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리더 | 투자 업계 ‘숨은 고수’ 머스트투자자문] 고수 입소문에도 “신규 자금 받지 않아요”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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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리더 | 투자 업계 ‘숨은 고수’ 머스트투자자문] 고수 입소문에도 “신규 자금 받지 않아요”

[자본시장의 리더 | 투자 업계 ‘숨은 고수’ 머스트투자자문] 고수 입소문에도 “신규 자금 받지 않아요”

국내에는 170개 전업 투자자문사가 있다. 이들 자문사가 운용하는 고객 돈(계약고)은 약 27조원이다(2015년 말 기준). 이들 자문사는 투자 자문·일임 수수료로 돈을 번다. 당연히 고객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을수록 이익이 많아지는 구조다. 투자자문사를 자처하지만 모두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70개 투자자문사 중 96곳(56%)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2년째 사실상 신규 고객을 받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순이익·수익률 상위를 달리는 투자자문사가 있다. 투자 업계에서 ‘숨은 고수’로 통하는 머스트투자자문이다.

머스트투자자문은 베일에 쌓인 회사다.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 출신인 김두용(37)·구은미(37) 공동 대표가 2006년 설립한 이 회사는 그간 홍보·광고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김두용 대표 역시 2010년 이후 언론에 등장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머스트투자자문은 투자 업계나 자산가 사이에선 ‘수익률 높은 자문사’로 입소문이 나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규모를 키우려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실력이 있는 곳인데 자기 철학이 분명한 곳”이라며 “이쪽 바닥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머스트투자자문에 투자를 하고 있는 한 개인 사업가는 “입소문이 나서 돈을 맡기고 싶어하는 지인이 많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머스트투자자문의 운용 철학은 이채롭다. 영업 전략은 그 간의 행보 그대로다. ‘입소문을 제1의 영업전략으로 삼는다.’ 판매 전략은 이렇다. ‘판매 일손이 부족하면 잠시 판매를 중단한다. 판매를 위해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다.’ 투자 운용 목표도 단순 명쾌하다. ‘웬만해서는 잃지 않는 신뢰를 보여 가입한 고객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예금보다 탁월한 수익률로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킨다.’

 ‘제1 영업전략은 입소문’
머스트투자자문은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운용된다. 기관이나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 자금만 운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머스트투자자문에 돈을 맡긴 개인 투자자는 160명이다. 5억~10억원을 맡긴 이들이 가장 많고, 10억원 이상을 맡긴 고객도 30여 명이다. 계약 금액별로 보면 5억~10억원이 전체의 37.4%(470억원), 10억~50억원이 41.6%(523억원)다. 모든 돈은 투자 일임을 원칙으로 한다. 펀드처럼 고객의 자산을 함께 묶어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개인의 명의로 계좌를 운영한다. 현재 투자 일임 계약금액은 1258억원인데, 지금은 신규 가입을 받지 않는다. 회사 측은 “일정 규모가 되면 더 이상 투자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김두용 대표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수수료 체계에서도 자신감이 묻어난다. 기본 수수료는 연 1%이고 성과 수수료는 연 5%를 초과하는 수익금에 대해서만 받는다. 예를 들어 연간 수익률이 4.8%이면 투자자는 성과 수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수익률이 연 25%이면 성과 수수료는 4%다.

수익률은 꾸준했다. 금융투자업 규정상 투자자문사가 수익률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투자자문사 실적 현황을 보면 짐작을 할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머스트 투자자문의 순이익은 46억원으로 전체 자문사 중 4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7월 이례적으로 공개된 수익률(2013년 상반기~2014년 상반기) 자료에 따르면 머스트투자자문은 수익률 24.9% 전체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순이익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 년째 머스트투자자문에 투자를 맡긴 한 개인 투자자는 “올 1월 이후 4월 말까지 수익률은 17%”라고 밝혔다.

 싼 주식 사서 차익 남기는 데 일가견
머스트투자자문이 투자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때문이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비상장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가 2013년 10월 스팩(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화제가 됐는데, 이 스팩에 투자한 곳이 바로 머스트투자자문이다. 현재 머스트투자자문은 하나머스트스팩2~5호 스팩에 주요 주주·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나머스트2호스팩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채이배 당선인이 대표를 맡기도 했다. 스팩은 상장한지 3년 내에 합병해야 하며 합병 실패 시에는 주주에게 원금(공모가 기준)뿐 아니라 3년치 이자수익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원금 보장형 상품이다.

머스트투자자문은 원칙적으로 가치투자를 지향한다. 그러나 때에 따라 치고 빠지는 차익 실현에도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동양네트웍스 투자가 좋은 예다. 머스트투자자문은 올 1월 25일 동양네트웍스 주식 263만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두용 대표를 비롯한 특수 관계자들도 13만9000주 취득해 보유 지분율을 5.26%로 높였다. 취득가는 1250원대였다. 당시 동양네트웍스는 동양그룹이 사실상 해체된 후 1대 주주인 SGA그룹과 2대 주주인 KJ프리텍이 첨예한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머스트투자자문이 장기 투자인지 경영권 분쟁을 노린 차익 실현 투자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머스트투자자문은 2월 중순부터 조금씩 매도에 나서 3월 9~11일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처분가는 1500~1583원이었다. 2014년 중순에는 석 달에 걸쳐 주가가 500원 대였던 씨엑스씨종합캐피탈 주식 250여 만주(13.5%)를 장내 매수한 후 같은 해 10월부터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지분율을 10.4%로 낮췄다가 지난해 10월 한꺼번에 장내 매도했다. 투자 수익률은 100%에 가까웠다.

지난해에는 투자자문사로는 이레적으로 회사를 머스트투자자문과 머스트홀딩스로 분할했다. 머스트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자원메디칼이라는 비상장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올 3월 말 머스트투자자문이 대주주인 하나머스트스팩2 호는 자원메디칼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머스트투자자문의 한 개인 투자자는 “싸고 좋은 주식을 선별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다소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자문사는 수익률로 말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언제쯤 머스트투자자문이 신규 고객을 받느냐는 것이다. 머스트투자자문 측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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