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 평균 수명의 경우 소형견은 15~20년, 전체 평균은 12~15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견은 7~8세, 중·대형견은 6~7세 전후부터 노령기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국내 등록 반려견 가운데 9세 이상 비중은 전체의 40%를 넘어섰다.일반적으로 반려견의 경우 0~3세는 10~20대, 3~7세는 30~40대, 7~13세는 50~60대, 13세부터는 70대 이상으로 본다. 올해 15세가 된 콩이는 사람 나이로 치면 70대 고령자가 된 셈이다.재활부터 호스피스, 돌봄까지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10명 중 7명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느낀 증상으로 ‘돌봄 부족에 대한 자책·후회’(71.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살아 있을 때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크게 후회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노령견이 된 이후부터 반려인들의 돌봄 수요는 더 커진다. 노령견이 되면 ▲심장질환 ▲관절질환 ▲치매 ▲당뇨 ▲신장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 하나둘 나타나기 때문이다. 콩이 같은 노령견을 키우는 반려인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와 재활 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이에 대형 동물병원들은 수중 러닝머신과 물리치료, 마사지, 운동치료 등을 제공하는 반려동물 재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노령견 건강검진 패키지와 치매 관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비용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재활치료는 회당 수만원에서 10만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기 프로그램으로 이용하면 월 수십만원이 들기도 한다. 상당수 프로그램은 펫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보호자가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실제 14세 푸들을 키우는 노연섭(45)씨는 최근 1년 동안 노령견 케어 비용으로 매달 80만원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심장약과 신장질환 약값, 월 2회 재활치료와 정기 건강검진, 영양제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한 달에 80만원 정도를 쓴다”며 “10년 넘게 함께 울고 웃은 가족이 아프다고 생각하면 이 정도 비용은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택에서 반려동물 호스피스를 진행하는 반려인들을 위한 산소방 렌탈 서비스도 인기다. 말기 암이나 중증 심장질환을 앓는 반려동물들이 산소방에서 마지막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돕는 서비스다. 업체별로 1개월 렌탈에 약 10만~2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방문 돌봄 서비스도 늘고 있다. 반려견이 하루 세 번 약을 먹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경우 전문 인력이 집을 방문해 식사와 투약을 돕는 방식이다. 비용은 1회 2만~5만원 수준이며 정기 이용 시 월 50만~100만원 이상이 들기도 한다.서울의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슬개골 탈구나 디스크 수술 이후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노령견의 근력 유지를 위해 정기 방문하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며 “아직 사람의 실버산업처럼 대중화된 시장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가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반려인들의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장례도 가족처럼…상조시장까지 확대과거에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단순 화장이나 뒷산에 매장하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례식은 물론, ▲추모관 ▲유골함 ▲메모리얼 스톤 ▲펫보석 제작 등 사람 장례와 유사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펫포레스트, 21그램, 포포즈 등 전문 장례업체들도 늘고 있다.비용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반려동물 장례 비용은 체중에 따라 25만~1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유골함과 추모보석, 봉안 서비스 등을 추가하면 수백만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반려인들의 거부감은 크지 않다. 10~2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가족의 마지막 길을 제대로 배웅하고 싶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상조 구독서비스도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다. 보람그룹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공기청정기 구독과 펫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B&케어팩’을 삼성전자 가전 판매 업장인 삼성스토어에서 선보였는데 최근 입소문을 타며 가입건수가 크게 늘었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 체취와 냄새 제거에 특화된 공기청정기 구입을 위해 펫가전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자연스레 삼성스토어를 찾았다가 상조 상품과 결합된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B&케어팩은 지난달 중순 출시 된 후 기존 보람상조 가전결합 상품의 올해 1~4월 누적실적 대비 약 190%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구독 서비스에는 보람그룹의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 ‘스카이펫’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월 구독료는 72개월(6년) 기준 4만원대이지만 B&케어팩 제휴상품 가입 시 월 2만원 수준의 캐시백이 6년간 추가로 지급된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예전에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뒤 장례업체를 급하게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생전에 장례 방식이나 추모 방법까지 미리 고민하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6.06.15 08:00

5분 소요
“나보다 반려동물이 더 잘 챙겨먹어요”…약 먹는 댕댕이들 [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④

헬스케어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 안녕. 나는 이제 여덟 살이 된 말티즈 콩이야. 어릴 땐 아무거나 잘 먹고 하루 종일 뛰어다녔는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 병원에 갈 때마다 체중을 조심하라는 얘기를 듣고, 관절 건강도 챙겨야 한대. 그래서인지 내 밥그릇 옆에는 영양제와 약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어. 예전엔 간식만 먹으면 됐는데 이제는 매일 챙겨 먹는 약도 생겼지. 주인님들은 내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가끔은 나보다 주인님이 더 대충 먹는 것 같은데, 어쩌면 내가 사람보다 더 좋은 걸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어.말티즈 ‘콩이’가 여덟 살이 되자 김모 씨 부부의 소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는 사료와 간식, 예방접종 정도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건강검진과 ▲영양제 ▲처방식 사료 ▲관절 관리 비용까지 챙겨야 하는 나이가 됐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펫 산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사료와 간식, 장난감 중심이던 시장이 이제는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노화 케어를 포함한 ‘펫 헬스케어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수의업계에 따르면 반려견은 일반적으로 7~8세 이후부터 노령기에 접어든다. 의료 기술 발달과 영양 상태 개선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 반려동물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나이가 들수록 ▲관절염 ▲슬개골 탈구 ▲심장질환 ▲신장질환 ▲간질환 ▲치주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과거에는 병이 생긴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려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 실제 동물병원 업계에서는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심장검사 ▲치과검진 등을 포함한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검사 비용은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까지 형성돼 있다. 한 수의사는 “예전에는 예방접종 정도가 주요 의료 소비였다면 최근에는 정기 검진과 만성질환 관리가 핵심 소비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영양제부터 맞춤형 식단까지…치료보다 예방헬스케어 시장 확대는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 산업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관절 건강과 ▲눈 건강 ▲장 건강 ▲피부 관리 ▲면역력 강화 등 기능별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유산균과 오메가3, 항산화 성분 등을 담은 제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식사 역시 단순 사료를 넘어 맞춤형 관리 영역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비만 관리용 ▲신장질환용 ▲간질환용 ▲당뇨 관리용 등 질환별 처방식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체중 ▲나이 ▲품종 ▲건강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수요가 늘면서 체중 관리와 운동 프로그램, 재활 치료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다. 사람처럼 건강검진을 받고 질환 위험도를 점검한 뒤 영양제와 식단,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이 반려동물 시장에도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노령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지출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병원 방문 시 발생하는 일회성 진료비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약과 영양제 ▲처방식 ▲정기검진 등 지속적인 관리비 비중이 늘고 있다. 관절 관리 영양제와 심장약, 간 기능 개선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매달 일정 금액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 반려인은 “이제는 사료값보다 영양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달도 있다”며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용 비만치료제 열풍을 이끈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의 반려동물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려동물 비만이 관절질환과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중 관리 역시 새로운 헬스케어 시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반려견과 반려묘를 대상으로 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향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가 건강도 챙긴다…펫테크 시장 확대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펫테크’(Pet-Tech)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이 발생한 이후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유전자 분석과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하고 맞춤형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반려동물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질환의 위험도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영양제와 식단을 추천하거나, 건강 상태에 따라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다.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목걸이나 하네스 형태의 기기를 통해 활동량과 수면 상태, 심박수 등을 측정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스마트워치가 건강관리 도구로 자리 잡은 것처럼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펫 헬스케어 시장이 단순 의약품과 영양제를 넘어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 펫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료와 간식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건강검진과 영양제, 맞춤형 식단,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소비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예방·관리 시장이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5 07:30

4분 소요
김재원 코스포 의장 “AI 생태계 조성, 대기업-中企 원하청 구조 혁신부터”

CEO

‘글로벌 빅테크’ 엔비디아·AMD·애플 등을 거친 실무형 인재가 인공지능(AI) 생태계 혁신을 꿈꾸며 국내 스타트업 단체의 수장을 맡았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수수하고 정돈된 겉모습과 달리 ‘도전’을 선호하는 저돌형으로 성공적인 창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기존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타파하는 혁신을 통한 ‘디지털 기술의 민주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AI 생태계, ‘원하청 구조’ 벗어나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10주년 해에 중책을 맡은 김 의장은 AI 업계의 ‘브레인’으로 통한다. 그가 창업한 엘리스그룹은 지난 6월 8일 네이버클라우드·삼성SDS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부가 우선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B300 모델 2560장을 엘리스그룹이 확보·구축하게 됐다. 엘리스그룹이 민간·공공의 AI 혁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지원받는 기업으로 선정됐듯, 김 의장도 스타트업계의 AI 생태계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낙점받았다. 그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초거대 AI 인프라 사업)는 오픈AI·오라클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것로 보여지는데 거기에는 10년도 안 된 창업 기업들이 다 포함됐다. 미국도 풀스택이라고 했을 때 영역별로 소·중·대기업이 다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만 유독 대기업에 맡기고 대기업이 알아서 선택하는 구조다.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다. 풀스택 프로젝트가 하청이 되는 순간 문제가 많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에서 잘하는 기업을 선발해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AI 생태계 혁신은 이런 원하청 구조와 개념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김 의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관점보다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솔루션이 합쳐져야 한다.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 실제 대기업보다 더 좋은 상황인데 구조적으로 그걸 잘 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자본·안정성과 스타트업 기술력의 결합이 진정한 협업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에서 버티컬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고, 대기업은 자본이 풍부해 이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기술력의 깊이가 대기업이 보유한 안정성과 결합했을 때 고객 입장에서도 신뢰가 생길 것”이라며 협업의 방향성을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원활한 협업을 위해 세밀한 협의체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방 분야의 AI·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협의체인 ‘방위산업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정부의 방산 4대 강국 전략 과정에서 민·관을 연결하는 공식 창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김 의장은 “협의체들이 ‘버티컬 AI’라고 볼 수 있고 스타트업이 강점을 낼 수 있는 부분이다. 방산 분야의 협의체는 이미 국방부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기후테크 협의체도 여러 가지 재생 에너지의 버티컬한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들이 뭉쳤다. 이런 협의체들이 출범해 대기업과 협업하는 게 목표”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좋은 솔루션을 발굴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 기업을 더 많이 발굴할 수 있게끔 논의를 많이 하고 평가 구성도 다양화해야 한다”며 “‘AI 기술 쿼터제’로 여러 기업을 포함시킨 후 실증 기관을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면 더 안정적으로 사업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가령 처음에는 10개의 혁신 대표자를 포함시키고, 각 단계별로 조건을 마련해 통과시키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이다. 무산된 ‘AI 교과서’, 새로운 전환점 계기 AI 시대를 맞아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과거보다 확대되는 추세다. 김 의장은 “국가별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많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보통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들 사이에 낀 3국”이라며 “한국의 제3지대 솔루션은 특히 중동에서 많이들 찾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선구적인 기술 트렌드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선구자적인 기업들이 많고 빠르게 앞선 솔루션들을 개발한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국가 맞춤형으로 좀 더 빠르게 혁신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국가에서 먼저 실증 사업을 따낸 뒤 역수출한 스타트업 사례도 있다. 자율주행 선박회사 씨드로닉스는 싱가포르 해군에서 인정받은 뒤 한국 국방부의 벽을 뚫었다. 그는 “씨드로닉스의 경우 처음에는 국방부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싱가포르 해군의 실증 사례를 통해 오히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한국에 납품하고 있다”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타 국가에서 요구하는 솔루션을 맞춤형을 빨리 만들어줘 성공한 사례”라고 평했다. 김 의장이 이끌고 있는 엘리스그룹도 싱가포르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 엘리스그룹은 싱가포르 교육부와 AI 교과서 구축 사업을 함께하며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AI 교과서’가 정쟁 이슈로 한순간에 폐지됐다. 그는 “정부의 요구대로 GPU 구매부터 플랫폼 개발과 모델 개발까지 ‘AI 교과서’를 거의 다 완성했는데 계엄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단숨에 폐지돼 정말 충격이 컸다”며 “그러면서 AI 풀스택 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교육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할의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면서 점점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395억원을 올렸다. 사업 비중이 2024년 교육 90%, 클라우드 10%에서 2025년에 클라우드가 40%까지 확대됐다. 현재 5000여곳 이상의 스타트업·대학·연구기관에 AI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는 “AI라는 도구가 핵심인데 좀 더 넓게 보면 디지털 기술이다. AI로 인한 정보의 격차가 기존 10배에서 1만배 이상의 양극화가 생길 수 있는 흐름”이라며 “기술 혁신을 통해 AI 도구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그런 디지털 기술의 보편화와 민주화가 목표”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엘리스그룹이 인프라라는 기술력으로 씨앗을 뿌리고 기반을 만들면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그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생태계 조성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2026.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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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주저앉힌 네이버, ‘AI탭’으로 되살린 토종 포털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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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AI) 검색 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진검승부에서 네이버가 구글을 찍어 누르며 시장 판도를 뒤집는 분위기다. 대화형 검색의 핵심인 ‘AI탭’으로 그간 안방을 야금야금 잠식하던 빅테크를 단숨에 제압하며 토종 포털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AI 검색 단두대 매치 승자는웹 분석 서비스 인터넷트렌드 기준 네이버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지난 5월 1일 63.78%로 반등하더니, 한 달가량이 지난 6월 7일에는 71.46%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매섭게 세를 확장하던 구글의 점유율은 24.53%로 주저앉았다. AI탭 베타 론칭 전인 4월 1일에만 해도 네이버의 점유율은 60.63%까지 밀려나며 ‘50%대 추락’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앞세운 구글이 30.54%로 무시 못 할 수준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었다.네이버의 위기 돌파구는 지난 4월 27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자를 대상으로 베타 출시한 AI탭이었다.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대화로 탐색 범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다. PC 메인 검색창과 AI 브리핑 하단, 쇼핑·플레이스 통합검색 결과 등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네이버는 최근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AI탭의 도입 성과를 공유했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 플랫폼 부문장에 따르면, AI탭은 베타 출시 후 한 달 만에 누적 사용자 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안착했다. 특히 사용자가 서비스를 다시 찾는 지표인 일주일 이내 재사용률은 36%에 달했다. 서비스에 대한 긍정 피드백 비중은 71%를 기록하는 등 초기 기대치를 상회하는 지표를 거뒀다.김 부문장은 “AI 검색이 실행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트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콘텐츠 기반 서비스에 최적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 설계와 정교한 데이터·도구 연동, 안정적인 운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AI 검색의 핵심 자산인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과 데이터 앤 툴, 그리고 실서비스 운영 기술 역량인 하네스 엔지니어링을 결합해 최적의 정보 탐색 환경을 구현했다”고 자신했다.AI탭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단답형 나열식 검색을 넘어 일상적인 질문부터 고도화된 정보 탐색까지 폭넓은 질의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일 여자친구와 뭐할까’라는 포괄적인 질문부터 ‘강남에서 카공하기 좋은 카페 중에 콘센트 있고, 좌석이 넓다는 리뷰 많은 곳 추천해줘’와 같은 복합적인 자연어 요청에도 사용자 맥락을 반영한 답을 제시한다.무엇보다 ▲쇼핑 ▲로컬 ▲플레이스 ▲블로그 ▲카페 등 네이버가 보유한 버티컬 서비스 간의 연결성을 극대화했다. 사용자가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창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탐색에서 예약, 구매 등 구체적인 ‘실행’까지 한 화면에서 물 흐르듯 이어주기 때문에 이용자는 후기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이처럼 사용자 지표에서 순항하고 있는 네이버 AI탭은 규제 측면에서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며 서비스 운영 기반을 다졌다.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AI탭이 ▲이용자의 과거 검색 서비스 이용 기록 ▲전체 공개된 블로그·카페 글에 대한 활동 기록 ▲쇼핑 이력 등의 데이터를 개인화된 답변 생성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 협의 사항 이행을 전제로 ‘적법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 민감정보는 추론·이용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AI 시대에도 ‘사람이 중하다’네이버는 대화형 검색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사람이 발품을 팔아 작성한 리뷰처럼 고품질의 원천 데이터가 확보돼야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I 검색 서비스의 품질을 최종 판가름할 ‘오리지널 데이터’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콘텐츠·데이터 생태계에 총 1조원을 투입하는 결단을 내린 이유다.새로운 창작자 펠로우십 프로그램인 ‘네이버 메이트’의 가동도 이런 이유에서다. 매월 전문성과 다양성을 인정받은 우수 창작자 3000명을 선발하고 연간 약 200억원 규모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기본 활동비 외에 각 분야 최상위 창작자 1명에게는 월 최대 1000만원의 파격적인 추가 지원금을 지급해 양질의 오리지널 데이터가 쌓이는 환경을 조성한다.김광현 네이버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국내 사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을 많이 찾는 이유는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수많은 정보가 가장 잘 검색되기 때문이며, 이 콘텐츠 자산 차이가 AI 서비스에서도 강력한 차별화 역할을 담당한다”며 “우리가 창작자 상생 노력을 배가하고 플랫폼 개선 체계를 고도화해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쌓아가면 향후 AI 시대를 넘어 그 어떤 기술적 변화와 발전이 찾아오더라도 네이버와 대한민국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네이버는 AI탭을 이달 안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 검색 점유율이 과거의 영광이었던 80~90%대까지 커지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거센 AI 파고에 밀려 주춤했던 토종 포털의 입지를 되찾는 셈이다.다만 장기적인 트래픽 수성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와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증권가는 네이버가 AI탭의 검색 편의성에 안주하지 않고 생성형 답변의 품질을 꾸준히 개선해야만 향후 안정적인 트래픽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확실한 체류시간 반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AI 답변의 퀄리티를 극한으로 높여야 한다”며 “사용자가 외부 연결 링크로 굳이 이동하지 않고 포털 안에서 모든 궁금증을 종결짓게 되는 이른바 ‘제로클릭’ 효과를 전략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2026.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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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실손 든다"…월 5만원 펫보험이 대세 된 이유 [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③

보험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 안녕. 나는 이제 세 살이 된 말티즈 콩이야. 산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얼마 전부터 오른쪽 다리가 자꾸 아프더라구. 병원에 갔더니 ‘슬개골 탈구’라는 어려운 이름의 병이라고 했어. 주인님은 괜찮다고 웃어줬지만 병원비가 꽤 비싼 모양이야. 얼마 전에는 동네 강아지 형이 심장 수술을 받고 병원비로 1000만원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 그때부터였을 거야. 주인님이 나의 보험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KB금융지주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의 최근 2년간 평균 치료비는 146만원에 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70만원 이상이 병원비로 지출되는 셈이다.이는 심장질환과 암, 신경계 질환 등 과거에는 치료가 쉽지 않았던 질환에 대한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의료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펫보험을 사실상 필수로 여기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슬개골 보험’서 사실상 ‘실손 보험’으로11살 말티즈 ‘몽실이’를 키우는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2년 동안 동물병원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처음에는 심장 잡음이 나타났다. 심장초음파와 CT 검사를 받았고 이후 매달 심장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치주질환과 피부질환 치료까지 겹치면서 병원 방문이 일상이 됐다.박씨는 “예전에는 감기나 피부병 때문에 1년에 몇 번 병원 가는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열 살이 넘으니 한 달에도 몇 번씩 병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최근 펫보험은 반려인들의 수요 확대에 따라 상품 성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해나 피부질환, 감기 같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 대비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보험료도 월 1만~3만원 수준으로 저렴했고, 슬개골 탈구 보장 여부가 주요 경쟁 포인트였다.하지만 최근에는 슬개골 탈구와 피부질환은 물론 MRI·CT 검사, 치과질환, 입원·통원 치료비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보장 한도 역시 과거 연간 수백만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2000만~4000만원까지 확대되는 추세다.이는 반려동물 의료 환경 변화와 맞물린다.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고 암, 심장질환, 척추질환 등 노령성 질환 치료가 늘면서 의료비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펫보험도 사람의 실손보험처럼 고액 치료비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세 살 말티즈 콩이의 월 보험료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현재 주요 손해보험사의 펫보험은 월 2만~8만원 수준으로 다양하다. 월 2만~4만원 상품은 자기부담률이 높고 보장 한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월 5만~7만원 상품은 MRI·CT 검사와 슬개골 탈구, 치과질환, 고액 수술 등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경우가 많다.실제 소형견에게 흔한 슬개골 탈구 수술은 한쪽 다리 기준 200만~300만원, 양측 수술과 재활치료까지 포함하면 500만~700만원 이상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미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은 콩이라면 향후 노령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심장질환이나 관절질환까지 고려해 월 5만원 안팎의 중보장형 이상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상품 가입 시에는 자기부담률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부담률이 30%라면 병원비 10만원 중 3만원은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7만원은 보험금으로 보전받는다. 현재는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따라 자기부담금 3만원 이상, 보장비율 70% 수준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가입 시기도 중요하다. 대부분 상품은 만 10세 이하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며 질병 보장에 30일 안팎의 면책기간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이 “아프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강상욱 마이브라운 상품마케팅팀 상무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펫보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업체로 꼽힌다. 보험 가입부터 진료, 보험금 정산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한 것이 강점이다. 가입자는 제휴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따로 청구할 필요 없이 진료비 결제시 본인부담금만 납부하면 된다. 현재 전국 400여개 동물병원과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반려동물의 수명 증가와 의료기술 발전에 맞춰 고액 수술·중증 질환 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2만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Q.펫보험은 어떻게 달라졌나.-펫보험은 원래도 실손형 구조였지만 과거 상품은 보장 한도와 횟수 제한이 많았다. 예를 들어 수술비를 보장하더라도 연간 2회까지만 보장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질환이 진단되고, 뇌수술이나 심장수술, 항암치료까지 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보험도 고액 치료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Q.펫보험에 가입하면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연간 보험료(월 보험료 5만원)가 60만~70만원 수준이더라도 중증 질환이나 수술이 발생하면 300만~1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는 사례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진료비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펫보험 가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Q.적정 가입 적기가 있나.-가장 많이 가입하는 시기는 입양 직후다. 사람으로 치면 태아보험과 비슷한 개념이다. 질병이 발생한 뒤에는 해당 질환에 대한 가입이 어렵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가입자도 0~1세 반려동물 비중이 가장 높다.Q.펫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보호자들에게 조언한다면.-반려동물은 3~4세까지는 비교적 건강하지만 이후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반려동물이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이 있으면 비용 부담 때문에 병원 방문을 미루지 않고 조기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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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갈 때 버리는 가구?… 100만번 앉아보는 이케아의 ‘퀄리티 전략’

산업 일반

kwonjiye@edaily.co.kr “저렴한 맛에 사서 쓰다가 버리는 가구.”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에 짙게 깔린 편견이다. 가볍고 얇은 압축 목재를 주로 사용하고, 소비자가 직접 나사를 조여 만드는 조립식 구조 탓에 내구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신이 배경이다. 하지만 이케아 제품이 저렴하고 가벼운 것이 품질 제어의 실패나 원가 절감을 쫓은 결과는 아니다. 오히려 안전을 담보하는 선에서 원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품의 견고함을 통제하는 ‘선택과 집중’의 방정식이 작동하고 있다.이케아는 이 ‘완벽한 가성비’를 통제하기 위해 전 세계에 단 두 곳의 자체 대형 테스트 연구소를 가동하고 있다. 1960년 세워진 스웨덴 엘름훌트 본사 실험실과 2010년 1월 아시아 공급망 총괄을 위해 오픈한 중국 상하이 펑시안구의 ‘ITCS’(Inter Testing & Consulting Services)가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외부 공인 테스트랩과 촘촘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품질 표준을 만족시키고 있다.연간 100만번의 혹독한 파괴 실험이케아 가구는 이케아 브랜드를 소유한 인터 이케아 그룹의 핵심 조직이자 제품군 개발·디자인을 전담하는 이케아 제품 개발 및 생산 총괄 본부(IKEA of Sweden, IoS)를 중심으로 연간 약 100만번의 혹독한 테스트가 휘몰아친다. 63개국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내구성과 사용 안전성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함이다.상하이의 ITCS는 이케아의 거대한 비밀 기지다. 이 연구소의 목적은 단 하나, 이케아 가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제품을 의도적으로 파괴한다.이곳의 일상은 소비자의 가구 사용 패턴을 철저하게 데이터화하는 과정으로 채워진다. 연구소 내 소파와 의자 검증 구역에서는 기계 로봇이 성인 남성 몸무게의 압력으로 좌판을 무자비하게 짓누르는 ‘체어 스트레서’ 실험이 24시간 내내 돌아간다. 의자는 1만번 이상 앉았다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매트리스 역시 수천번 이상 뛰고 밟히는 하중 테스트를 견뎌야만 시장 출격 자격을 얻는다.수납장과 드레스룸 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봇 팔들이 서랍과 슬라이딩 도어를 수천번에서 수만번, 강제로 열고 닫기를 반복한다. 사람이 평생 가구를 사용하는 빈도를 단 며칠 만에 압축해 시뮬레이션해 부품이 마모되거나 비틀어지는 시점을 정확히 측정한다. 이 가혹한 과정에서 레일이 헐거워지거나 경첩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해당 제품은 즉각 ‘출시 불가’ 판정을 받는다.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가구업체들도 의자에 앉아보는 등의 내구성 실험을 하고 있지만 이케아는 제품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품질에 공들여 제품을 만든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케아 본사에서는 디자이너·개발자·엔지니어 등 약 2400명의 인력이 품질과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에 투입된다. 이케아코리아는 이 기준을 통과한 약 1만여개의 홈퍼니싱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외부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오스트리아의 가구 철물 전문 기업 블룸사 등의 기술을 도입했는데, 글로벌 공식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하이 ITCS 연구소에서 염수 분무 테스트기(금속에 소금물을 뿌려 부식을 확인하는 장비)로 부품의 내구성을 이중으로 검증하고 있다. 프레임은 저렴하게 만들되, 관절은 명품 수준으로 단단하게 만들어 제품 수명을 늘리는 ‘역발상 구조’를 실현해 나가는 셈이다.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 가구가 구매하면 금방 쓰고 버릴 것 같지만 오래 쓴다”며 “주방 가구 시스템이나 특정 소파 라인업에 10년에서 최대 25년이라는 파격적인 무상 품질 보증을 제안할 수 있는 이유가 ‘공들인 품질’에 원동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키고, 부딪히고, 물어뜯고…아이 제품엔 더 가혹하게상하이 ITCS에서 일반 가구보다 훨씬 더 집요하게 진행되는 구역은 따로 있다. 전 세계 아이들의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어린이 제품 검증 구역이다. 면역력이 약하고 위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유해 물질 차단막과 파괴 테스트를 적용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검증이 목재와 직물에서 나오는 화학 유해 물질 정밀 측정이다. 이케아는 자체 화학물질 제한 규정에 따라 아동용 가구의 유해 물질 방출량을 까다롭게 통제한다. 물리적 파괴 실험실에서는 아이들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 패턴을 완벽히 재현한다.이케아의 글로벌 완구 품질 안전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장난감이나 작은 부품의 경우 영유아가 삼켜 질식하는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인간의 목구멍 크기를 모사한 원통형 실린더 장비에 부품을 넣어보며 크기 제한을 심사한다. 봉제 인형은 로봇 팔이 팔다리를 잡아당겨 봉제선이 터지는지 확인하는 인장 테스트를 거치고, 플라스틱 완구는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날카로운 파편으로 부서지는지를 확인하는 충격 낙하 실험을 수없이 반복하는 식이다.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강아지 인형의 경우 플라스틱 눈으로 출시됐다가 삼킴 사고 발생 우려로 봉제로 곧장 디자인이 변경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26.06.15 07:00

4분 소요
“유치원에 학원·피트니스까지”…반려견도 사교육 시대 [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②

산업 일반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안녕. 나는 생후 8개월 된 말티즈 콩이야. 요즘 나는 유치원에 갈 생각에 하루하루가 설레.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어놀 생각을 하면 벌써 꼬리가 절로 흔들리거든.그런데 유치원에 가는 것도 쉽지만은 않더라. 입학 전에 중성화 수술도 받아야 했고, 예방접종 주사도 여러번 맞았어. 병원에 갈 때마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주인님이 간식을 주면서 잘했다고 칭찬해서 꾹 참았지. 얼마 전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형, 누나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었어. 수영을 배우는 친구도 있고, 피트니스를 하는 친구도 있고, 행동교정 수업을 받는 친구도 있대. 어떤 친구는 유치원 끝나고 다른 학원까지 다닌다더라.나도 얼른 유치원에 가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그런데 주인님 지갑은 괜찮은 걸까? 가끔 학원비 이야기를 하실 때마다 한숨을 쉬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되기도 해.유아 교육비보다 많은 지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견주를 대신해 강아지를 돌보고 교육하는 시설인 ‘반려견 유치원’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반려견 유치원은 출근·출장이나 장기간 외출 시 반려견을 안전하게 맡길 수 있지만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2025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보호자가 유치원에 지출한 금액은 마리당 월평균 25만4800만원이다. 특이점은 반려견 유치원의 지출 비용이 서울시의 월평균 유아 교육비(22만6491원)보다 높다는 점이다. 또 유치원 입학 전에는 단체 생활을 위해 중성화 수술부터 필수 예방접종(5~6차)까지 끝내야 한다. 이 비용도 당연히 반려견주의 부담이다. 대체로 반려견들은 생후 8개월 이상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데 월간 이용 횟수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일반 유치원의 경우 월평균 비용이 30만~70만원 수준이다. 이용권은 월별, 일별로 결제가 가능하고 돌봄 시간에 따라 6시간·9시간·종일 등 1회권도 구매할 수 있다. 1회권은 소형견(8kg 이하) 3만5000원, 중형견(8~20kg 이하) 4만원, 대형견(20kg 이상) 5만원 수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반려견별로 사료와 간식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유치원에 보낼 때 개인용 사료와 간식을 따로 챙겨서 보내야 한다. 유치원 프로그램은 대체로 1개월 단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1주 행동교정 ▲2주 둔감화 교육 ▲3주 노즈워크 ▲4주 피트니스 활동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경기도 안양에서 반려견 유치원을 운영하는 안원빈(36)씨는 “교육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반려견 선생님들도 다양한 자격증을 따고 있는 흐름”이라면서 “피트니스데이·사진데이·김장데이와 같은 ‘ㅇㅇ데이’ 프로그램 등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1~3세의 어린 친구들이 많고, 주 3회 유치원에 보내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사교육 천차만별, 1000만원 멤버십도 반려견 수가 늘어나면서 ‘교육열’도 비례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반 유치원과 차별화를 두는 전문적인 사교육 기관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 유치원과 사교육을 함께 이용하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 기관들의 비용은 일반 유치원보다 높은 편이다. 기관별로 비용이 달라 보호자의 선택에 따라 사교육 지출 규모도 달라진다. 어떤 학원, 어떤 지역에 보낼 것인지에 따라 비용이 결정되는 ‘인간의 사교육’과 유사하게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전문 기관들에서는 수중 트레드밀·프라이빗 피트니스·어질리티(Agility)·오비디언스(obedience)·독댄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강사들이 진행하는 1대1 맞춤 수업들이다. 일반적으로 50~60분 과정에 1회당 5만~1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수중 트레드밀은 물 속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쉽다. 물의 부력·저항·수압을 활용, 관절 부담을 낮추는 대신 근육은 더 정확하게 사용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프라이빗 피트니스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1대1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으로 근력·퍼포먼스 향상을 비롯해 부상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어질리티는 터널·허들·시소·기둥 등 각종 장애물을 빠르게 뛰어넘고 통과하는 놀이로 반려견 스포츠로 보면 된다. 무엇보다 보호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하는 활동이라 각광받고 있다. 각 장애물을 통과하기 위해 반려견뿐 아니라 보호자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오비디언스는 보호자의 지시와 움직임에 따라 반려견이 함께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이다. 산책·카페·사교 등 일상생활의 안정과 예절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서울 강남의 한 반려인 사교육 기관은 1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독핏 웰니스센터’는 기본적인 생활 트레이닝이 아닌 수중 트레드밀·프라이빗 피트니스 등 반려견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아우르는 세부적이고 특화된 커리큘럼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 기관들은 주로 반려견의 사회성과 건강관리,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놀이·퍼포먼스·사회화·재활 등 보호자의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천차만별”이라면서 “분야별로 체계적인 전문 교육 시스템을 내세우는 센터나 기관들이 증가하면서 반려견의 사교육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6.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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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하는 사람은 노동자인가[EDITOR's LETTER]

정책이슈

배달라이더는 사업자일까, 노동자일까. 그렇다면 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 방문강사는 어어떨까? 계약서만 보면 이들은 개인사업자다.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도급계약을 맺고, 월급 대신 배달 건수나 운송 실적, 수업 횟수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오토바이와 차량, 통신비와 유류비도 스스로 부담한다.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는 사업소득자로 분류해 보수를 받을 때 3.3%룰 원천징수하고, 이듬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한다.택배기사 역시 대다수가 운수업이나 소화물 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업소득자다. 노동법 안으로 들어가면 지위가 달라진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는 일하는 방식에 따라 판단한다. 업체가 출퇴근 시간과 업무 방법을 통제하고, 배차 거부에 불이익을 주며, 계약 해지나 계정 정지를 통해 사실상 지휘·감독한다면 법은 그를 근로자로 본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범위를 더 넓게 잡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특정 업체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일방적으로 정해진 계약 조건 아래 노무를 제공한다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주체가 된다. 대리운전기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대표적이다.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서는 또 다른 지위가 등장한다.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노무제공자’로 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한 사람을 두고 세법에서는 사업자,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자, 사회보험법에서는 노무제공자가 된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방문강사 등 도급제·플랫폼 종사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노동계는 배달과 호출을 기다리는 시간, 이동시간과 준비시간까지 업무시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보험료 등 필요경비를 제외한 순수입이 적어도 법정 최저임금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저임금과 소득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주장은 타당하다. 플랫폼이 단가와 배차 방식을 사실상 결정하면서도 종사자를 개인사업자로 분류해 모든 비용과 위험을 떠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약서상으로는 사업자지만 실제로는 일감을 주는 업체에 종속된 소위 ‘위장 3.3’들이다. 그러나 여러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호출을 선택하거나 거절하며, 스스로 영업시간과 비용을 결정하는 사람까지 일괄적으로 근로자로 분류하는 게 적합한지 의문이다. 특히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퇴직금까지 적용하려면 비용을 부담할 사용자가 누구인지 정해야 한다. 배달 플랫폼일까, 지역 배달대행업체일까, 음식점일까. 택배회사일까, 대리점일까. 대리운전 플랫폼일까, 콜을 중개한 업체일까. 최저임금에 미달했을 때 누가 차액을 지급해야 할 지 정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준수만 요구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세금과 사회보험 문제도 함께 마찬가지다. 택배, 대리운전 등 운송 사업자의 경우 유류비, 차량비, 통신비 등을 필요경비로 반영해 공제한 뒤 소득세를 계산한다. 최저임금과 퇴직금, 주휴수당 등 보호를 확대한다면 이들이 사업자로서 부담해온 비용과 위험, 그리고 세금 납부를 어떤 기준으로 할지 정해야 한다. 사업자 지위에서 유리한 자율성과 비용처리 구조는 그대로 두고 노동자 지위에서 유리한 보호만 더하는 방식이라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모든 일하는 사람은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호의 범위를 넓히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부담을 누가 질지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선한 의도가 항상 선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2026.06.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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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만원도 안 아까워”… ‘내 새끼’ 위해 지갑 활짝 여는 펫펨족 [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①

유통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 안녕. 내 이름은 콩이야. 생일은 3월 3일. 나이는 생후 3개월이야. 인간으로 치면 세 살 정도지. 나는 최근 한 가정에 입양됐어. 안락한 새 보금자리가 생긴 것도 좋지만 사료부터 각종 간식, 예쁜 옷과 신발, 장난감까지 나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랑해 주는 엄마 아빠와 언니들 덕분에 행복해. 요즘은 매주 동물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 예방접종도 하느라 정신이 없어.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생후 6주부터는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앗, 자동 급식기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데? 이제 밥 먹을 시간인가 봐!“이렇게 돈이 많이 들 줄은 몰랐지만”최근 장모 치와와 한 마리를 입양한 박세윤(27)씨는 “입양 비용을 제외한 초기 물품비용, 기본 접종비만 해도 30만원 이상”이라면서도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아깝기보다는 형편이 닿는 대로 이것저것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생후 2개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뽀또’를 키우기 시작한 서지연(43)씨도 마찬가지다. 서씨는 뽀또를 입양하며 사료와 간식을 비롯해 ▲산책용 가방 ▲자외선(UV) 차단 의류 ▲펫보험 ▲병원비 등에 5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그는 뽀또를 양육하는데 필요한 사료비와 병원비 등 고정 지출 비용만 해도 한 달에 10만원 이상일 것으로 본다.두 딸의 엄마인 서씨는 “뽀또는 이제 강아지가 아닌 막내딸”이라며 “내가 낳은 자식처럼 사료나 간식을 살 때도 원재료와 성분 등을 따지게 되고, 기왕이면 더 좋고 예쁜 것을 사주고 싶다”고 했다.그는 “뽀또를 키우기 전에는 반려동물에게 돈을 많이 쓰는 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개 집사’가 되어 보니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셋 중 한 가구는 반려인…월평균 약 19만원 지출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펨족’(펫+패밀리)이 늘어나면서다.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한국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이 지난 2022년 62억달러(약 9조41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152억달러(약 23조8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9.5%에 달한다.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조7500억원 수준이던 한국 펫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조7700억원을 나타낼 전망이다. 유로모니터는 오는 2030년 시장 규모가 4조3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사람처럼 대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농식품부는 지난 2월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2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KB경영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의 87.2%, 비반려가구의 68.2%가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반려가구가 매달 양육비로 지출한 비용은 평균 19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15만4000원이었던 지난 2023년보다 4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월 25만원 이상을 쓴 반려가구는 20.6%로 지난 2023년 15.6%보다 5.0%포인트(p) 늘었다. 사료부터 가전까지 수백만원 안팎…‘펫페어’ 활용도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반려동물 입양 시 필수 용품과 초기 비용 등을 묻는 초보 반려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초기 비용은 크게 ▲분양(입양)비 ▲용품비 ▲의료비 세 가지로 나뉜다. 체중이 10㎏ 미만인 소형견 기준으로 필요한 기본 물품은 ▲사료·간식 ▲배변 패드·배변판 ▲장난감 ▲미용 도구 ▲하우스·켄넬 ▲이동장(캐리어) ▲목줄·리드줄·하네스 등이 꼽힌다. 해당 물품을 모두 갖추려면 40만원가량을 써야 한다.생후 6주부터 4개월 전까지는 ▲종합백신(DHPPL) ▲코로나 장염 ▲켄넬코프 ▲광견병 등의 백신접종도 필수다. 기본 예방접종 비용에만 20만~32만원 정도가 든다.동물보호법에 따라 생후 2개월 이상 반려견은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등록 시 내장형 마이크로칩 삽입비 2~5만원과 지자체 등록 수수료 3000~1만원이 발생한다. 생후 5~6개월 이후에는 중성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비용은 20~45만원 수준이다.▲슬개골 탈구 수술(80만~200만원) ▲디스크 수술(200만~500만원) ▲심장 수술(300만~700만원) 등 예상치 못한 의료비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펫보험은 가입 시점이 어릴수록 보험료가 낮고 보장 범위가 넓다. 생후 30일~6개월 사이에 가입하면 선천성 질환 면책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보험료는 소형견 기준 월 1~3만원 정도다. 펫가전도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펫캠(반려동물용 CCTV) ▲자동 급식기·급수기 ▲펫드라이룸(털 건조기) ▲공기청정기 ▲유모차 ▲러닝머신 ▲미용기 등 ‘펫 케어’ 기능이 접목된 가전제품은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에도 인기를 끈다.개 집사 4개월 차에 접어든 김효경(29)씨는 “▲사료 ▲배변 패드 ▲옷 ▲미용 등에만 한 달에 약 70만~80만원을 쓴다”면서 “매트나 유모차, 영양제 등 고가 제품은 펫페어에서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6.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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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BMW인데, 강남만 벤츠…테슬라 맹추격

자동차

국내 수입차 시장의 왕좌는 BMW다. BMW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굳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BMW는 국내에서 7만7127대를 등록하며 벤츠(6만8467대)를 앞질렀다.하지만 서울 강남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전국 판매량에서는 BMW가 앞섰지만, 강남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가 좀처럼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BMW가 1위를 차지한 이후에도, 테슬라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이후에도 강남의 선택은 여전히 벤츠였다.강남 터줏대감 E클래스지난 2021년 강남구 전체 수입차 등록 대수는 4532대였다. 이 가운데 벤츠는 1613대를 기록하며 점유율 35.6%를 차지했다. 강남에서 등록된 수입차 세 대 중 한 대 이상이 벤츠였던 셈이다. 같은 해 BMW는 888대에 그쳤다.이후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벤츠는 2022년 1509대, 2023년 1520대, 2024년 1590대를 기록하며 강남 수입차 등록 대수 1위를 유지했다.테슬라가 강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4년 테슬라는 524대를 등록하며 상위권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927대를 기록하며 BMW(938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벤츠는 1376대로 여전히 가장 높은 자리를 지켰다.올해 들어서는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5월까지 기준으로 테슬라는 강남에서 803대를 등록하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벤츠는 600대, BMW는 405대를 기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벤츠가 처음으로 강남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BMW는 여전히 벤츠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벤츠의 강남 경쟁력을 떠받친 모델은 E클래스다.실제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벤츠의 강남 판매 구조는 사실상 E클래스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2021년 강남에서 등록된 벤츠 1613대 가운데 E클래스 계열은 681대로 42.2%를 차지했다. E250이 309대, E350 4MATIC이 205대로 판매를 이끌었다.이후에도 비중은 꾸준히 40% 안팎을 유지했다. 2022년 E클래스 계열은 597대로 전체의 39.6%, 2023년에는 620대로 40.8%를 차지했다.신형 E클래스가 투입된 2024년에는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E300 4MATIC 328대, E200 253대 등을 앞세워 E클래스 계열은 707대가 등록됐다. 전체 벤츠 등록 대수의 44.5%에 달했다. 지난해 역시 E클래스 계열은 629대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벤츠 전체 판매량은 줄어드는 와중에도 E클래스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강남에서 벤츠를 선택하는 소비자 상당수가 결국 E클래스를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업계에서는 E클래스의 꾸준한 인기가 벤츠의 강남 지배력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 E클래스는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대표적인 비즈니스 세단으로 평가받는다. 경쟁 모델이 꾸준히 등장했지만 강남에서는 여전히 E클래스를 기준점으로 삼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MW 5시리즈가 역동적인 주행 성능으로 평가받는다면 E클래스는 안정감과 품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층이 선호한다"며 "특히 강남 소비자들은 차량 성능 못지않게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과 신뢰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BMW에 부족한 1%서울 강남은 국내에서 프리미엄 소비가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고소득층과 자산가가 밀집한 지역이라는 상징성도 강하다. 수입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시장이 아니라 브랜드 위상을 확인받는 무대에 가깝다.이 점에서 BMW의 강남 성적은 흥미롭다. 전국에서는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지만, 강남에서는 좀처럼 벤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들어 벤츠를 위협한 브랜드 역시 BMW가 아니라 테슬라였다.업계에서는 이를 상품성의 문제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의 차이로 해석한다. BMW가 '운전의 즐거움'과 역동성을 상징한다면, 벤츠는 여전히 '성공한 사람의 차'라는 상징성이 강하다는 것이다.벤츠코리아가 판매량 경쟁에 상대적으로 담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실제 벤츠가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BMW에 내줬을 때도 내부에서는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딜러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익명을 요구한 한 벤츠 공식 딜러는 "강남 전시장은 고소득층과 자산가 고객 비중이 높다"며 "이곳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직원이 많아 영업 역량이 검증된 인력이 자연스럽게 모인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입지와 우수한 인력이 결합하면서 강남 전시장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결국 강남 소비자들의 '신뢰'가 벤츠를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강남 소비층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소비 성향을 보인다"며 "한 번 특정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쉽게 바꾸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강남에서는 '벤츠는 벤츠'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삼각별 엠블럼이 주는 상징성과 장거리 주행에서의 편안함은 다른 브랜드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라고 덧붙였다.

2026.06.14 14:00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