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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이익 늘어난 낙폭 과대주 지켜볼 만

[증시 맥짚기] 이익 늘어난 낙폭 과대주 지켜볼 만



summary | 여러 제약 요인이 있지만 주가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지난 5년 간 계속된 박스권의 상단인 2100~2150까지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박스권을 뚫고 계속 상승하긴 힘들다. 유동성 흐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이번처럼 실제 공급보다 공급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주가가 움직일 경우 변화는 더 심하다. 유동성이 공급된다 해도 역할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너무 높아 유동성만으로 흐름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을 때 앞으로 경제 상황이 나빠질 거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대응해 선진국 정부가 정책 강도를 높일 거란 기대도 있었다.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결과를 보면 예상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보다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정책에 대한 기대는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지표가 가세했다. 브렉시트로 시장 전망치가 낮아진 때문인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치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얼마 전 같으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까 걱정했을 텐데 지금은 그런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됐지만 브렉시트의 악영향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기 힘들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에 대한 기대는 큰데…
실제로 유동성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영국과 일본에서 부양 대책이 나왔지만 획기적인 내용은 별로 없었다. 영국은행이 수년 만에 처음 금리를 인하했지만 브렉시트가 결정되는 시점에 예상됐던 것이어서 위력이 크지 않다. 일본은행의 유동성 공급도 현재 정책을 유지하는 정도일 뿐 추가 공급은 많지 않다. 그래도 시장은 유동성 공급이 계속될 거라 믿고 있다. 사실과 믿음 사이에 괴리가 생기고 있는 건데, 실제 유동성 공급이 없어도 확대 정책이 계속될 거라고 믿고 있는 만큼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시행됐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은 경기보다는 자산 가격 상승에 주로 역할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양적완화가 시행될 때에 정책 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크게 오른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투자자들은 동일한 상황이 벌어질 걸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당장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문제가 없는 상태다. 매월 25만 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저금리를 고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일러야 12월에 한 번 정도에 그칠 거라 믿고 있다. 미국 경제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데 저금리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이를 변경하기 힘들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믿음을 동력으로 주가가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갈 걸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하고 난 후다. 박스권을 뚫고 계속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 추가 상승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과 관련해 실제 유동성이 공급될지, 유동성이 공급될 경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브렉시트 이후 정책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된 게 거의 없다. 영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긴 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때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앞으로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 완화 정책은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가 혼란을 겪을 거란 가정 하에 성립하는데, 현실은 혼란은 없고 자산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변경될 기본 토대가 사라진 건데, 현실이 받쳐주지 않아 정책에 대한 기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머징 마켓 통화와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건 2014년부터 올 초까지 해당 지역의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금리가 1%가 밑으로 내려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이머징 마켓이 가지고 있는 높은 금리와 큰 폭의 통화 절하라는 메리트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이미 변하고 있다. 2015년 이후 브라질과 멕시코의 통화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올 초 50% 가까이 차이가 났던 두 나라 통화의 절하율이 역전이 됐다. 3개월 동안 브라질 헤알화가 집중적으로 절상됐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멕시코에 비해 경제 상황이 대단히 열악하다. 2년 연속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해 대공황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정도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고 난 이후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대로 내려와 자원 수출 혜택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와 달리 멕시코는 미국 경제의 영향을 받아 높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의 절하율이 비슷해졌다는 건 지난 몇 달 간 저가 메리트를 이용한 이머징 마켓 투자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생각할 수 있다. 5월에 이머징 마켓 투자가 시작될 때만 해도 헤알화는 매력적인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통화가 3년 간 100% 가까이 절하됐고 국채 금리가 15%에 육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채 금리가 11%로 떨어졌고, 통화도 고점 대비 25%나 절상 됐다. 조만간 이머징 마켓을 둘러싼 자금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형태는 두 가지인데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 자체가 줄던지, 자금 유입의 중심지가 브라질·러시아에서 다른 곳으로 바뀌는 형태가 될 것이다. 기업 실적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7%와 18%가 늘어났다. 1분기와 비교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와 21.0%가 늘었다. 이익 규모도 규모지만 질적인 부분도 평가할 만하다. 삼성전자를 넣고 계산하든 빼고 계산하든 이익 증가율에 별 차이가 없다. 이는 이익 증가가 특정 종목이나 업종이 아니라 전체 종목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익 증가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부분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느냐다. 주가와 실적 간 관계는 주가가 실적에 선행해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끔 따로 움직이기도 한다. 1999~2003년 사이가 대표적이다. 이익이 늘었는데도 코스피 지수가 1000을 넘지 못했었다. 이런 불일치는 이익과 관련성이 높은 변수가 이익과 다른 흐름을 보일 때 나타난다. 지금은 경제 변수가 그 경우에 해당한다. 지지부진한 경제 변수와 이익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이 다시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익 반영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경제 변수가 회복돼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건설·화학·철강→조선·은행
여러 제약 요인이 있지만 주가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지난 5년 간 계속된 박스권의 상단인 2100~2150까지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박스권을 뚫고 계속 상승하긴 힘들다. 유동성 흐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이번처럼 실제 공급보다 공급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주가가 움직일 경우 변화는 더 심하다. 유동성이 공급된다 해도 역할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너무 높아 유동성만으로 흐름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이익의 총액이 늘어났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당분간 주가가 하락했던 종목 중 이익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곳을 중심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올 초에는 건설·화학·철강이 그 역할을 했었는데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조선·은행까지 그 대상이 넓어졌다. 이들은 유동성과도 성격이 잘 맞는다. 유동성 장세는 거래량이 일정 수준에 달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의 성격상 원하는 가격과 시점에 매입과 매도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조선·은행들이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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