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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국내 증시 3~4월에 출렁 할 수도

Stock - 국내 증시 3~4월에 출렁 할 수도

상승세 미국 시장 조정 받을 가능성 … 기업 실적 부진 속 진주 캐내야
미국 증시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투자 심리가 과열 양상을 보여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국내 경제에 명확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몇몇 군데에서 회복 가능성이 감지됐다. 대표적인 게 수출이다. 1월에 수출이 11.8% 늘었다. 아직 유럽 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미국·중국은 회복세를 나타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국내 제조업 재고도 줄었다. 12월 재고 증가율이 0.3%에 그쳐 재고 조정 마무리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재고 축소가 끝나면 생산이 새롭게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의 정황을 고려할 때 국내 경제는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하는 새로운 사이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회복이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수출과 재고를 감안할 때 앞으로 경기 회복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는 회복 추세다. 소비 지출이 분기마다 늘었다. 기업의 생산 활동 역시 개선됐다. 이 영향이 고용에서 나타났다. 매월 15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회복이 더해져 미국 경제가 선순환 구조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부채 한도와 재정지출 축소 등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성장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

주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와 미국 시장이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 차이가 더 커졌다. 연초 이후 미국 시장이 8% 넘게 오르는 동안 한국 시장은 2% 정도 하락해 둘 사이의 상대 수익률 차가 한달 만에 10%포인트로 벌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전일 미국 시장 동향만 봐도 우리 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주가 동조화가 대세였기 때문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 우선 경제 상황이 달라서다. 미국의 경제 회복이 시작된 지 50개월이 지났다. 위기의 원인이던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와 투자 활성화가 이뤄졌다. 재정 절벽 문제도 몇 개월 연장이란 카드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정부 지출과 재고가 줄어든 부분을 들어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그동안 풀린 돈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 미국 투자자들은 어떤 악재도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시장 내려 부진한 우리와 키 맞출 수도국내 경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경제가 바닥을 지나고 있지만 아직 현재 주가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높은 주가를 견딜 힘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차이가 한·미 간 주가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실적도 차별화의 원인이다. 지난해 상당수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이 2011년보다 20~30% 정도 줄었다. 환율이 요동치기 시작한 게 지난해 11월인 걸 감안하면 올 1분기 이익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환율 변동이 기업 실적으로 연결될 때까지 잠복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4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이익이 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이익이 늘었다.

앞으로 주가 차별화가 계속될까? 이런 현상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두 나라 주식시장이 일정한 균형 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어떤 모습으로 해소되느냐 하는점이다. 대부분 미국 주가 상승을 상수로 놓고 우리 시장이 미국 시장을 쫓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시장이 하락하면서 동조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기 개선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표 실적치가 예상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보면 최근 예상에 못 미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제가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다. 이와 달리 주가는 반대로 계속 오르고 있다. 유동성 때문에 경제 지표에 대한 주가의 반응이 늦게 나타나고 있다. 2011년 상반기 2차 양적 완화가 발표됐을 때와 지난해 상반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미국 시장 강세로 투자 심리가 너무 강해진 점도 문제다. 지금 미국 시장에는 악재가 없다. 실제 악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악재를 호재로 바꿔 버리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믿는 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고점에 도달했다. 더 이상 심리적 호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를 보면 대중의 투자 심리가 한 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말과 지난해 2월에도 해당 지표가 정점을 기록했다. 두 경우 모두 주가가 순차적으로 하락 반전해 10% 이상 떨어졌다.



엔 환율에 내성 생겨 대형주 하락 주춤미국 시장이 조정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경우 미국 주가 하락에 의해 디커플링이 해소될 수도 있다. 3~4월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위험이 가장 커지는 시기다. 선진국 주가 하락이 국내 시장을 끌고 내려가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의 영향력이 약해졌어도 심리적 효과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최소한 선진국 주가 상승이 우리 시장을 일정 수준에서 묶어 놓는 역할은 할 수 있다.

대형주 하락이 진정되고 있다. 엔화 약세가 더 강해졌음에도 자동차 주식의 하락이 멈췄다. 환율에 대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점도 있지만 주가가 단기 급락해 가격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 게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기술(IT)도 마찬가지다. 한때 미래 수익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지만 해외 시장 상승을 기반으로 점차 안정을 찾았다. 당분간 대형주는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주 사이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승에서 탈락하고 새로운 종목이 부상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면 대형주가 새로운 고점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형편이 아니다. 당분간 종목 선택의 기준을 실적과 주가에 맞춰야 한다.

1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은 상당한 힘을 받을 것이다. 주가와 관련해서는 어떤 종목도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 단기 급등한 종목의 탄력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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