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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영종도 카지노 개발 - 영종도는 부동산 투자의 무덤?

Real Estate | 영종도 카지노 개발 - 영종도는 부동산 투자의 무덤?

외국인 카지노 사업 발표로 토지가격 들썩, 불확실성 커서 좌초 사례 많아
1. 카지노 개발사업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미미했다. 사진은 강원도 정선 카지노 내부 모습. 2. 송영길 인천시장이 카지노 관광시설이 들어설 위치를 소개하고 있다.



영종도 인근 부동산이 들썩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18일 화교 기업인 리포와 시저스의 컨소시엄인 ‘LOCZ코리아’에 외국인 카지노 사업을 허가한다고 밝히면서다. 대규모 관광 시설이 들어선다는 기대감에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영종도 운북지구 토지가격은 3.3㎡당 100만원 선에서 200만원을 넘어섰다. 영종도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나름 근거가 있다.

LOCZ코리아는 2018년까지 7437억원을 들여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복합쇼핑몰·컨벤션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관광 시설 완공 이후 2단계·3단계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도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는 대형 개발사업이 성사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 개발사업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종도 대형 건설 프로젝트 잇단 무산 사례그동안 한국에선 여러 차례 카지노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결국 무산되곤 했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알알리 그룹이 부산 기장군에 대규모 위락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부산관광단지로 이름 붙여진 이곳에 알알리 그룹은 미국 마블사의 라이선스를 가지고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대규모 숙박시설과 카지노 등을 짓겠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만 4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듬해 한국에서 철수했다.

영종도 대형 건설 프로젝트도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테마파크와 카지노로 유명한 MGM이 인천공항 배후단지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밝혔다. 당시 경제부처와 인천공항공사는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사업은 중단됐다. 설익은 투자계획이 알려지면서 땅값 상승만 부추겼고, MGM은 토지가격 급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MGM은 알알리그룹이 부산 투자 의향을 밝히기 2년 전인 2006년 부산 기장군에 투자계획을 밝혔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용의도와 무의도 관광단지에 300조가 넘는 돈을 투입해 대형 카지노 컨벤션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에잇시티’ 사업도 지난해 좌초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 화교기업과 손을 잡고 중국 강소성에 카지노를 짓겠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가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중국 정부는 카지노와 같은 도박사업을 금기시하고 있다. 본토에 카지노가 없고 마카오에만 카지노를 짓게 한 것이 그 이유다. 이 업체는 국내 설계회사·건설사와 계약까지 했었지만 실제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필리핀 클락 지역 카지노 리조트에 투자를 하려던 국내 중견기업도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업을 추진해 온 것은 유니버셜테마파크, MGM테마파크, 마블테마파트, 파라마운트테마파크 등이 있다. 이들 중에는 카지노 사업을 배제한 곳도 있지만 카지노를 사업 초기에 강조한 곳도 있다. 공통점이라면 이들 사업은 본사 차원의 투자라기보다 한국의 부동산개발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형태로 추진됐다.

테마파크도 호텔처럼 프랜차이즈 산업이다. 실제 소유한 기업과 운영하는 주체가 다른 게 태반이다. 주변에 있는 24시간 편의점을 예로 들면 본사에서 직영하는 매장이 있고, 자영업자가 운영권을 사들여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추진된 대규모 테마파크 역시 실제 개발 주체와 브랜드와는 차이가 난다.

테마파크 본사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쓸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동산개발업자에게 내주고 그에 대한 수수료 등 이익을 받는 형식이다. 파라다이스 카지노가 있는 워커힐 호텔의 경우 운영은 스타우드그룹이 하지만 소유주는 SK그룹이다. 결국 투자유치와 개발은 소유업체가 하는 것이다.

카지노가 들어서는 미단시티는 애초 리포의 주도로 시작된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지다. 미단시티 사업을 주도한 리포는 사업자 선정 때부터 잡음이 많았다. 리포는 당시 재무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선정결과에 인천지역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미단시티는 애초 테마파크 외에 교포주거단지, 디자인 특화단지(밀라노디자인시티)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8년 공모형 PF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사업이 멈췄다. 실제 시저스가 영종도에 얼마나 투자할 지는 미지수다. 실제 투자유치 및 개발 주체는 화교기업인 리포이기 때문이다. 캠핀스키호텔 그룹이 참여 의사를 밝혔던 에잇 시티 사업의 추진 업체 자본금은 63억원에 불과했다. 정부는 실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는 곳에 사업권을 줬고 이들이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좌초된 것이다.

영종도의 킬러콘텐트는 인천국제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유동인구는 400만명이 넘어선다는 보고서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상주인력과 관련 산업 종사자를 고려하면 상주인력만 수 만명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이들을 겨냥해 영종하늘도시에서 2009년 대규모 주택공급에 나섰다. 하지만 영종도 아파트 시장은 참패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났고, GS건설이 시공해 2009년 11월 입주한 ‘영종자이’는 펀드에 통매각됐다. 최근 산업 단지 배후단지에 들어서는 아파트 신규분양이 좋은 청약성적을 내는 것과 딴판이다. 건설사들은 사업 전망이 어디서 어긋났는지 원인조차 찾지 못했고 우왕좌왕했다. 계약자들은 건설사를, 건설사는 다시 택지를 공급한 LH에 소송을 제기하는 형국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인천 영종도가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의 상주인력 중 공무원과 항공사 정규직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다. 급여가 낮은 데다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정주의식을 갖고 영종도 아파트를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들로서는 빚을 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보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자족기능 갖춘 도시로 성장하기 쉽지 않아대규모 관광시설이 들어선다고 해도 영종도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서비스산업은 낮은 인건비가 경쟁력의 중요 요소다. 낮은 인건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대거 채용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주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부동산 기자 사이에서 영종도는 잡담에도 끼지 못하는 지역이다. 아파트 미분양은 넘쳐나고 각종 개발 사업이 좌초된 부동산 투자자의 무덤이다.

카지노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연간 3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찾는 강원랜드 카지노가 좋은 예다.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 강원랜드 주변에 소형 호텔이나 콘도, 여관, 음식점, 전당포 등이 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강원랜드 배후 시설로 꼽힌 오투리조트는 과잉 투자 탓에 태백시를 디폴트 위기로 몰고 가기도 했다. 카지노 건설은 부동산 대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영종도 투자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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