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지방 주택시장 - 서울·수도권 온기 받아 ‘후끈’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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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지방 주택시장 - 서울·수도권 온기 받아 ‘후끈’

달아오른 지방 주택시장 - 서울·수도권 온기 받아 ‘후끈’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울산 북구 호계·매곡지구에서 분양 중인 드림in시티 에일린의 뜰 아파트 견본주택. / 사진:아이에스동서 제공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울산 북구 호계·매곡지구에서 분양 중인 드림in시티 에일린의 뜰 아파트 견본주택. / 사진:아이에스동서 제공

2013년 8·29 대책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올 들어 화색을 띠고 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거래량이 월별 기준으로 정부의 공식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서울·수도권의 온기가 지방 주택시장의 열기까지 고조시키고 있다. 지방의 대표격인 5개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집값의 연간 가격 변동률이 2008년부터 8년째 ‘플러스’ 레이스다. 2009년 5월부터 3월까지 70개월째 쉬지 않고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해에 최고 30%까지 급등했던 2000년대 초·중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기록이다.

2009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5개 광역시 아파트값이 평균 50.34% 올랐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5개 광역시 아파트 평균 가격이 2억700여만원이다. 그동안 7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은 3.49% 내렸다. 5개 광역시 중대구가 가장 높은 55.87% 뛰었다.
 1순위 최고 경쟁률 118대 1 기록도
올 들어서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꺾이던 기운이 펄펄해졌다. 올 1~2월 지방 주택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증가했다. 5개 광역시 집값 상승률이 1월 0.28%, 2월 0.37%로 서울·수도권보다 훨씬 높다. 2013년과 2014년 1, 2월보다 높아 상승세가 커지는 모양새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업체가 분양하는 단지에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3월 11일 부산시 명지지구에 분양된 중흥S클래스 에듀오션은 최고 19.7대 1로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3월 10일 부산 남구 문현동에 나온 부산 국제금융센터역 범양레우스더퍼스트의 1순위 최고 경쟁률은 118.5대 1이었다.

지방 집값은 시장 안팎에서 힘을 받았다. 2000년대 중반 주택시장 열기가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지방에 주택 공급이 넘쳐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연간 5만~6만 가구선이던 5개 광역시의 입주물량이 2005~2008년 7만 가구를 넘어 최고 9만 가구에 달했다. 그러다 ‘공급 폭탄’을 맞아 지방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이번엔 되레 지방 공급물량이 확 줄었다. 2002~2006년 연 평균 7만8000가구 가량이던 5개 광역시의 분양물량이 2008년부터는 3만~4만 가구로 급감했다.

시장에 미치는 공급 효과는 분양이 아닌 입주에서 나타난다. 입주를 해야 실제 집이 늘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에서 입주까지 2년 반 정도 걸리다 보니 입주물량은 2009년부터 연간 4만~5만 가구로 뚝 떨어졌다. 공급 부족이 집값을 밀어 올렸다.

지방 인구가 지역에 따라 일부 감소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정체 상태이지만 주택 수요는 그렇지 않다. 주택 수요는 인구보다 실제 거주단위인 가구로 측정되는데, 2009~2013년 8년 간 5개 광역시 가구수가 10% 증가했다. 2008년 말 337만9000가구에서 2013년 말 371만8000가구로 33만9000가구 늘었다. 공급 부족이 지방 주택시장 회복의 불씨가 됐고, 대규모 지역개발은 땔감이었다. 개발은 보상금 등 막대한 돈을 풀고 지역발전 기대감을 키운다.

2000년대 초·중반 서울·수도권은 2기 신도시 호재를 만났다. 서울·수도권 곳곳에 10개의 신도시가 개발됐다. 그러다 금융위기 이후 서울·수도권의 개발이 중단된 것과 달리 지방에선 서울·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 개발이 시작됐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개발에 10조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들어간다. 서울·수도권 2기 신도시 사업비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돈이지만 지방에선 적지 않은 돈이다. 10개 혁신도시에 이전기관 직원 3만9000여명을 포함해 27만여명이 거주하게 된다.

더딘 서울·수도권과 달리 정부는 일찌감치 2008년부터 지방 규제 완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주택 관련 세금을 깎았다. 청약자격을 완화(1순위 6개월)하고 전매 제한을 없앴다. 서울·수도권에선 지난해 9·1대책에 이르러서야 규제가 대부분 풀리게 됐다. 이 때문에 지방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후유증을 별로 겪지 않았다.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위축이 심하지 않았다. 그렇잖아도 지방은 서울·수도권에 비해 경제력이 약해 외부 경제환경 변화의 영향이 덜하다. 금융위기 쇼크가 서울·수도권보다 약했던 것이다.
 공급 부족, 대규모 개발이 호재로

지방 집값 강세는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지방 집값 상승세가 다소 꺾이는 듯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는 서울·수도권 집값의 응원을 받아서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방 주택시장에도 유동성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지방에도 전세난이 심각해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려는 수요자들이 적극 저금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선 매매값 못지 않게 전셋값도 뛰었다. 2009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5개 광역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60.62%로 매매가격보다 더 올랐다. 지난 2월 말 5개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73.2%로 서울·수도권(68.6%)보다 높다. 평균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5000만원 정도다. 서울·수도권(1억1000만원)보다 격차가 훨씬 적다. 그만큼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부담이 적다.

하지만 지방 집값 상승세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009~2014년 주택매매거래량과 분양권 거래량, 새 아파트 분양물량을 종합하면 5개 광역시에 사는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집이나 분양권을 사거나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자기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 있는 사람은 대부분 다시 집을 구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 거주 가구 중 집을 마련한 경우는 30% 정도다.

지방 입주물량도 다시 늘었다. 5개 광역시에 연간 3만 가구 정도까지 떨어졌던 입주물량이 지난해부터 5만 가구 이상으로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 상승세를 타고 분양된 물량이 입주하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김세기 부장은 “그동안 급격한 가격 상승과 공급량 증가로 지방 주택시장의 절정기가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호재를 만난 주택시장은 당분간 활기를 띠겠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방 시장의 열기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 규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지방에 실시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부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는 대출규제 완화 효과를 좀 더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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