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은 양날의 칼?

드론은 저렴하고 간편하다. 때로는 연구자가 전통적인 방법으로 얻는 것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정 지역의 동물 개체수를 파악하고 접근이 어려운 곳의 서식지를 조사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이전엔 조종사를 고용해 비행기를 날리거나 생물학자팀을 동원해 삼림 속을 걸어 다니며 조사하게 했다.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대학의 보존생태학자 리언 핀 코 교수는 “오랑우탄 같은 야생동물 연구에서 드론이 혁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가 설립한 단체 컨서베이션드론스는 10여 국을 다니며 과학자들에게 드론 사용법을 교육했다. “우랑우탄 서식지를 찾으려고 연구 지원팀을 보내 숲에서 일주일 동안 걸어 다니며 조사하게 하는 대신 드론으로 몇 시간 안에 더 철저히 조사할 수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포트콜린스 사이언스 센터(콜로라도주 소재)의 생물학자 린 핸슨 연구원은 얼마 전 퇴역한 군용 드론을 사용해 캐나다두루미의 개체수를 조사했다. 그의 팀은 4시간도 채 안 돼 1만4000마리 이상의 위치를 확인했다. 생물학자 최소한 8명이 며칠 걸려 할 수 있는 일이다. 핸슨 연구원은 “동물 개체수 파악이든 서식지 조사든 천연자원 관리에서 드론의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생동물은 일반 항공기나 접근하는 연구자보다 저공비행하는 드론에 더 많은 위협을 느끼며 불안해한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얼마 전 유타주의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잘못된 드론 비행으로 큰뿔야생양 떼가 뿔뿔히 흩어진 뒤 미국 국립공원국(NPS)은 모든 공원에서 일반인의 드론 사용을 금했다.
최근 미네소타대학(세인트폴 캠퍼스)의 보존생물학자 마크 디트머 교수는 야생 흑곰이 공중에서 낮게 비행하는 드론을 보거나 그 소리를 들으면 놀라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번 발견을 계기로 드론이 더 보편화되기 전에 야생에서 드론의 효과를 좀 더 철저히 연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들은 곰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거리로 드론을 조종해 접근시킨 뒤 몇 분 동안 공중의 한 장소에서 맴돌게 했다. 연구팀은 드론을 모두 합해 17차례 띄웠고 평균 5분 3초 동안 공중에 머물게 했다.
디트머 교수는 심박 모니터에 나타난 데이터를 통해 드론을 띄울 때마다 곰의 심박동수가 치솟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새끼를 가까이 둔 한 암컷 곰의 심박동수는 분당 123회나 증가했다. 1년생 수컷 곰의 심박동수는 드론이 공중에 있을 때 정상보다 분당 47회 늘었다. 심지어 동면하는 곰의 심장도 드론이 있을 때는 분당 56회나 빨리 뛰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접근하는 드론의 소음이 잘 들리지 않은 날에 곰의 심박동수가 더 크게 늘어는 경우도 있었다. 곰의 드론 경계심이 단순히 소음과 광경보다는 갑작스런 등장에 따른 놀라움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야생생물에 미치는 드론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디트머 교수의 논문을 포함해 2건에 불과하다. 올해 초 발표된 나머지 한 연구는 새 3종의 경우 드론에 불안한 반응을 크게 나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드론이 곁에서 맴돌아도 날아가지 않았다.
디트머 교수는 드론에 장착된 액션 카메라 고프로와 GPS를 이용해 드론이 현장을 떠난 뒤 곰의 행동과 움직임도 관찰했다. 대다수 곰은 달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심박 모니터는 이전에 억제됐던 스트레스 반응을 보여줬다. 그 연구 결과는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USGS의 핸슨 연구원은 “아주 훌륭한 연구”라고 말했다.

디트머 교수는 드론의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최소한 당분간은 연구 목적의 드론 사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잠재적 영향력도 생각해야 한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 그는 곰이 드론에 자주 노출되면 스트레스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야생곰은 거의 매일 인위적인 방해를 받는다. 만약 곰이 이런 방해가 위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드론에 적응할 수 있다. 그가 연구한 곰은 드론 비행이 끝난 뒤 5∼16분 후 정상 심박동수로 돌아갔다.
자연보호 연구 목적의 드론 사용에는 다른 제한도 있다. 우선 배터리 수명이 짧다. 또 드론이 늘 연구자의 시야에 있어야 한다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규정도 있다. 그러나 핸슨 연구원은 만약 연구자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드론 사용에 동의함으로써 한 가지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그 결과는 혁신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핀 코 교수도 “앞으로 10년 안에 드론이 현장 연구 생물학자에게 쌍안경처럼 보편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AMY NORDRUM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박스기사] 공사 현장의 빅 브라더

공정 진척도 확인 수단으로도 드론 사용돼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과학기술 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공사 현장에 새로운 빅 브라더가 등장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팀 새크라멘토 킹스의 새 구장 건설에서 공사 진척을 추적하는 수단으로 드론이 활용된다.
여러 대의 드론이 자동으로 하루 한 차례 공사 현장을 순찰하며 동영상을 촬영한다. 그 동영상은 현장의 3차원 그림으로 전환된다. 그 다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현장 감독에게 공정 진척도를 보여주며 목표에 미달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알려준다.
건설업체 터너의 대변인 크리스토퍼 맥패든에 따르면 드론은 근로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아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없다. “만약 그 영상에서 철근 공사가 예정보다 지연되는 것이 확인되면 현장을 감독할 때와 똑같이 대처한다. 철강 공사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와 문제를 상의해서 목표에 맞추도록 독려하거나 사전에 더 정확한 계획을 세워 대처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드론 사용이 갈수록 늘어난다. 영농업체는 드론을 사용해 더 넓은 농지를 관측한다. 노스다코타주의 경찰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 최루가스, 고무탄 등 비치명적 무기를 장착한 드론의 사용을 승인 받았다.
일리노이대학은 드론을 사용해 공사 현장에 카메라를 설치함으로써 공정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그 대학의 토목학과 교수 마니 골파르바르-파르드는 이렇게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사람이 직접 공사를 감독하거나 고정 카메라를 설치하는 게 당연시된다. 물론 이런 시스템을 자동화하면 근로자는 뒷골이 당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근로자의 효율성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인 공사에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드론을 사용한다.”
— SARAH 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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