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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애플의 주가 하락 남의 일 아닐 수도

Stock - 애플의 주가 하락 남의 일 아닐 수도

해외 경쟁자 실적·주가 회복 속 삼성전자·현대차도 타격 가능성



국내외 금리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1월 중순 1.6%에서 1.9%로 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내 금리는 계속 2.7%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선진국 금리상승과 국내 금리 답보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경제 상황 때문에 생겼다. 미국과 중국이 양호한 경기 회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속도가 빠르진 않아도 시간상으론 50개월에 육박하는 회복 기간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경제는 2년 연속 세계 평균 성장률에 미달할 전망이다. 성장률 차이가 금리의 차이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 증가세는 둔화 전망금리 변화는 국제 유동성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투자자가 올해에도 유동성이 크게 늘어날 걸로 생각하고 있다. 상황이 만만치 않다. 2011년에 이미 증가율이 정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자산에 외환보유액을 더한 총유동성이 3조2000억 달러나 늘어났다. 반면 작년은 증가액이 1조4000억 달러에 그쳤다.

금융위기 이후 무역 불균형이 줄어 신흥시장의 외환 보유고 확대가 멈췄고, 미국의 2, 3차 양적 완화가 2010년 말 시행된 1차 양적 완화보다 강도가 약했던 게 증가율 둔화의 원인이었다.

올해는 유동성 증가와 둔화 요인이 혼재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자산 매입을 강화하는 건 긍정적이다. 미국은 월간 85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고, 일본은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양적 완화 강화가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 회복에 따라 양적 완화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때가 아니다. 두 나라의 유동성 공급은 2011년만큼은 아니어도 최소 작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에서는 유동성 증가가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지지부진한 세계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유가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아랍과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가 늘어나기 힘들다는 의미가 되는데, 미국 등 선진국 국채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에 중국 수출이 나아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축적이 더뎌져 환율을 약세로 가져가는 정책이 부상할 경우 달러화 유동성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동안 유동성 형성 조건으로 금리 상승을 꼽는 분석이 많았다. 채권가격이 하락해야만 채권에 묶여 있던 자금이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간 금리 흐름을 보면 유동성 형성이 미국이 중심으로 된 선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경쟁자 주가가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나드는 강세에도 자동차 회사 주가는 2012년을 포함해 연중 최저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환율에 중요 변화가 생길 때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걸 보면,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이런 우려가 타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위기 직전 8000엔 대였던 토요타자동차 주가는 엔화 강세와 리콜 사태로 인해 65% 가까이 하락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7만원 대에서 24만원까지 250% 가까이 상승했다. 기아차는 상승률이 더 높았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 향상된 게 이유지만, 환율이 상당 부분 역할을 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현대차 주가가 20만원으로 떨어지는 동안 토요타자동차는 4000엔 대를 회복했다. 불과 4개월 사이에 40% 가까이 주가가 오른 것이다. 두 회사 주가가 몇 년 전과 반대로 움직임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도 달라졌다. 한쪽은 주가가 낮고 최악의 국면을 빠져 나오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최고 국면이 끝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자를 택하는 게 당연하다.

두 번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업체다. 글로벌 경쟁업체인 노키아 주가가 작년 10월 말 2달러에서 최근에 3.4달러까지 70% 가까이 상승했다. 똑같이 고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작년 9월 700달러였던 주가가 최근에 500달러로 30% 가까이 하락한 후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북미·서유럽·동아시아의 스마폰 보급률이 63%를 기록했다. 선진국에서 스마트폰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의 상당 수가 소유를 끝냈다는 의미가 된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 스마트폰 수요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도 추가 스마트폰 수요가 주로 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지역 구조상 구매 형태가 저가 스마트폰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존에 고가폰을 통해 이익을 얻었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아직은 삼성전자가 이 상황에서 예외일 거란 분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최상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고, 세계적인 양산 규모와 부품 내재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국적인 유통망까지 확보하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파상 공세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가 어긋날 때다. 삼성전자가 1년 넘게 올랐고, 매 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어지간한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 저가폰이 주류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나 중국 시장에 대한 대응력 역시 잘 해결될 거란 가정을 세우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대가 충족될 때 주가가 오르는 부분보다 기대가 어긋날 때 받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고가 스마트폰 보급률 한계?애플 주가가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대부분은 주가 하락이 창의성 고갈 등 애플 자체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일 상황이 고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데 따른 반응이고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인 애플에 먼저 나타나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가 스마트폰 수요 따른 문제로 주가가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도 예외가 될 수 없으며 그 시기는 1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핵심 기업 두 곳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향후 동향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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