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턱 넘은 ‘부동산 3법’ -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재건축 시장 ‘방긋’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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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턱 넘은 ‘부동산 3법’ -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재건축 시장 ‘방긋’

국회 문턱 넘은 ‘부동산 3법’ -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재건축 시장 ‘방긋’

▎12월 24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박기춘 위원장이 ‘부동산 3법’ 관련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12월 24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박기춘 위원장이 ‘부동산 3법’ 관련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이른바 ‘부동산 3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12월 24일 주택법 개정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의결했다. 국토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 회의를 열고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부동산 3법을 상정해 처리했다.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공공택지 내 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되, 민간택지 내 주택은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정하는 지역에 한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오는 2017년까지 3년 간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주택공급 물량을 현행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1주택’에서 ‘최대 3주택’으로 확대했다.

오랜 기간 국회에서 표류했던 이들 법안은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2009년 관련 개정안 발의후 6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도 2년 만이다. 서울 장지동 위례박사공인 김찬경 사장은 “바꾸겠다고 발표한 법이 몇 년씩 미뤄지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관망수요가 늘어나며 시장이 경직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쌓여 다른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시장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3법이 모두 시행되면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야는 올해 말까지였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기간을 2017년으로 3년 연장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적용되면 재건축으로 얻는 수익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 어진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한 후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면 이익의 일부를 국가에 돌려 주는 제도다. 이번에 유예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한 재건축 아파트는 2015부터 이익을 토해내야 한다. 결국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줄어들어 재건축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공사비(추가부담금)을 내며 재건축을 하는 이유는 새 아파트로 탈바꿈 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인데 재건축으로 인한 수익을 토해낸다면 사실상 재건축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 받을 수 있는 주택 수가 현재 1가구에서 3가구로 늘어나는 것도 호재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선 재건축 조합원이 주택을 여러 가구 보유하고 있어도 한 가구만 분양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현금 정산해야 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임대 등을 목적으로 여러 가구를 분양 받고 싶어도 제약이 있었지만 주택 수 제한이 풀리면 중소형 여러가구를 노린 투자 수요도 재건축 시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낮잠에서 깨어났지만…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도 결국 재건축 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공공부지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하고 민간택지에는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민간택지에선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팔아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인 재건축 아파트가 수혜를 입는다.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만큼 수익이 높아져 사업성이 좋아진다. 국토부가 재개발·재건축 4개 단지를 대상으로 조합원 부담금을 따져본 결과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면 조합원 부담금은 평균 9.7% 줄어든다. 입주 후 내부마감재 등 재시공 비용은 연간 총 6143억원, 분양가 심사·공시에 따른 비용은 1000가구당 3000만원(3개월 용역비), 민간택지는 연간 330억원의 감정평가비를 아낄 수 있다.

부동산 3법이 모두 시행되면 서울에서만 2만5000여 가구 재건축 단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관심 갖는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3단지 조합 관계자는 “결국 재건축은 집값 상승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며 “초과 이익 환수,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잡음이 줄고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시장에선 별다른 반응은 없다. 주택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인데다,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서 오랫동안 표류한 탓에 당장 약발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9·1대책으로 시장이 들썩일 때 통과가 됐더라면 효과가 있었겠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은 사실상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최근 5~6년 간 분양시장이 착 가라앉은 탓에 지금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정연식 전무는 “비싸면 팔리지 않기 때문에 건설 업체들이 알아서 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올해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끈 새 아파트도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싼 단지”라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정책실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이전처럼 ‘묻지마 청약’이 활개를 친 상황이 아니라 분양가가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파트 품질이나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어 주택건설산업 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 업체 임원은 “구매력 있는 수요층의 주택 구입을 유도하고 그간 분양가로 빚어진 조합과 시공사(건설 업체) 간 재건축 분담금 분쟁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혜지역은 서울 강남권에 국한될 수도
하지만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지역이 일부에 불과해 주택시장 전체에 효과가 나타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사업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결국 강남권 등 일부 지역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도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사실상 강남권 외에는 가격을 올릴 수 있을 만한 곳이 없어 수혜지역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서울 도곡동 아크로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바로 반등하는 식의 반응은 없겠지만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덜고 새 아파트를 여러 가구 분양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거래가 활발해지고 주택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에 따른 일반분양가 상승 등 전체적으로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 반등의 기회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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